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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독서정리

스물 다섯 번째 책 :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철 카슨

by 마파람94 2022. 8. 2.

 

한시간 남짓 만에 한권의 책을 다 읽는 경이로운 경험을 했다. 기억에 남겠다. 

 



우리는 땅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파고, 뚫고, 갈고, 오염시키고, "개발한다". 우리의 행위는 도처에서 에덴을 멍들게 하고, 우리의 비자연적인 언어는 인간성을 멍들게 한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나는 하와이어 사전을 훑어보며 나 자신의 빈곤함을 깨닫는다. 그 언어는 비, 가랑비. 폭우로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와이 사람들은 비에 관해 무수한 애정 어린 말들을 지녔다. 비(신들의 장식), 고운 이슬비 (많은 사랑을 받는), 슬픔의 쓴 비, 무지개색 비, 가볍게 움직이는 비, 달무지개("anuenue kau po") 등.

 

언어의 특수성은 촘촘한 야생 그물망 안의 상세한 것들을 면밀히 보게 한다. 정확한 말들이 없다면 풍경은 성에 낀 유리창으로 비스듬히 바라보는 흐릿한 아름다움으로 축소될 것이다.

* 로버트 맥팔레인은 어린이 사전에서 누락된 단어들을 모은 그림책 『잃어버린 단어들을 펴낸다.

54 우리가 저마다 땅의 시를 적어 내려갈 때 Earth Verse

 

은하계는 개개의 별들의 집합체일 뿐이다. 에머슨은 별과 같은 고독 속에서 인류가 하나인 이유를 발견한다. 그는 우리에게 어휘와 은유. 직유를 제공해주는 자연 속에 모든 언어들의 뿌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에머슨은 독자들에게 보상과 처벌을 강조하는 거래적 교리를 초월하라고 권유한다. 아브라함의 종교는 아담과 이브가 죄를 지어 낙원에서 추방되었다고 믿는다. 이 종교들의 많은 추종자들은 회개를 통해 낙원으로 돌아가려는 엄격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에머슨은 많은 페르시아 신비주의자들처럼 우리가 스스로 낙원을 창조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모든 영혼은 스스로의 집을 지으며, 그 집 너머에 세상이 있고, 그 세상 너머에 천국이 있다." 낙원은 매혹적이다. 그런데 왜 더 높이 날지 않는가?

에머슨이 꿈꾸는 세계에서 우리는 빛을 함께 나누는 개개 별들의 은하계다. 루미의 세계에서 우리는 한 방울의 물인 동시에 대양이다. 

85 알리레자 타그다라 Alireza Taghdarreh

 

 

작업이 장소가 시간을 두고 기억에 새겨지는 방식을 모방한 것임을 안다. 보다 덧없는 인간 기억의 지리는 그 자체의 레이어링, 그 자체의 타이포 그래피, 우리의 장소감을 형성하는 이미지와 글자에 의존한다. 30여 년 전 우리가 이곳으로 이사 온 날부터 길 아래 건초밭 가장자리에 높이 솟은 플라타너스는 내 마음에 볼드체로 각인되었고, 내가 어느 여름에 수영을 했던 프레이 연못은 이탤릭체로 쓰였다.

하지만 다른 이름들은 보다 즉흥적인 그라피티로 휘갈겨졌다. 겨울이면 폐쇄되는 산 위의 비포장도로, 한때는 목초지였던 숲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해묵은 돌담, 10년 전 중력과 비바람에 굴복한 불안정한 곡물창고, 나무 꼭대기에 잔가지와 막대기와 잎으로 궁전을 지어 독수리 무리의 귀환을 알리는 스트로브잣나무 숲. 우리 집 부엌문 밖 땅이 살짝 팬 부분은 한때 육중한 참꽃 단풍나무가 서 있던 자리다. 병들고 곰팡이에 뒤덮여 쓰러진 지 20년이 지났건만 땅속에 묻힌 뿌리가 썩어서 그 위의 땅이 꺼진 것이다.

11 아키코 부시 Akiko Busch

 

첫 4.5미터의 혼란. 물이 소용돌이친다. 오리발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수면을 때린다. 귀의 압력이 높아지며 마치 수압이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면 나는 두 손을 이용해 속도를 낸다. 하지만 바닷속 깊이 들어가면 대부분의 역할은 발차기가 한다.

