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는데도 아이디어 접목이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 주는 책입니다. 거창하게 융합이라는 단어를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요리 이야기로 경제학으로 넘어가는 줄을 연결하여 독자들을 안내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유치 산업, 사다리 걷어차기, 라임, 고추, 도토리, 인공지능 사회에 대한 견해, 돌봄과 GDP 등이 새로움으로 머릿속에 남게 됩니다.
2부 | 생산성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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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를 고려할 때 이는 심각한 문제다. 맹그로브는 홍수와 폭풍우의 피해를 줄이고 어린 물고기들(야생 슈림프와 프론의 새끼들을 포함해)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근처 물속만이 아니라 인근 숲에 사는 생물들에게 풍부한 식량원이 되어 준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프론과 슈림프 그리고 그들의 친척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곤충이 육류보다 환경에 악영향을 훨씬 덜 끼치는 단백 질원이므로 곤충을 먹자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자. 곤충을 키우는데는 온실가스가 거의 배출되지 않고, 생체 중량 1킬로그램당 1.7킬로그램의 사료가 들어갈 뿐이다. 이는 육류 중 가장 친환경적이지 않은 소고기가 생체 중량 1킬로그램당 2.9킬로그램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10킬로그램의 사료가 들어가는 것과 대조된다 (8장 소고기' '14장 라임' 참조).' 곤충은 얻을 수 있는 단백질 1그램당 필요한 물과 땅도 동물에 비해 훨씬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주의와 비거니즘은 확산되는 반면 곤충에 대한 수요는 그다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곤충을 먹는 습관, 특히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이 식문화가 크게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은 '징그럽다' 또는 '구역질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다!
2부 생산성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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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 있었던 건 번데기였다.
학명이 '봄빅스 모리 Bombyx mori'인 누에나방silkworm의 번데기를 삶은 것으로 영미에서 누에나방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J. K. 롤링 Joan K. Rowling이 로버트 갤브레이 스Robert Galbraith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추리 소설 《실크웜 Silkworm》 덕분에 유명해졌다. 내가 어릴 적인 1970년대 한국에서는 어린이들이 하굣길에 학교 근처 골목에 즐비하게 늘어선 노점상에서 삶은 번데기를 한 고깔(신문지를 말아 만든 콘 모양의 용기)씩 사 먹곤 했다. 노점상들은 아이들의 코묻은 용돈을 노리고 막대사탕, 솜사탕, 달고나 또는 뽑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해진 과자로 설탕을 녹인 다음 소다를 넣어서 부풀린 것을 눌러서 납작한 원판으로 만든 간식), 싸구려 장난감, 양계장에서 폐기된 수컷 병아리 등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팔았다. 나도 그런 병아리를 한 마리 입양했지만 금방 죽어 버려 마음이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팔린 병아리는 대부분 오래 살지 못했다.
누에나방 번데기가 1970년대 한국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던 것은 값싸고 맛있었기 때문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한 간식이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위생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노점에서 번데기를 사 먹는 걸 장려하지 않았다.
2부 생산성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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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전자 등 수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어났다. 1950년대에는 국제 시장에서 경쟁할 꿈도 꾸지 못했던 산업 분야 중 많은 수가 1980년대에 들어설 무렵에는 세계 1위에 등극해 있었다. 한 나라의 생산 능력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는 데는 적어도 20여 년이 걸린다. 이 말은 자유 무역 환경에서는 이런 변화가 생길 수 없다는 뜻이다. 자유 무역 체제에서는 신생산업 부문의 비효율적인 초보 기업들이 우월하고 규모가 큰 외국 경쟁 업체들에 순식간에 전멸당하고 말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은 보호주의의 본고장이었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나라에서 미성숙한 제조업체들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유치산업론 infant industry argument'이라 부른다. 경제 발달과 아동의 성장 발달을 비슷하게 보는 관점에서 나온 용어다. 우리는 어린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어른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랄 때까지 그들을 보호한다. 유치산업론에서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의 정부가 자국의 신생 산업 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길 러 우월한 외국 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때까 지 그들을 보호하고 양성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치산업론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5강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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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리는 미국, 그것도 미국의 초대 재무부 장관 알렉산더 해밀턴 Alexander Hamilton이 발명한 것이다. 10달러 지폐에 찍힌 얼굴의 주인공이자, 린-마누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의 인기 뮤지컬 <해밀턴 Hamilton)으로 예상치 않게 재조명 받고 있는 바로 그 인물 말이다. 해밀턴은 미국 정부가 "유아기에 있는 산업" 해밀턴이 사용한 표현이다) 또는 '유치 산업 infant industry' 을 우월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보호해 야하며, 그러지 않으면 미국은 절대 산업화할 수 없을 것이라 일갈했다.
