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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독서정리

열 일곱 번째 책 : 질서 너머 - 조던 피터슨

by 마파람94 2021. 4. 29.

 

 

 

 

몇 해 전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은 특별히 박사학위 과정에 접어든 후배에게 선물로 건네주었던 기억이 있는데, 긴장되고 약간은 두렵고 힘든 마음을 추스르고 과정에 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해 들어서 뿌듯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등 가재 이야기는 너무나 적절한 비유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던 이야기였고,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치우라고 한 부분도 떠오릅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쓰다듬으라는 메시지도 마찬가지로 잊혀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조던 피터슨 교수의 최근 서적인 질서너머를 읽었던 밑줄을 가져와 봅니다. 세상을 살면서 필요한 필수 영양제와 같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질서 너머~ 밑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https://www.thethinkingconservative.com/wp-content/uploads/2020/11/beyond-order-1024.jpg

 


목차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법칙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법칙 5.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법칙 6.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법칙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법칙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법칙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법칙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p. 29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하지만 치료를 마칠 즈음에는 여러 소모임에서 자신이 지은 시 를 낭독하고, 심지어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도했다.

임상심리학자로서 20년 넘게 마음을 치료하면서 깨달은 진리를 그보다 더 잘 보여준 개인적 의학적 본보기는 없었다. 그 진리는 사람은 타인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마음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생각을 통해 만물의 질서를 유지하지만 생각하기는 주로 말하기를 통해 이뤄진다.

 

우리는 과거에 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를 괴롭히는 사소하고 때늦은 근심에서 벗어나 진짜 중요한 경험에 집중할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상태와 미래 계획에 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왜 그곳으로 가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짜낸 전략과 전술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 효율성과 적응력을 검증할 수 있다. 말을 하는 동안에는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의 신체적 반응. 동기 · 감정을 어설프지 않게 조율하여 명료성과 질서를 높이고, 불합리하거나 지나친 근심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우리는 말을 할 필요가 있다. 기억하고 또 잊기 위해서다.

이 내담자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했다. 또한 더 크고 복잡한 집단에 완전히 소속될 필요가 있었다. 그는 상담 시간에 나와 함께 이 일을 계획했고, 스스로 실행했다. 만일 그가 외로움과 폭력으로 점철된 개인사에 짓눌려 인간의 상호작용과 대인관계의 가치를 보려 하지 않았더라면 건강과 행복을 되찾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요령을 터득하고, 마침내 세상에 스며들었다.




p. 33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가리키기의 의미

더없이 기쁘게도 2017년 8월에 손녀 엘리자베스 스칼릿 피터슨 코리 코바가 태어났다. 나는 아이가 크는 모습을 눈여겨보면서 아이가 무엇에 몰두하는지를 짐작하고 그에 동조하곤 했다. 한 살 반쯤 되었을 때 아이는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행동을 쏟아내기 시 작했다. 손가락으로 찌르면 킬킬거리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코를 비 비며 인사를 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나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행동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이었다.

아이는 자신의 집게손가락을 사용해 흥미를 끄는 모든 물체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아이는 그렇게 하면서 즐거워했고, 특히 그 행동 "이 주변에 있는 어른들의 관심을 끌 때는 더욱 좋아했다. 아이의 행동과 의도에는 누가 봐도 분명히 어떤 중요성이 담겨 있었다.

 

이때 중요성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타인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행동 또는 '태도의 경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아이가 그런 과정을 토대로 성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관심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그보다 더 가치 있는 공통 화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든 성인이든 사회 관심을 받지 못하면 열매를 맺지 못 한 채 시들어버린다.

 

당신이 중요하거나 흥미롭다고 여기는 것에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우선 당신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며, 더 결정적으로는 당신이 의식적인 주체로서 이 집단에 기여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가리키기는 또한 언어의 발달을 예고하는 중요한 표지다. 




p. 45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노력하고, 신중하고 겸손하게 현재의 게임에 참여하고, 다음 행보에 필요한 지식 · 자제심 · 수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쓰는 중에 나는 아내, 아들, 딸과 함께 토론토의 한 레스토랑에 갔다. 우리가 테이블로 가고 있을 때 젊은 웨이터가 내게 이야기 좀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내 유튜브 영상을 보고, 팟캐스트를 듣고, 내 책을 읽은 뒤로는 지위가 낮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다른 태도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나 그 일을 하는 자기 자신을 비난하지 않게 되었고,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떤 기회가 찾아오는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더 성실해지기로 마음먹었으며,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를 보기로 했다. 청년은 해맑게 활짝 웃으면서, 그 뒤로 6개월 동 안 세 번이나 승진했다고 말했다.