내가 잠수하여 내려가는 동안 노랑 세줄 가는 돔, 처브, 전갱이가 선명한 떼를 이루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물고기 떼 사이로 지나가면 누군가 젖은 시트를 터는 듯한, 귀를 먹먹하게 하는 쉬익 소리가 물살을 가른다. 햇빛 속에서 어른어른 빛나는 물고기들이 이룬 견고한 움직이는 벽이 갈라졌다가 다시 나를 둘러싼다. 몇 초 후 물고기들은 위로 사라진다.

5미터 지점에서는 빈 푸름이 이어진다. 물고기도, 아무런 특색도 없이 오로지 수압뿐이다. 내 위로는 거의 대기압의 절반 가까이 되는 수압을 지닌 물이 있다." 마스크가 죄어온다. 귀가 용서를 구한다. 심장박동이 느려지는게 느껴지고 물리학이 생물학에 영향을 미친다. 


127 폴 베넷 Paul Bennett

 

귓가에 스치며 위안을 줄 때 그 소리와 감각은 빠른 어루만짐, 부드러운 두드림이다. 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들 중 하나다.

계절은 자연의 시계이자 달력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고 자연의 단계들을 중심으로 돈다. 나는 계절을 밀어낼 수도, 끌어당길 수도 없다. 걸음을 늦추거나 서두르라고 설득할 수도 없다. 자연은 지극히도 아름답고 잔혹하며, 내가 아무리 무수하게 애원해도 통보도 없이 나를 버려둔 채 나아가고 변화해왔다. 자연은 자애롭지도 악의적이지도 않으며 무심할 뿐이다. 우리는 전체의 일부이고, 자연은 그걸 안다.

영원의 가치를 지닌 체험이 한순간에 지나가버리고, 우리는 그 후에야 그걸 깨닫는다.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임무들에, 스스로 만들어낸 일에 정신이 팔린 사이. 어느 날 갑자기 자연은 다시 바뀐다. 짧고 선선해진 날은 새로운 계절의 신호다. 제비들이 강한 북풍을 피해 떠난다. 우리의 여름밤을 로맨틱하게 해주는

182 자연의 계절들 Nature's Seasons

 

 

반딧불이들도 잠들 곳을 찾아갔다. 배불리 먹은 잠자리들은 봄을 대비해 연못에 자손을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우리는 남는다. 밀물과 썰물은 느려지고, 색채는 초록과 갈색에서 회색, 흰색, 검정으로 바랜다. 우리는 다음번엔 계절이 가기 전에 더 많이 주목하고 음미하리라 다짐한다.

맥스 모닝스타

유기농업 농부로서 양질의 농산물을 길러 허드슨 밸리, 버크셔, 뉴욕시 전역에 보급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 뉴욕 허드슨에 'MX모닝스타 농장'을 설립한 그는 미래를 위해 땅의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법을 활용하고 있다.

183 맥스 모닝스타 Max Morningstar

 

 도깨비 산토끼꽃의 가장 훌륭한 선물은 컵으로 변한 잎에 든 물이다. 이 치유의 물은 쇠약해진 기를 되살리고 인간이나 동물의 에너지장에 난 구멍을 메워준다. 내가 도깨비 산토끼꽃의 치유력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날개가 부러진 채 나의 정원에 찾아온 우는 비둘기를 통해서였다.

5월의 어느 날, 나는 외바퀴 손수레에 퇴비를 담다가 우는 비둘기 한 마리가 온기를 찾아 퇴비 더미 근처를 맴도는 걸 보았다. 나는 해바라기씨를 뿌려주면서 우는비둘기를 안전한 나의 정원으로 살며시 유인했다. 우는 비둘기는 몇 주 동안 나의 정원에 살면서 은신처 삼은 산사나무에서 나와 도깨비 산토끼꽃 잎에 고인 물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하더니, 이 치유의 물을 날마다 마셨다. 나는 근처에서 우는비둘기 한 마리를 더 보았고, 두 비둘기가 소통하는 소리를 들었다. 어느 날 날개를 다쳤던 우는 비둘기가 다른 우는 비둘기와 함께 정원 위로 날아오르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190 도깨비 산토끼꽃으로 영혼을 치유하다 Teasel, A Healing 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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