이야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흥미진진해진다. 해밀턴이 영감을 얻은 것은 영국이 18세기에 취했던 정책들, 특히 로버트 월폴Robert Walpole 총리의 지휘 아래 세계산업의 최강자로 부상할 때 사용했던 정책들이었다. 미국의 초대 국무 장관이자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제퍼슨의 대통령 재임기에 '루이지애나 구입'이 이루어졌다. '2장 오크라' 참조) 같은 자유 무역을 주장하는 반대 세력은 해밀턴이 중앙 집권화를 추구하고 경제에 간섭한다며 '월폴주의자'라고 비난하곤 했다.
자유 무역의 본고장이라는 현재의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영국과 미국은 경제 발전 초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보호주의 국가였다. 그들은 산업적 주도권을 획득한 후에야...
6강 |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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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정도라고 거의 모두가 생각하던 시대에, 정씨 형제는 언젠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회사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실행에 옮겼다. 세계 최고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하나인 주지아로에게 첫 번째 차의 디자인을 맡긴 것은 그런 비전의 상징이다. 그들은 이미 자리를 잡은 (이윤이 높은) 현대 그룹의 다른 부문에서 만든 돈을 현대자동차에 쏟아부어 초기에 적자만 내는 회사를 지탱했다. 이런 관행을 '기업 내 교차 보조 intra-group cross-subsidization'라고 부른다.
기업을 이끄는 기업가도 중요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성공 스토리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이 뛰어난 영웅적인 기업가 개인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개인은 주된 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현대자동차에는 긴 근로시간을 견디면서 생산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한 노동자, 엔지니어, 연구원 그리고 전문 경영인이 있었다. 외국의 선진 테크놀로지를 익히고, 그렇게 익힌 테크놀로지를 조금씩 개선해서 결국 고유의 생산 시스템과 테크놀로지를 개발해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과정을 이끈 주된 동력은 바로 그들이었다. 헌신적이고 유능한 직원들이 없으면 기업의 비전은, 그것이 아무리 원대하고 좋은 것이라 해도 그냥 비전으로 그치고만다.
11장 | 호밀
227
아니어도 1878년부터 1888년 사이 비스마르크가 유지한 이른바 반사회주의자법 Anti-Socialist Laws 때문에 활동을 크게 제한당했다. 그러나 그는 노동자들을 인생의 큰 충격들(산업재해, 질병, 노령, 실업 등)에서 보호하지 못하면 그들이 사회주의에 경도되리란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사회주의적'이라고 여기는 복지 정책을 비스마르크가 도입한 것은 사회주의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이런 이유로 많은 사회주의자들, 특히 독일의 사회주의자들은 처음에는 복지 국가에 반대했다. 그들은 복지 제도가 노동자들을 '매수해서' 노동자들이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를 전복하고 사회주의 국가를 확립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좌파 내에서 개혁적 성향이 혁명적 성향을 압도하면서 좌파 성향을 지닌 정당들도 복지 국가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특히 대공황 이후 적극적으로 이 제도의 확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 서는 심지어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들마저 복지 국가의 필요성을 받아들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들과 체제 경쟁을 벌이는 환경에서 일반 시민이 안심하 고살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정치적 안정을 이루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4부|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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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증명하는 가장 좋은 예는 북유럽 국가들일 것이다('16장 딸기' 참조).' 이렇게 본다면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끝없이 공격을 당해 왔음에도 복지 국가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현재 부자 나라 사람들이 누리는 안전-그리고 번영- 은 더 유명한 사촌 곡물인 밀보다 훨씬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수수하고 강인한 곡물 호밀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센의 지주들이 생산하던 호밀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으면, 제아무리 비스마르크라 한들 세계 최초의 복지 국가건설을 가능케 한 정치적 동맹을 이루어 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930년대만 해도 현재의 부자 나라들의 복지 국가 예산(더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가난한 계층에 대한 소득 지원, 실업 급여, 연금, 의료 및 주택 보조금을 포함한 사회적 지출)은 보통 GDP의 1~2퍼센트에 지나지 않았고, 가장 비율이 높았던 독일마저 4.8퍼센트에 불과했다. 1980년대에 접어들 무렵 선진국들의 평균 사회적 지출은 GDP의 15.4퍼센트였다. 현재 (2010~2016년)는 이 수치가 20,8퍼센트까지 늘었다.