젊은이는 처음 생각한 것보다 자신의 자리에 더 큰 잠재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밑바닥에 있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분노와 냉소로 얼룩져 있을 때는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부터 자신이 일하는 레스토랑이 하찮은 곳이 아닌 듯했다. 실제로 그 레스토랑은 전국 규모의 고급 체인점 중 하나였다. 웨이터가 그런 곳에서 일을 잘하려면 까탈스러운 요리사들과도 잘 지내야 한다. 또한 고객에게 정중해야 하고 좋은 인상을 줘야 하며 끊임없이 주의를 기 울여야 한다. 이 일에는 손님이 많은 시간과 적은 시간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므로, 편차가 큰 업무량에도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정 시에 맑은 정신으로 나타나야 한다. 웨이터는 위계 구조 안에서 상사 에게뿐 아니라 설거지 담당 같은 부하직원에게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




 

p. 58

우리는 약 45분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나와 동료들이 함께 만든 온라인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바람을 적도록 한 뒤, 그에 대 해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으나 주제가 정치로 넘어가자 대화가 꼬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세계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한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간의 활동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쳤고 그로 인해 곧 재앙이 닥칠 거라고 주장했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지구 환경에 대한 걱정을 표현하는 게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삶에 긍정적인 일은 하나도 없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그런 문제에 관한 자신의 지식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꿰어야 할 단추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겸손함을 갖추는 것이다.

설전이 이어질수록 이 길 잃은 젊은이와 진실한 대화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이데올로기 신봉자였다. 지구 차원에서 무엇이 잘못 되었으며 그게 누구 탓인지 알고, 온갖 욕망에 사로잡혀 지속적인 과오에 가담하는 행위가 부도덕하다고 생각하고, 결론적으로 우리 모두가 범죄자이며 세상에는 희망이 없다고 믿는 젊은이. 그때 대화를 계속한다는 건 내가 이 젊은이와 대화한다기 보다는 젊은이에 빙의한 일반적이고 몰개성적이고 냉소적인 어떤 존재와 이야기하는 셈이고, 그런 대화가 괜찮고 생산적일 수 있다고 묵인하는 꼴이었다.

www.sclauthoringcom 정신 건강 개선을 위한 온라인 글쓰기 프로그램이다. 과거의 문 제들을 적는 "과거 저술(at Authoring)', 현재의 성격적 결함과 장점을 하는 '현재 지출 Prient Authoring)'. 미래의 바람을 지는 '미래 지출ature Authoring)'로 이루어져 있다.


 

p. 67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보상을 해준다. 심지어 젊은 마법사들이 수련 기간에 쓰는 마법에도 이런 이중성이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비밀지도Marauders Map (호그와 트 마법학교의 물리적 배치나 지형뿐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는 도덕적인 행동과는 정반대인 듯한 주문("저는 못된 짓을 꾸미고 있음을 엄숙히 맹세합니다)"을 외워야 열리고, "장난 끝"이 라고 말하면 그림을 지우고 작동을 멈춘다.

못된 짓을 하고 있음을 선언해야 열리는 비밀지도가 실제로는 악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해리와 친구들이 자주 그러나 조심스럽게 규칙을 깨고, 그 대가로 자주 그리고 조심스럽게 상을 받는 것처럼, 비밀지도 역시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도덕적으로 바람직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규칙 따르기가 얼마나 엄하게 적용되는지 또는 얼마나 필요한지와 상관없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또는 완고하게 규칙을 따른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암시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사회질서에 복종하는 것이 최고의 도덕적 가치를 가리키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무엇이 그 복종을 파기하는지는 그리 명백하지 않아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이 표현하면 그와 비슷해진다.

