이 책의 핵심 단어는 내재, 예비, 습관이라는 이 세 단어가 느리게 나이 드는 것과 관련한 여러 문장들 중에 포함된 핵심이지 싶습니다. 내재 역량을 키워 몸과 마음의 예비해 두고 이를 항상 습관화해야겠다는 내용으로 이 책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사이토카인을 내뿜는 복부 지방이 축적되고, 전신의 인슐린 저항성이 서서히 증가할 것이다. 세포는 쫄쫄 굶을 기회가 없으니 자가포식이 일어날 기회도 없고,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은 악화 일로를 걷는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눈치채기 어렵다. 그러던 어느 날 건강검진에서 당뇨병과 고혈압이 생겨났음을 듣는다. 당뇨병은 간단히 설명해 우리 몸이 혈당을 처리해 내는 능력, 즉 내당능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되는 것이고, 고혈압은 주요 혈관의 탄성이 어느 정도 아래로 나빠지는 것이다. 이 사람은 이후 콩팥 기능도 나빠지게 된다. 콩팥 기능이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면 만성 콩팥병이라는 진단이 붙을 것이다.
사람마다 얼굴과 성격이 다르듯 몸속의 구조나 기능의 변화가 생기는 속도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어떤 기관과 기능에 노화가 더 빠르게 오는지는 유전자뿐 아니라 유년기부터 누적된 삶의 방식과 환경 노출, 심지어 운까지도 영향을 준다. 이렇게 노화의 결과는 한편으로 질병 목록이 되어 나타난다. 흔히 진료실 수준에서 측정할 수 있으며 노화의 결과로 생각되는 질환은 관절염, 암, 부정맥, 만성 콩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심부전, 관상동 맥 질환, 치매, 우울증, 당뇨병, 골다공증, 뇌경색 등이 있다. 그러니 60~80대가 되었을 때 내가 가진 병의 목록들, 즉 만성질환의 목록은 어느 정도는 성인기를 거치면서 살아온 삶의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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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인의 몸'을 가지게 되면 질병, 투약, 치료나 스트레스 등 환경 변화에 대해 많은 측면에서 몸의 반응이 이전 과는 달라진다. 이 이야기는 아주 중요하므로 이후 더 자세히 다 룬다.
기능은 노화 정도를 반영한다
실제로 인구 집단에서 조사해 보면 그림 3-(A)에서처럼 노화와 연관성이 있는 이상 소견의 개수는 나이에 따라 증가한다. 노쇠 지수도 마찬가지로 그림 3-(B)처럼 인구 집단에서 나이를 추종한다. 곡선은 기하급수적으로 하늘을 향하는데, 모양을 자세히 보면 대략 60대 초반까지는 아주 천천히 오르다가 이후 급격히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복리로 붙는 이자가 쌓여가는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앞으로 이 책에서 더 자세히 다룰 여러 생활의 요령은 개인적인 삶에서 이 이자율을 관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노인 인구 집단에서 노화 정도를 평가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기능적 항목으로는 걷는 속도, 악력, 하지 근력, 균형 감각, 근육량, 인지 기능부터 스스로 얼굴을 씻을 수 있는지,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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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떨어져 있어서 골다공증 검사를 하고, 골절을 예방하기 위한 주사를 처방했다. 한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서 혈액 검사에 이미 영양 결핍의 징후가 보였다. 다행히 아직 뚜렷한 삼킴 곤란은 없고, 치아도 당장은 문제가 없어서 흔히 영양 보충 음료라 불리는 균형 영양식을 처방하고, 사용 방법을 교육했다. 이 과정은 그림 4의 악 순환을 반대 방향으로 풀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은 이와 같은 자세한 진료를 하면 할수록 손해가 커진다. 노인의학적 관점에서 진료를 하고 싶은 의사는 많지만,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진료실에서 3분 진료가 이루어지는 이유다.
2주 후에 다시 김복순 씨와 가족들을 만났다. 첫 진료 후 가장 먼저 좋아진 것은 수면과 식사, 그리고 배변이었다. 신경안정제는 조금 더 줄였다. 그리고 한 달 뒤 다시 인지 기능을 평가해 보니 정상 범위까지 회복되었다. 김복순 씨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원인을 찾을 수 있었고, 노쇠에 빠진 기간이 짧기 때문에 다시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침상 생활이 3개월 정도만 넘어가도 다시 걷는 일은 아주 어렵다.