4부 |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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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1948년 사이 영국이 경험했던 식량 부족 사태 등)이라면 모든 사람에게 하루에 한 번씩 같은 양의 빵을 나누어 주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빵이 효모를 써서 만든 밀가루 빵이라면 공평하지 않다. 밀가루 단백질인 글루텐gluten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복강병coeliac disease, celiac disease을 겪는 사람처럼 그런 빵을 먹지 못할 수도 있고, 유월절 관습을 지키고 있는 유대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유대 교인은 유월절 기간에는 발효한 빵을 먹지 않는다-옮긴이).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공공건물에 화장실을 지을 때 남자 화장 실과 여자 화장실을 같은 크기로 짓는다고 하면 공평하게 들릴지 모른다. 인구의 절반이 남성, 다른 절반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들은 화장실에서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공간도 더 필요하기 때문에 남녀 화장실 크기가 같은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 영화관이나 음악회장에서 여자 화장실 앞에 만 줄이 길게 늘어서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요컨대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사람들을 모두 똑같이 대하는 것-채식주의자에게 닭고기 요리를 준다든지, 복강병을 가진 사람에게 밀가루 빵을 준다든지, 남녀 화장실을 같은 크기로 만든다든지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공평한 일이 다. 아에로플로트 승무원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4부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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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하는 일을 그럭저럭 잘하는 수준이고, 심지어 매우 기초적인 일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모든 사람에 대한 보수 격차를 매우 좁게 유지해서 불평등을 줄이는 건 재난을 부르는 일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더 능력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 공헌한 것에 비해 보상이 적으면(경우에 따라 매우 적으면) 열심히 일하고, 투자하고, 혁신하려는 의욕을 잃게 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역 효과를 낳고 비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부류의 경제학자들은 각 개인이 자기 능력을 모두 발휘해서 경쟁하도록 하고, 그 경쟁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것이 어떤 시각에서 볼 때는 지나친 소득 불평등을 낳는다 해도 말이다. 그들은 이것이야 말로 가장 생산적이고 공평한 체제라고 말한다. 각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으므로 가장 생산적이며, 경제에 대한 공헌도에 따 라 보상이 결정되므로 가장 공평하다는 것이다.
공헌도에 따라 보상을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이 타당성을 획득하려면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한다. 바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조건이다. 다시 말해 '기회의 평등equality of opportunity'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12장 닭고기
247
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기 때문이다. 좌파는 모든 사람에게 결과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 공평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마다 다른 필요와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반면에 우파는 기회의 평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개인 간의 역량이 어느 정도는 균등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이것은 부모세대가 상당한 정도로 결과의 평등을 누려야 가능한데, 그렇게 되려면 소득을 (하향) 재분배하고, 모든 사람에게 양질의 기초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
채식주의자에게 닭고기 기내식을 주는 것이 공평한 일이라 생각하는 항공사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승객들의 여러 가지 취향과 필요를 모두 맞추어 주는 다양한 기내식(아마 닭고기 요리만 해도 한 가지만 있지 않을 것이 다)을 제공하지만 표가 너무 비싸서 극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항공사 또한 원치 않는다.