 

어떤 행동이 그 행동을 정한 규칙의 목적을 훼손할 때는 규칙을 따르지 마라. 그럴 땐 위험하더라도 합의된 도덕과 반대로 행동하라.' 이런 교훈은 가령 암기 학습이나 규칙보다 구체적인 행동 묘사를 통해 더 쉽게 가르칠 수 있다. 메타규칙(규칙 그 자체가 아니라 규칙에 관한 규칙)은 일반적인 규칙 전달 방식과 똑같이 해서는 전달되지 않을 때가 있다.




p. 71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창의성 간의 복잡하고 역설적인 관계를 더 깊이 파헤친 것이다. 도덕적 창의성을 갖춘 사람은 기존 규칙에 저항하면서도 바람직한 행동을 추구한다. 여기서 그리스도는 그 자신처럼 신의 율법을 어긴 사람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같은 날 안식일에 일하는 한 사람을 보고, (예수가) 그자에게 말했다. 오 진실로 그대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면 그대는 복 받은 사람이요. 그걸 알지 못한다면 그대는 저주받은자 율법을 어긴 자로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여기에는 법칙 1의 의미가 완벽하게 요약되어 있다. 만일 율법의 필요성, 그 신성함, 그로써 방지되는 혼돈, 율법 을 따르는 공동체가 하나로 묶이는 방식, 율법을 확립하는데 드는 비용, 율법을 깨뜨릴 때 발생할 위험을 이해하면서도 더 높은 선에 봉사할 목적으로 예외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면 당신은 고상한 도덕적 행동을 한 것이다. 하지만 위반하고 있는 규칙의 중요성을 알려 하지 않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행동한다면, 당신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전통을 소홀히 여기는 태도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망친다.

복음서에 묘사된 예수의 의견과 행동은 줄곧 이런 식이다. 「마태 복음」 12장 11절은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한 마리가 있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끌어내지 않겠느냐"라고 말한다. 「누가복음 6장 6절에서 예수는 오른손이 앙상하게 마른 사람을 고치면서 이렇게 말한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누가복 음」 6장 9절 중에서), 안식일의 전통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좋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그리스도의 태도는 율법주의 바리새인들을 분노하게 했고, 결국 그리스도는 십자가형을 당하고 만다.




p. 76

애초에 답이 없는 질문을 한 것일까. 아니면 어떤 지침을 내어줄 원천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가? 인류는 수만 년(어쩌면 수십만 년 동안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관찰해왔다. 그 긴 시간 동안 샤먼, 예언자, 신비론자, 예술가, 시인, 노래하는 방랑자들은 우리의 실제 모습과 가능한 모습이 농축된 삶의 진수를 정제해내어 우리가 무시하거나 잊을 수 없는 형태로 제공해주었다.

 

그런 창조적인 사람들은 각본을 쓰고 연기를 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렇게 어떤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환상이 우리의 꿈을 채운다. 그중 특히 심오한 것들은 집단적으로 기억되고 논의되고 더 정교하게 다듬어진 뒤, 의례의 핵심이 되어 수백 년 동안 우리를 묶어주는 문화의 토대를 이룬다. 세련되고 붐비고 성공한 사회의 특징인 의례, 종교, 철학 체 계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 위에 건설된다.

그 이야기들을 무시하거나 잊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알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에게 말을 걸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모든 배움은 일종의 기억해내기라고 믿었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본질상 불멸하는 영혼은 아기로 태어나기 전에 모든 걸 알고 있었지만 태어나는 순간 다 잊어버리므로 삶의 경험을 통해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 가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유는 실제로 우리의 능력 중 유전자 수준에서 동면하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 오랜 진화를 거쳐 우리에게 구축된 능력들이 휴면 상태에서 깨어나 발현한다. 이는 우리가 과거의 지혜를 간직하다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p. 79 법칙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잊을 수 없는 이야기의 출현

잊을 수 없는 이야기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선 생겨나기 전에 무엇이 있었을까? 적어도 이야기는 오랜 관찰의 결과임이 분명하다. 한 과학자가 늑대나 침팬지 같은 복잡한 사회적 동물의 무리를 관찰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는 개체와 무리의 행동에 숨어 있는 규칙성이나 패턴을 확인하고, 그것을 언어로 명확하게 표현한다. 과학자는 먼저 그 종의 보편적 행동을 상징하는 일련의 일화를 나열할 것이다. 그런 뒤 그 일화들을 더욱 추상화하여, 법칙처럼 간명한 묘사로 일반화할 것이다. 내가 "법칙처럼"이라고 말한 까닭은 동물은 법칙을 따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법칙은 언어를 필요로 한다. 동물은 규칙적으로 행동할 뿐이다. 동물은 '규칙'을 만들거나 이해하거나 따르지 못한다.