이 사례를 보면 노인에게는 어떤 불편함이 갑작스레 생겨난 개별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과 복잡하게 연결된 결과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악 순환을 풀기 위해서는 모든 의학적, 기능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PART 1 노화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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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1. 노년기에 발생하는 증상이나 질병은 기저의 여러 원인이 차곡차곡 더해져 나타나며 그 원인과 증상이 서로 얼기설기 얽혀 있어 '노인 증후군'이라고 한다. 신체 기능 저하와 근감소증, 인지 기능 저하(치매), 변비, 실금, 노년 기 우울증, 식욕 저하, 낙상, 욕창, 섬망 등이 있다.
2. 노인 증후군의 증상을 개별 질환으로 보고 약을 더하면 약의 부작용을 또 약으로 막게 되는 무한의 악순환이 벌어지는데, 이를 처방연쇄라고 한다. 처방연쇄가 발생했을 때 그 메커니즘을 밝히고 악순환을 반대로 풀어내 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 과정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3. 노쇠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인지 기능, 우울감, 삶의 질, 신체 기능, 영양 상태 등이 함께 나빠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중년기 건강관리의 핵심은 이 악순환이 생기는 지점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내재역량을 두텁게 만 드는 것이다.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74
생물학자들은 사람의 실제적 노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노화 시계 aging clock라는 도구를 개발했다. 노화 시 계란 몸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인자를 측정해 생물학적 나이를 최대한 정확하게 추정하기 위한 일종의 알고리듬이다. 노화 시계는 사람의 유전체 DNA에 들러붙는 메틸기 methyl group에 개인이 일생 동안 노출되는 여러 가지 환경적 변화, 즉 먹고 운동하고 생각하고 쉬고 아팠던 것들의 모든 누적값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착안한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한 환경적 노출에 의해 DNA 염기서열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그 염기서열을 덮고 있는 메틸기라는 덮개에는 변화가 생기며, 이 덮개의 전체적인 패턴이 우리 몸을 작동시키는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를 후성유전학적 표지 epigenetic markers의 패턴이라고 한다.
정보 기술과 분자생물학적 분석기술의 발달로, 혈액에서 추출 한 DNA의 후생유전학적 패턴을 대량으로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2011년 미국의 스티브 호바스 Steve Horvath는 이 메틸기의 패턴을 통해 사람의 나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관찰했는데, 처음에는 학계에서 뚱딴지같은 소리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알고리듬이 개선되며 노화 시계의 정확도가 점차 올라갔고, 노화 연구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아주 젊은 사람부터 나이 든 사람까지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실험적 중재 (나쁜 식습관, 좋은 식습관, 노화 지연에 영향을 주는 약물, 운동 등)
PART 1 노화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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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이 숫자 나이가 모두 같은 38세가 되었을 때 그들의 생물학적인 나이를 분석했더니 26~38세 사이의 상대적 노화 속도는 38세 시점의 생물학적 나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젊은 시절 상대적으로 빠른 노화(가속노화)를 경험한 사람은 실제로 중 년이 되었을 때 생물학적 나이가 앞서 있는 것이다. 나아가 가속 노화를 경험한 이들은 노화 속도가 느린 또래에 비해 신체 기능, 인지 기능, 삶의 질 등 모든 면에서 기능이 떨어졌다. 특히 인지 기능을 반영하는 IQ가 어렸을 때에 비해 더 크게 떨어졌다. 연구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45세가 된 연구 참여자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이들이 평가한 '액면가' 역시 생물학적 나이, 즉 노화 정도와 연관되어 있었다. 또한 이들이 45세가 되었을 때 뇌 MRI를 촬영했더니, 가속노화를 경험한 이들은 뇌 피질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얇아져 있고,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의 크기 역 시 더 작아져 있음을 발견했다. 뇌혈관 노화를 시사하는 뇌의 백질 변화 역시 더욱 심해져 있었다. 정리하면, 가속노화를 경험한 사람은 앞서 우리가 살펴본 노쇠 지수, 즉 이상 소견이 쌓이는 속도가 저속노화를 경험한 사람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가속노화를 경험하는 걸까?