동원해 연출한 마법 같은 현상이다. 타는 듯한 느낌, 특히 점 막을 태우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매운맛의 주역인 캅사이신 capsaicin은 실제로는 직접적으로 조직을 손상하지 않는다. 그 냥 몸이 그런 손상을 입고 있다고 뇌를 속이는 것이다. 캡사 이신은 '몸이 극단적인 온도나 산 또는 부식성 물질과 접촉하 거나 찰과상, 마찰상을 입었다는 것을 감지하는 감각 수용체와 결합해서 이런 효과를 낸다.'
고추의 매운맛은 매우 중요한 이슈여서 매운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까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스코빌 척도 Scoville Scale'라 부르는 이 기준은 미국의 약사 윌버 스코빌 Wilbur Scoville이 1912년 만들었다.' 그는 마른 고추를 알코올에 담가 매운맛을 내는 요소인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를 녹여낸 다음 설탕물로 희석해서 5명으로 이루어진 시식단에게 맛을 보게 해 매운맛이 느껴지는지 판별하도록 했다. 특정 고추 1용량을 1만 배의 물로 희석했을 때 시식단의 과반수
피망의 스코빌 매움 단위SHU는 100 이하고, 한국 고추 중 가장 매운 종류인 청양고추는 1만에서 2만 5000 사이를 보인다. 태국의 새눈고추bird's-eye chilll는 5만에서 10만,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아바네로 고추 Habanero chilli는 10만에서 75만 정도 된다. 캐롤라이나 리퍼 고추Carolina Reaper chilli 중에 제일 매운 표본은 스코빌 매움 단위 2200만을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5부 |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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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지를 빼앗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식민지와의 교역을 담당한 상선들을 해적들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다. Put 이렇게 중요한 영국 해군의 발전에 소박하고 저렴한 라임lime이라는 과일이 없어서는 안 될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영국 해군의 발전을 이끈 과일, 라임
유럽인이 범선을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항해를 하기 시작한 15세기말부터 선원들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간 적은 적군의 배나 해적도 아니고, 심지어 폭풍우도 아니었다. 그 주범은 바로 괴혈병 scurvy으로, 무기력증과 함께 잇몸이 부어오르고 피가 나면서 치아가 흔들리다가 빠지고, 극심한 관절 통증을 앓다가 사망에까지 이르는 끔찍한 질병이었다.
이제 우리는 몸에 비타민 C가 부족하면 괴혈병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20세기 이전까지 괴혈병의 원인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다른 대부분의 동물과 달리 인체는 비타민 C를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바다를 항해하는 몇 달 내내 소금에 절인 신선하지 못 한 고기와 바구미가 들끓는 비스킷 (건빵 종류)에 김 빠진 맥주로 연명해야만 했던 선원들은 괴혈병에 걸려 파리목숨처럼 죽어 나갔다. 괴혈병이 너무나 흔해서 선주들과 정부는 장
민간 부문이 이렇게 근시안적으로 경영하는 경향이 심하기 때문에 신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나 그렇게 개발된 신기술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항상 정부가 강력 한 역할을 수행해야만 했다. 이 방면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와 바이오테크놀로지 개발로, 둘 다 초기에는 미국 정부가 거의 전액을 지원했다(각각 연방 정부의 '국방' 연구와 '건강'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졌다. '6장 국수' 참조). 실패할 위험이 매 우 크고 수익을 내기까지 오래 - 매우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부문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다수 국가, 중 국, 브라질 등에서 태양 발전, 조력 발전 같은 저탄소 에너지 기술이 상당한 규모로 개발되어 사용되어 온 것은 정부 개입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가난한 나라들이 온실가스를 최소한으로 배출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부작용에 대처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게 하는 공적 조치도 중요하다. 시장은 1인 1표 가 아니라 1원 1표를 원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머리말: 마늘' '13장 고추' 참조) 내버려 두면 돈을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원하는 쪽으로 투자가 몰리기 마련이다. 이 말은 가난한 나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들-농산물과 공산품 생산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기후변화적응 기술...
14장 | 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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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개인적으로 라임을 챙기도록 맡겨 두는 대신 배급품에 의무적으로 포함시키고, 선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료(럼)에 이를 섞어서 모두가 반드시 비타민 C를 섭취하게 조치했다.