반면에 인간은 어떠한가? 우리는 과학자, 더 정확하게는 이야기 작가처럼 자신의 행동을 관찰해 그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준다. 이야기는 이미 관찰한 행동을 정제한 것이다(정제한 게 아니라면 흥미롭지 않을 것이다. 그저 일상적인 행동을 나열한 것은 좋은 이야기가 되지 못한다). 일단 이야기가 시작되면 우리는 그것을 분석해 규칙성 또는 패턴을 찾으려 한다. 분석에 성공했다면 우리는 일화들을 묶어 법칙 형태로 일반화할 수 있고, 그 법칙을 따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어떤 아이나 어른 또는 집단이 부적절하고 불공평하고 나쁘게 행동할 때 우리는 비판적으로 반응한다. 그런 실수는 우리 의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p. 100 : 영웅, 용, 죽음과 부활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 중 2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Harty Powe and the Chamber of Secrets.』에서 고아인 해리가 다니는 마법학교 호그와트가 기이한 혼돈의 힘들 때문에 위험에 처한다. 강력한 어른 마법사 몇 명이 과거부터 악행을 저질러왔기 때문이다(1권에 설정되어 있다).

 

여기서 해리가 고아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 사실은 영웅 탄생의 필수 요 소다. 해리에게는 지상의 양부모, 답답하고 인습적인 더즐리 부부가 있다. 그들은 맹목적이고 근시안적인 사람들로, 이기적이고 약자를 못살게 구는 친아들 더들리를 과잉보호한다. 하지만 해리에게는 천상의 부모도 있다. 진짜 어머니와 아버지는 각각 자연과 문화(혼돈과 질서의 변형)를 상징한다. 그들은 해리에게 잠재된 마법적 힘으로 존재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그런 힘을 갖고 있다. 우리는 특정 부모의 생물학적 자식일 뿐 아니라 본성과 양육으로 빚어지는 존재로서 엄청난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호그와트로 돌아온 해리는 건물 어디에선가 이상하고 불길한 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을 감지한다. 그와 동시에 호그 와트의 여러 학생과 거주자들이 건물 주변에서 돌로 변한 채 발견된다. 돌로 변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거기에는 움직일 수 없다는 것 이상으로 더 깊은 의미가 있다. 바로 '사냥당했음. 즉 늑대와 마주친 토끼처럼 맹수의 시선에 붙잡혀 공포에 휩싸인 제물이 되었다는 뜻이다. 무방비한 초식동물들은 잔인한 죽음이 임박하면 공포로 마비된 채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 


p. 108

하지만 법칙 1 에서 언급했듯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더 높은 도덕을 위해 법칙을 깨는 사람은 처음에는 그 법칙을 철 저히 익히고 훈련해서 그 필요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법칙의 자구가 아니라 그 정신에 맞게 법칙을 깨야 한다.

죽음과 소생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영혼은 맹수의 악함을 극복할 수 있다는 해리 포터』 2권의 메시지는 사실 시리즈 전체에서 여러 모습으로 변형되어 되풀이된다. 이는 그리스도교와 명백히 유사하고, 핵심 내용도 기본적으로 똑같다. 필요한 데까지 깊이 변화하고자 하는 영혼이야말로 개인적 ·사회적 형태로 존재하는 사악한 뱀 즉 이데올로기와 전체주의를 가장 효과적으로 격파한다.

 

건강하고 역동적이며 무엇보다 진실한 인격은 실수를 흔쾌히 인정한다. 그런 인격을 갖춘 사람은 시대에 뒤진 인식 · 생각 습관을 자발적으로 벗어던지고, 장애물을 돌파해 더 크게 성공하고 성장한다. 그들은 고통스럽더라도 낡은 믿음을 불에 태워 소멸시키고 새롭게 태어나 앞으로 나아간다. 또한 죽음과 소생을 거치는 동안 자신이 알게 된 것을 전달하여 다른 이들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떤 것을 겨냥하라. 현재 개념화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를 정하라. 그 목표를 향해 비틀대며 나아가라. 그 과정에서 당신의 실수와 오해를 외면하지 말고 똑바로 마주해 잘못을 바로잡아라. 당신의 이야기를 분명히 하라, 과거, 현재 미래 전부 중요하다. 걸어온 길을 지도에 표시하라 과거의 실수를 좋아하지 않기 위해서는 당신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또한 지금 당신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출발점에서 종착지까지를 한 선으로 표시하지 못할 테니. 마찬가지로 당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p. 110

아무리 완벽하게 해낼지라도 새로운 완벽의 가능성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배움과 변화를 통해 당신은 계속 전진할 것이다. 그리고 뜻이 있고 운이 따른다면, 당신은 의미 있고 생산적인 이야기를 발견할 것이고, 시간과 함께 그것을 더 좋게 다듬어갈 것이며, 아마 순간적인 만족과 기쁨 이상의 것을 얻어낼 것이다. 더 나아가 당신은 이야기의 주인공. 세상에 머무는 동안 규율을 잘 지키는 체류자. 창의적 변화의 주체, 가족과 사회에 이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p. 121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붙이지 마라

수행 모순 : performativecmoradiction"이라고 부른다. 내 식대로 부르면 '무언의 거짓말'이다. 모순된 믿음을 가진 사람은 두 믿음을 동시에 수행하려다 애석하게도 그런 시도가 불가능하다는 역설에 부딪힌다.