노화 개선을 위한 연구에서 가장 확실한 지표로 사용되는 것은 '수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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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부유한 사업가가 막대한 비용을 건강에 쏟아붓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앞으로 빈부 격차가 더 큰 건강 불평등을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사람의 노화를 연구하는 과학자와 의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가 얻은 노화 역전의 효과는 아주 적은 돈과 약간의 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 문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단순당·정제 곡물·붉은 고기를 멀리하는 식사와 충분한 신체 활동,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수면, 이완 명상의 조합으로 8주간 생활 습관을 개선했더니 분자생물학적으로 측정한 노화 나이가 대조군에 비해 3.2년이나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런 연구에서 늘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요소는 '자연스러운 식사'다. 소식에 참여한 그룹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대 조군에 비해 29% 느려진다는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쯤 되면 브라이언 존슨이 얻은 효과 역시 그의 생활 습관 개선에서 비 롯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가공식품·단순당·정제 곡물·치즈·붉은 고기를 줄이고, 통곡 물·콩·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단과 소식으로 가속노화를 고 치는 데에는 큰돈이 들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25억 원이라는 숫자와 화려한 요법들의 이면에 있는 느린 노화의 해답은 이미 삶 속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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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3차원 절식 2단계
• 먹는 시간을 제한하라.
시간제한 다이어트는 솔크 연구소 Salk Institute의 사친 판다 Satchidananda Panda 박사가 제시하여 유명해진 방법이다. 생활의 리듬에 맞춰서 식사해야 한다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하며, 12시간 먹고 12시간 굶기, 8시간 먹고 16시간 굶기 등 다양한 방법이 알려져 있다. 에너지를 섭취하지 않는 기간 동안 절식이나 금식과 연관된 기전, 즉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 있는 경로들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특히 금식 시간이 길어져 자가 포식 autophagy 같은 기전이 활성화되면 세포 내에 쌓인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을 태워 에너지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단백항상성 proteostasis이라는 노화 기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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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커피의 가공 과정에서 형성되는 발암 물질의 위험성을 우려해 커피를 마시지 못할 정도라면 쇠고기를 구워 먹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일도 없어야 한다.
하지만 커피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한 문제다. 사람마다 카페인에 반응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고 카페인 대사 능력도 다르다. 통상적으로 성인이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 혈중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시간(반감기)은 3~7시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10시 간 이상까지 길어져 있는 사람도 있으며 미량의 카페인으로도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여기에 임신한 여성이나 간 기능이 약한 사람은 카페인의 반감기가 더 길어진다. 반대로 흡연자들은 카 페인을 더 빨리 대사 시킬 수 있다. 본인의 카페인 취약성을 인지하고 가급적 오후에는 커피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수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하루 네 잔 정도까지의 커피 섭취는 건강에 이로울 가능성이 높다. 참, 이 모든 이야기는 블랙커피에 해당한다.
PART 2 효율적으로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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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이 예방되는 효과는 8천~1만 보 사이에서 완만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위식도 역류, 우울증, 비만,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성 감 소 효과는 1만 보 이상에서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충분히 걷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은 담배를 꾸준히 피우는 것과 해로운 정도가 비슷하다. 이러한 이유로 "앉아있는 것은 새로운 흡연"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아예 걷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은데, 이런 과학적 근거를 오해하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하루 2,500~4,000보만 걸어도 전혀 걷지 않는 것에 비해 여러 가지 질병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전혀 걷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지 2,500보만 걸어도 모든 질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그 이상 걸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꾸준한 걷기는 뼈 밀도를 강화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증가시키며, 골다공증의 위험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무릎관절이 망가진다는 통념과 달리 신체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관절염을 앓을 가능성이 적다. 신체 활동량이 많은 이들이 관절 주위 근육이 튼튼하며 비교적 체중은 적게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이와 관련 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릎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량을 과도하게 줄이는 것은 그다지 유익한 의사결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걷기는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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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Q 동안인 사람은 노화가 더디게 일어나는 걸까?