기후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해결책을 알고는 있다. 그러나 영국 해군과 라임 사례에서 보았듯이 그 해결책의 실천 과정을 시장에서 각 개인이 내리는 선택에 맡겨 둘 수는 없다. 범사회적 행동을 가능케 하는 모든 메커니즘, 즉 지방 정부, 중앙 정부, 국제적 협력, 국제 협약 등을 총동원해 서 해결책들 - 식품에 대한 규제, 대중교통 확충, 도시 계획 정 책의 개선, 주택 단열 향상을 위한 정부 보조금, 에너지 효율 향 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 그리고 개발도상 국들로의 그린 테크놀로지 이전 등이 실천에 옮겨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개인행동의 변화가 단호한 대규모 공적 조치와 함께 이루어질 때 사회 변화는 가장 효과적으로 발현된다.
15장 향신료
295
자본주의 발달의 정점, 유한 책임 제도
이제는 유한 책임제가 일반적 표준이 되었지만 19세기말까지만 해도 왕-절대 왕정이 끝난 다음에는 정부가 허락하는 특권이었고, 오직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위험 부담이 높은 장거리 교역이나 식민지 확장 같은 사 업만 이런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런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하는데도 유한 책임제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비판자 중 한 사람이었던 이른바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Adam Smith는 유한 책임 회사 제도가 경영자들이 "다른 사람의 돈"(그는 실제로 이런 표현을 썼다)을 가지고 도박을 하도록 허용한다고 비난했다. 이런 식으로 자금을 모은 기업의 경영 자들은 기업을 100퍼센트 소유하지 않고, 따라서 실패 비용을 100퍼센트 감당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과도한 모험을 하려는 성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흠잡을 데가 없이 완벽한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한 책임제 덕분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때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자본을 모으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자본주의의 패망을 예상했던 카를 마르크스Karl Marx가 유한 책임 회사야말로 '자본주의의 발달이 정점을 찍어서 나온 제도'라고 칭송했던 것이다. 물론 이 발언에는...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테뉴어 보팅tenure voting' 이라 부른다.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매우 희석된 형태에 그치고 있다(예를 들어 2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1표를 더 얻는다는지 하는 방식). 이 테뉴어 보팅 제도를 훨씬 더 강화해서 주식을 보유한 햇 수마다 1표씩 더 주는 방법 (1주마다 20표로 제한하는 식의 상한 선을 둘 수도 있다)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장기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주주들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 여기에는 주식 장기 보유자들까지 포함된다. 대신 기업의 운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 다른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이 기업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노동자, 부품 조달업체, 기업이 위치한 지역의 지방 정부 등이 모두 해당한다. 주주들의 문제(와 힘)는 장기 투자자라 할지라도 언제든 주식을 팔고 기업을 떠날 수 있다는데 있다. 주주들보다 움직임이 훨씬 자유롭지 못한 주주 이외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일정 부분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업의 '소유주'들 보다 기업의 장기적 미래에 더 큰 관심과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다.
마지막이자 앞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주주들이 자기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장기적 미래에 더 관심...