프로이트는 억압과 유사한 현상들을 모아 긴 목록을 만들고, 거기에 "방어기제4efenic mechansm"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령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부인 icnial("진실은 그리 나쁘지 않아"), 반동 형성reaction formation ("나는 정말로, 정말로, 엄마를 사랑해 억압된 충동이나 욕구가 표출되지 않도록 그와는 정반대 되는 행동을 하는 것-옮긴이) 치환displacement("사장은 나에게 호통을 치고, 나는 아내에게 호통을 치고, 아내는 아기에게 호통을 치고, 아기는 고양이를 문다), 동일화 Jentication ("난 괴롭힘을 당해 그 래서 나도 누군가를 괴롭히고 싶어"), 합리화 rationalization (저급한 행동에 대 한 이기적인 변명), 주지화 innellectualization (재미있고 신경질적인 젊은 시절의 우디 앨런 woody All 이 가장 좋아한 것.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고, 이 성적이고 지적인 분석을 통해 문제에 대처하고자 하는 것 옮긴이), 승화 SuNination ("난 언제든지 벌거벗은 여자를 그릴 수 있어. 욕구불만으로 인 해 생겨나는 충동과 갈등을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형태와 방법을 통해 발산하는 것-옮긴이), 투사 projection"내가 과민한 게 아니라 네가 성가시게 하는 거야"). 프로이트는 거짓에 관한 뛰어난 철학자였다. 그는 부정직과 정신병의 관계를 거침없이 지적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자 기기만 이론에는 두 가지 큰 오류가 있다.

첫 번째 오류는 태만의 죄 역시 위에서 말한 억압의 일종인 과오의 죄와 똑같이 또는 그 이상으로 정신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알아 채지 못한 것이다. 


 


p. 130
그렇다면 진실을 안개 속에 묻어두는 대신 당신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의 감정을 인정하라. 물론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까다로운 일이다(그렇다고 감정에 그저 '굴복'해서는 안 된다).

 

첫째, 외로워서 생기는 분노나 고통, 사소한 것일지 모를 어떤 일에 대한 불안, 또는 부적절할 수도 있는 질투가 자기 자신에게 존재한다 는 사실이 꽤 부끄러울 수 있다(입 밖으로 꺼내는 건 더욱 힘들 것이다). 그런 감정을 인정한다는 건 무지 부족함, 나약함을 드러내는 일이다.

 

둘째, 저항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하더라도 당신의 감정이 틀릴 수 있고, 그래서 본인도 모르게 잘못된 방향을 조준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당신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 어떤 이유로 상황을 완전히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신뢰가 중요하다. 여기서 신뢰는 인생의 쓴맛을 아는 성숙한 사람의 신뢰를 의미한다. 순진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이 기본 적으로 심지어 보편적으로 신뢰할 만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면서 누구나 배신을 당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남을 속일 줄 알뿐더러 때로는 거리낌 없이 속인다는 걸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당연히 개인 차원에서든 종 차원에서는 인간의 본성을 비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인간에 대한 또 다른 신뢰의 길이 열리며, 그 신뢰는 순진함이 아닌 용기에 기초한다. 나는 배신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당신을 신뢰한다. 그리고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그런 신뢰를 통해 당신과 나의 가장 좋은 면이 밖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p. 131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그래서 적지 않은 위험을 무릅쓰고 협력과 타협의 문을 여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당신이 나를 배신한다 해도 용서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면 (당신이 얼마간 진심으로 사과하고 뉘우친다면), 나는 계속 당신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그리고 당신을 신뢰하기 때문에 내가 지금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당신에게 말할 것이다.