A 어느 정도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 알고리듬을 통해 얼굴의 나이를 계산하는 연구들이 중년기와 노년기의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다 수 진행되었는데, 얼굴 나이가 젊은 사람들은 생물학적 나이도 더 어 리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었다.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은 모두 우리의 외모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피부는 외부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는 외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햇빛, 스트레스, 식습관, 수면 부족, 음주, 흡연 등 피부 노화를 가속하는 요인은 또한 생물학적 노화 속도에 영향을 주는 인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얼굴 나이는 우리의 생물학적 나이와 상당히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동안의 정도는 타고 나 는(또는 시술이나 수술에 의해서 수정되는) 조건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다. 따라서 인구 집단 평균이 아닌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이가 동 안, 노안이라고 해서 저속노화나 가속노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PART 3 제대로 움직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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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이완, 회복 수면, 두뇌 최적화에 대해서는 이번 파트에서 자세히 다룬다. 이렇게 전면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의사들도 생활 습관은 어차피 개선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교육과 설득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면적인 생활 습관 개선은 실천에 이르면 사실 번거롭고 귀찮은 것이 아니다. '뉴로 플랜'을 실제로 삶에 적용해 본 사람, 선순환의 효과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몇 달 안에 전면적인 삶의 질 개선을 느끼며, 귀찮음보다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진료실을 찾았던 이민기 씨는 '뉴로 플랜'에 기반해 음주 습관, 수면 습관, 운동 습관, 식사 습관을 정비했다. 한 달 만에 몸무게가 4kg 빠졌고, 하루종일 구름 낀 느낌이 들던 머릿속의 불편감도 사라졌다. 업무 효율도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이전보다 훨씬 덜 받게 되었다. 물론 잠도 더 푹 잘 수 있게 되었다.
생활 습관 개선의 의지가 잘 생기지 않는다면 돈이나 약효로 바꿔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매일 저녁 한 잔씩 술을 들이킬 때마다 '뇌 독' 또는 '치매 생기는 약을 먹는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운동을 하거나 건강한 식사 습관을 챙기는 것은 부작용 없는 '치매 예방약'을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러시 Rush 대학의 연 구에 따르면 인지 기능 개선에 특화된 지중해 식사(MIND 식사,
PART 4 뇌 건강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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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1. 잠이 부족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도 머리에 저장되지 않고, 운동을 해도 근육에 저장되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해도 식욕을 주체할 수 없고, 일할 때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수면은 인지 기능, 인슐린 저항성, 대사질환, 고혈압, 만성염증, 암, 노화, 노쇠 등 건강의 매우 다양한 요소와 연관되어 있다.
2. 인지 기능을 해치지 않는 평균 최소 일일 수면 시간은 7~7.5시간이지만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수면 요구량이 다르다(약 +-1시간). 6~8.5시간의 범위 안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을 찾아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알람 없이 일어나 커피 등 각성제 없이도 활력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자는 것이 충분한 수면이다.
3. 몸과 마음이 충분하게 회복되는 '회복 수면'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1) 오후 시간에 햇빛을 보면서 야외에서 운동한다.
2) MIND 식사(141쪽)나 이에 준하는 식사를 한다.
3) 자기 전 스마트 기기 사용을 최소화한다.
4) 명상, 심호흡, 요가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5) 어둡고 조용하며 온도가 적당한 수면 환경에서 취침한다.
6) 자신의 수면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수면 일기를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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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뇌 건강 지키기
숨 들이쉬기: 5.5초(또는 자기 심박수로 다섯 박자) 동안 코로 편안하고 깊게 숨을 들이쉰다.
숨 내쉬기: 5.5초(또는 자기 심박수로 다섯 박자) 동안 코나 입으로 편안하고 깊게 숨을 내쉰다.
반복하기: 이 과정을 (시간이 허락한다면) 5~10분 동안 반복한다. 마음 챙김 명상과 마찬가지로 숨 쉬는 패턴에 집중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본다. 여러 생각들이 떠오를 것이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알고, 호흡으로 다시 돌아온다.