16장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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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로봇을 설계하는 엔지니어, 로봇을 제작하는 노동자, 로봇 제작에 필요한 생산하는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생길 것이다. 게다가 자동화로 인해 생산에 들어가는 생산량 단위당 필요한 노동력이 줄어들지 모르지만, 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면 더 많은 노동자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제임스 베슨James Bessen에 따르면 19세기 미국 섬유 산업 자동화로 인해 옷감 1야드를 생산하 는데 필요한 직조 노동력의 98퍼센트가 사라졌지만, 면직물 가격이 낮아지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실제 방적 노동자의 숫자는 4배로 늘어났다
그리고 자동화로 인한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행사의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지만(사람들이 대개 온라인으로 직접 예약하기 때문에) 여행 산업 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생겨났다. 예약 사이트 운영, 에어비앤비와 같은 서비스를 통한 숙소 대여, 인터넷에 광고를 할 수 있게 된 덕분에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 생겨난 특화된 소규모 투어 가이드 등이 그 예들이다. 그와 더불어 자동화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1인당소 득이 증가하고, 따라서 더 다양하고 '특화된' 필요를 충족시 킬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그 결과 새 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등 교육, 오락, 패션, 그래픽 디
16강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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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다양한 요소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장기간에 걸쳐서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작용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딸기수확이든 면직물 방적 또는 저널리즘이든의 자동화가 전체 고용 규모를 감소시킬지 여부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25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자동화가 계속되었음에도 대부분의 사람이 일을 하며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이상적인 고용 상태가 아닐뿐더러 위험하고 억압적인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은 현재까지는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이 부정적이지 않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 자동화가 불가능했던 일을 로봇이 대체하기 시작했기에 이번은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때까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화하는 것은 기술 발전의 특징 중 하나다. 1900년에 영국의 중상류층 여성에게 한두 세대가 지나면 하녀가 하던 일 대부분을 기계가 할 거라고 했으면 말 도 안 되는 소리라며 웃어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세탁기, 진공청소기, 전자레인지, 냉장고가 출현했고 인스턴트 식품이 나왔다. 1950년 일본의 선반 기술자에게 몇십 년 후면 그가 하는 일 대부분을 기계가 할 것이고, 그 기계는 또 다른 기계 (컴퓨터)의 제어를 받을 거라고 했으면 미친 소리 하지 말라...
5부 |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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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잘살게 될수록 더 세련된 것을 원할 수밖에 없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개념에 기초한다. 일단 사람들이 배를 채우고 나면 농업이 사양길에 접어든다. 옷과 가구처럼 다른 필요가 충족된 후에는 더 높은 차원의 소비재, 예를 들어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등으로 눈을 돌린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물건들을 가진 후에는 소비자의 수요가 외식, 공연, 관광, 금융 서비스 등의 서비스 부문으로 향한다. 이 시점이 되면 산업 분야는 위축되기 시작하고 서비스 부문이 경제의 주인공이 되면서 인류 경제 발달 단계 중 하나인 탈산업 시대가 도 래하는 것이다.
탈산업 시대에 대한 이런 식의 시각은 1990년대에 힘을 얻기 시작했다. 거의 모든 부자 나라 경제 체제에서 생산과 고용 어느 쪽으로 따져도 제조업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서비스 부문의 역할이 커지는 현상이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탈산업화deindustrialization'라고 한다. 중국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산업 국가로 부상하면서 탈산업 사회post-industrial society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제조업은 중국과 같은 저기술. 저임금 국가가 담당하는 산업인 반면 금융, IT 서비스, 경영 컨설팅 같은 고급서비스에 미래가 있고, 특히 부자 나라들은 이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논의에서 스위스는 가끔 함께 등장하는...
다고 말만 하고 끝내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그런 책의 대열에 합류할 것처럼 보였다.
도저히 그렇게 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2020년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내 에이전트이자 친구인 아이반 멀케히와 함께 이 책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2007년 내가 처음 '그 음식책'에 대한 생각을 처음 했을 때부터 간간이 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온 아이반이었지만, 내 태도가 좀 더 진지해지자 책의 명확한 개념적 틀을 잡아 보라고 권했다. 돌이켜보니 그 작업이 없었으면 이 책이 무작위로 아무것이 나 섞어 놓은 '개밥' 같은 책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마늘'이 탄생했고(식재료가 아니라 이 책의 챕터), 그것을 시작으로 책의 모양이 잡혀 가기 시작했 다. 책의 개념을 더 명확히 잡아야 한다는 조언을 해 주고, 내 글의 초점을 더 뚜렷하게 만들고 논의의 질을 높이기 위한 조 언을 아끼지 않은 아이반에게 감사한다.
이 책처럼 나오기까지 뜸을 많이 들인 책은 가까운 친구들을 질리게 만든다. 같은 날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에서처럼 같은 녀석이 같은 책 이야기를 10년 넘게 되풀이해 대는 것을 들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너선 앨드리드, 아디티야 차크라보티, 크리스 크레이머, 조너선 디 존, 펠릭스 마틴, 데팍 나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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