그렇게 적나라하게 노출하려면 어느 정도 겸손이 필요하다. "당신은 얼마 전부터 나를 무시했어"라고 말하지는 말자 (적어도 그게 이상 적이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나는 혼자인 것 같아 외롭고 마음이 아팠어 지난 몇 달 동안 당신이 내가 바라는 만큼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부부로서 우리 관계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어. 하지만 내가 기분이 상해서 그렇게 상상한 건지, 아니면 상황을 제대로 본 건지 잘 모르겠어." 이렇게 말하면 상대에게 비난하지 않고 요점을 이해시킬 수 있어 진실을 향한 진지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 3

 

당신이 느꼈던 감정의 원인을 잘못 안 것이라면 당신은 진실을 알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당신 자신과 타인들에게 고통을 안기고 당신의 미래에 지장을 주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진실을 밝히는 것, 즉 안개를 걷어내는 것이고, 거기 숨어 있을 것 같은 날 카로운 모서리가 진짜인지 환상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중 일부가 진짜일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진실을 안개에 묻어두기보다는 눈으로 확인하는 게 더 나은 이유는 적어도 위험을 미리 알아차리고 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 133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붙어두지 마라

눈에 보이는 어떤 형체도 없이 공허하며 혼돈으로 가득 차 버려서 결국 우리를 당황과 경악에 빠뜨린다? 다음과 같은 문제들은 모두 심리적인 것과 사실적인 것,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의 이상한 결합이다. 정말 위협적인가 아니면 내가 무서워하는 걸까? 정말 아름다운가 아니면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걸까? 어떤 사람에게 화가 날 때 그 사람이 한 일 때문인가 아니면 내가 자제심이 부족해서 일까?

 

당신의 세계를 지탱하던 바닥이 꺼질 때 이런 질문들이 당신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런 혼란 상태에는 객관적인 요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추락은 종종 죽음이나 심각한 질병, 해고나 휴직 같은 현실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락은 또한 주관적이어서 고통.. 의심·혼란, 그리고 가능성을 인지하거나 앞길을 선택하지 못하는 무능과도 관련 있다.

존재의 근원적 토대는 주체인 동시에 객체이며, 동기와 감정과 물 질적인 것들이 모두 뒤섞여 있다. 그런 토대 위에서만 지각이 선명해지고 세계가 명료해진다. 당신은 여전히 아내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내의 말에 무엇이 숨어 있을까 봐 두려워 말의 맥락을 더듬어보지 않는다. 아내의 말은 여전히 모호하고 형체가 없기 때문에 상황이 그려지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동기들은 은밀한 형태로 시작되며, 우리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한 계속 그 상태로 남아 있는다. 밀알 이 왕겨와 분리되지 않고 뒤섞여 있는 셈이다. 금과 처녀는 여전히 용의 발톱에 붙들려 있다. 철학자의 돌은 시궁창 어딘가에 처박혀 있다. 정보는 혼돈의 구 안에 묻혀 있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손짓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탐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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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왜 이 문제는 알아차리면서 다른 문제는 알아차리지 못하는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직장을 포함해 어느 집단에서든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아무도 하지 않는 유용한 일을 찾아서 하라. 동료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라(하지만 당신의 삶을 망가뜨리지는 마라. 위험할 정도로 무질서하다면 체계를 세워라. 근무 시간에 일하는 척하는 대신 제대로 일하라. 마지막으로, 업계 또는 경쟁사들에 관해 더 많이 공부하라, 그러면 당신은 매우 가치 있는 사람, 핵심 인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당신의 진가를 알아보고 인정하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글쎄요. 그렇게 중요한 일을 저는 못할 것 같은데요.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보면 어떨까? 우선 작은 문제부터 시작해 보라. 신경 쓰이는 어떤 일이 있는 데 당신이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면 그 일을 해결해보라. 이는 어렵지 않게 물리칠 수 있을 크기의 용과 대결하는 것이다.

 

작은 용이라 아직 황금을 비축할 시간이 없었을 테지만 그래도 썩 괜찮은 보물이 있을지 모르고, 실패할 확률(불에 타서 또는 물려서 죽을 확률)은 낮다. 주어진 것 이상의 책임을 맡는다면 정말 가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럴 때 당신은 연봉 인상, 자율성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을 얻어 내기 위해 상사에게 가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여기 반드시 해야 하 는 일이 열 가지 있습니다. 모두 다 중요한 일인데, 지금 제가 하고 있습니다. 저를 조금만 도와주신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 신은 물론이고 모두에게 좋은 일인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p. 147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내가 최근에 조금이나마 이해한 아주 오래된 생각이 하나 있다. 그 생각은 책임과 의미와 관련이 있으며, 명시적으로 드러나기보다는 꿈이 전해주는 지혜처럼 숨어 있다. 그 생각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문학작품과 이미지와 연극에서 발견되는데, 영웅 신화가 대표적이다.