5) 4:7:8 호흡
4:7:8 호흡은 '휴식 호흡법' 혹은 '이완 호흡법'이라고도 불릴 만큼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불면증을 완 화하고 집중력을 향상하며, 5:5 공명 호흡과 마찬가지로 자율신 경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ART 4 뇌 건강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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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겨우 걸을 수 있는 정도의 근력을 가지고 있다고 치자. 이 사람이 폐렴에 걸려 며칠이라도 침대에 누워있게 되면 그 후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어려워진다. 근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활동이 어려워지니 더욱더 기능이 나빠질 것이다. 하지만 근력의 여유분(예비능)이 충분한 사람은 폐렴이 낫고 나면 금세 일상적인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때 걸을 수 있는 최소 근력과 현재 근력의 차이가 예비능이다. 마찬가지로 평생 다양한 방법으로 몸과 머리를 사용해 인지 기능을 지키면 인지 예비능이 높아지고, 추후 상당히 많은 아밀로이드 병변이 뇌에 쌓이고 뇌가 쪼그라드는 상황이 오더라도 기능적으로 치매까지는 앓지 않는다. 더 쉽게는 뇌의 통장 잔고라고 생각해도 좋다. 평생 이 통장 잔고를 풍부하게 만들어 놓으면 노화나 질병으로 어쩔 수 없이 뇌 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더 잘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를 통해 평생 뇌를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따라 치매 발병이나 뇌의 구조적 변화에 영향이 있음이 보고되었다. 지도와 주소를 외워야 하는 런던 택시 기사의 뇌 해마가 매일 같은 코스를 도는 버스 기사의 해마보다 크다는 연구는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그래서 인지적으로 부담이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작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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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NOTE
1. 몸의 근력과 같은 개념으로, 뇌에는 '인지 예비능'이 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지 기능을 유지, 강화하면 인지 예비능이 높아지고, 나이가 들어 뇌 기능이 떨어져도 치매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2. 뇌에는 신경망의 연결성을 리모델링할 수 있는 능력인 신경 가소성이 있어 장년기나 노년기에도 충분히 인지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인지 예비능을 늘리는 방법은 인지 활동, 신체 활동, 사회 활동이다. 인지 기능은 복잡하고 정신적으로 부담이 되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인지적 과제를 통해 상승한다. 그러므로 인지 기능개선을 위해서는 내가 평소에 잘하지 않던 활동을 찾아서 해야 한다.
3. 인지 기능이 한쪽으로만 발달하지 않도록 다음을 고려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1) 동적인 활동(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 댄스 등)과 정적인 활동 (서예, 그림 그리기, 조각, 뜨개질, 자수, 독서 등)
2) 혼자 집중하는 활동(퍼즐 맞추기, 악기 배우기 등)과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활 동(토론, 그룹 활동 등)
3) 수동적인 활동(음악 감상, 영화 감상 등)과 능동적인 활동(악기 연주, 노래 부르기, 요리하기 등)
PART 4 뇌 건강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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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강한 나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학습하고 참여한다는 생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사회관계망 역시 양보다 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강한 사회적 연결이 건강과 장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지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관계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관찰되었다. 하루에 만나는 사람의 수가 50명 이상이 될 경우는 오히려 더 우울하다는 국내 연구가 있는데,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외로움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결혼이라는 강한 연결이 주는 건강상의 영향도 성별에 따라 다르게 관찰된다. 미국에서 수행한 한 연구에서, 남성은 여성 배우자를 잃고 삶의 만족도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여성이 남성 배우자를 잃은 경우 삶의 만족도 감소는 이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아시아 권 국가의 연구에서 결혼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남성에서는 기대수명 증가로 이어지지만, 여성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서로의 건강을 유지하는 계기가 되려면 서로가 신뢰할 수 있고, 또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관계가 되어야 한다.
사회적 관계는 우리의 노화 과정과 내재역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몸과 마음의 건강과 복잡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기도 한 건강의 요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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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PLUS PAGE ; 노화와 관련한 소소한 궁금증Ⅱ
Q 오래 사는 것은 타고나는 것일까?
A 유전자가 건강수명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명확하게 정량화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유전자가 건강수명에 대한 변동의 약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쌍둥이 연구를 통해 사람에게서도 확인되는데, 같은 환경에서 성장한 일란성 쌍둥이 사이의 건강 상태와 수명의 유사성을 비교하는 방법을 통해서 유전자의 역할을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약 70~80%는 결국 환경적 요인과 우연(운)의 몫이다. 정리하면, 건강수명에 있어 유전자보다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노화를 느리게 만드는 전면적인 생활 습관의 몫이 상당히 크다는 말이다. 많은 부분이 운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받아들여지는 악성신생물(암) 발생 가능성도 역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생활 방식에 의해 큰 폭으로 낮아질 수 있음이 잘 연구되어 있다.
PART 4 뇌 건강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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