 

영웅은 마법의 주문을 외우고, 남들이 보지 못하거나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거인을 이기고, 부하들을 이끌고, 용을 베어 죽이고, 귀한 보물을 발견하고, 처녀를 구한다. 영웅 신화는 모두 똑같은 지각 및 행동의 패턴이 변형된 것으로, 그 안에는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존재 양식이 있다. 영웅은 또한 짐승의 배를 갈라 아버지를 구하는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책임과 의미에 관해 어떤 걸 말 "하고 싶었던 걸까?

아버지를 구하라 오시리스와 호루스

고대 이집트의 오시리스irls, 세트sch, 호루스Hors 이야기를 살펴보자. 이집트 사람들은 오시리스를 이집트를 세운 신으로 여겼다. 우리의 관점에서 오시리스는 나일강 유역에 놀라운 문명을 건설한 사람들의 모든 인간적 특징을 포괄한 존재로 볼 수 있다. 이집트 사람들에게 오시리스는 문화를 건설한 영웅이었다. 젊은 시절 그는 세계를 창조하는 중에 인류 최초의 위대한 문명을 건설했다. 하지만 모든 존재가 그렇듯 그도 나이가 들었고, 고의적으로 외면하는 일이 잦아졌다.




p. 151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맞서는 것이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말은 임상심리학자들에게는 금언과 같다. 이는 심리치료 분야에 속한 다양한 학파가 정신건강의 회복 과정을 꾸준히 관찰해서 얻은 결론이다. 필요한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자발적으로 맞설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 그렇다고 '분에 넘 '치게 일을 벌이라'는 건 아니다'자발적으로 전투에 임했다'는 말이 '모하게 충돌했다'를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정신을 차리고 용기와 기술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정도에 정확히 맞춰 도전하는 것이 현 명하다. 또한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한 상대와 무모하게 충돌하는 건 피해야 한다.

도전을 감행할 수 있는 정도는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의미 (단 순한 생각보다 훨씬 깊고 오래된 것)를 알아보는 본능이 그 답을 준다. 시도하려는 일이 너무 두렵게 느껴지지 않고 당신을 앞으로 이끄는가? 그 일이 관심을 끌되 당신을 압도하지는 않는가? 그로 인해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사라지는가? 그 일이 사랑하는 사람들, 심지어 적에게 도움이 되는가? 의미는 책임과 직결된다.

 

악을 제압하라. 고통을 줄여라. 감당해야 할 부담, 수시로 변덕을 부리는 삶의 불공평과 잔인함에 굴하지 말고, 문제 해결을 소망하면서 매 순간 당신 앞에 나타나는 가능성을 놓치지 마라. 그 밖의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지옥 구덩이는 더 깊어지고 그 안의 열기는 더 뜨거워지며, 문제는 더욱 악화되어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든다. 모두가 도전의 필요성을 안다. 모두의 양심이 도전하라고 명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실한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회피하는 걸 보면 실망을 금치 못 한다.




p. 155 법칙 4 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 돼.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그렇게 말하지 않는 까닭은 당신에게 그랬듯이 아이들에게도 미래가 다가온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떤 것에 순간적으로 행복을 느낀다고 해서 그것이 본인에게 가장 유익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만 되면 인생은 정말 간단하겠지만, 지금의 당신이 있는 것처럼 내일의 당신이 있고 다음 주의 당신, 내년의 당신, 5년 뒤의 당신, 10 년 뒤의 당신이 있으니, 가혹할지언정 당신은 모든 '당신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 저주는 인간이 미래를 발견하고 그로 인해 일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일을 한다는 건 앞에 놓인 것의 잠재적 향상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희생한다는 뜻이다.

물론 아주 먼 미래에 존재하는 '당신들을 얼마간 무시하는 게 유용할 때가 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행동이 20년 뒤에 끼칠 영향을 지금 영향을 받는 정도로 걱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여기에 존재할 확률이 100 퍼센트인 반면, 20년 뒤에 존재할 확률은 그보다 낮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먼 곳을 바라볼 때 예측은 빗나갈 수 있다. 시간 거리가 멀어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합리적인 사람은 여전히 훗 날을 대비한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미래란 다음과 같은 의미다. 만일 당신이 자신을 돌보고자 한다면 당신은 이미 사회적 책임을 짊어진 셈이다(이건 특권이기도 하다.) 당신이 돌보고 있는 그 당신은 모든 시간에 걸쳐 존재하는 당신들의 집합 일종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으로 이루어진 이 '사회'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점이자 기회다.




p. 161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지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

그래서 스스로에게 자신의 좋고 나쁜 행동을 수시로 보고한다. 따라서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윤리는 명료하게 공식화되긴 어렵지만 우리가 하는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을 구성한다.

 

이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매력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은 짝을 매혹한다. 윤리적으로 행동할수록 우리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가족을 더 잘 지킬 수 있다. 윤리적으로 행동하리라 기대되는 경기자만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다.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우리에게는 위대한 경기자에게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그의 행동을 모방하는 장치가 갖춰져 있다. 사기꾼 협잡꾼 부정행위자를 폭력에 기대서까지 불허하는 장치도 물론 있다.

 

윤리적인 길에서 벗어났음을 일깨워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양심 (윤리적 덕목)을 지향하는 본능이다. 당신의 아이가 축구 경기를 할 때 고의로 상대팀 선 수를 넘어뜨리거나 좋은 득점 기회에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 선수에게 패스하지 않으면 당신은 눈살을 찌푸린다. 그런 수치심이 드는 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당신의 아이가 저지르고 있는 자기 배신의 행위를 말이다. 당신이 예의범절을 지키지 않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그것도 같은 본능이며, 최선의 방책은 그 본능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올바른 길로 가지 않으면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비참한 고통을 겪을 것이다(물론 당신의 가장 근원적인 부분이 그런 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침묵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혹자는 이렇게 합리화할지 모른다. '지금 여기엔 낭떠러지가 없어. 근처에도 없어 하나 있긴 한데, 앞으로 10년 동안 거기서 떨어질 일이 없을 만큼 먼 곳에 있어.' 하지만 우리의 정신 가운데 가장 근원적인 부분은 이렇게 반박한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 10년은 꽤 긴 시간이라 예측이 틀릴 수 있지만, 그래도 현실이야. 10년 뒤에 재앙이 예상된다면 이제부터라도 그쪽으로 달려가지 않는 게 맞아.'



 

p. 164 법칙 5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마라

다른 이들의 차갑고 부당한 냉소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는 데 성공한다. 당신 앞에 놓인 높은 목표는 큰 산의 정상, 저 멀리서 손짓하는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다. 그 존재만으로 우리는 희망을 품는다. 그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의미다.

디즈니 만화영화 <피노키오>를 떠올려보자. 제페토 할아버지는 나무를 깎아 꼭두각시 인형을 만든 뒤 그것을 진짜 소년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할아버지는 먼저 지평선 위를 바라보며 별에게 소원을 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피노키오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 바로 그 별이고, 영화가 끝날 때 귀뚜라미 지미니 크리켓이 받은 황금 배지에서 반짝이는 것도 그 별빛이다.

 

상징적으로 말하자면, 깊은 어둠 속에서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도 그와 똑같은 별이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별을 올려다보면서 줄에 매달려 남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그의 꼭두각시 인형이 살아 있는 아이가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꼭두각시 인형의 탄생과 그가 겪는 유혹과 시련 이야기는 일종의 심리극이다. 명확히 표현하진 못해도 우리 모두는 그것을 이해한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쩌면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 노릇을 이제 그만하고 싶다면, 눈을 들어 지평선 위를 바라보며 초월적인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 그때 각자 한정된 기능만 수행했던 모든 하위 체계들 또는 하위 인격들이 참된 이상의 날개 아래서 하나로 뭉치고, 그 결과 당신은 궁극적인 또는 총체적인 존재에 가까 워진다. 그런 조건에서 당신의 모든 부분은 한 배를 탄다. 심리적 형 태의 일신교가 등장한 셈이다. 이로써 신에게 진정으로 봉사하는 더 높은 자아가 출현한다. 


 


p. 191
그렇게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이야기는 또 있다. 내 강연과 글 이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명확히 나타낼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때문에 좋아한다는 말이다. 이미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을 명료하게 표현하는 일은 세상을 이롭게 한다. 그때까지 나는 내가 맡은 역할에 대해 종종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내 말을 통해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믿음을 인식하거나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현재 대중과 공유하고 있는 나의 연구와 생각의 결과물들을 계속 믿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직감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명확히 말할 수 없는 것에 다리를 놓아주는 건 지식인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제 내가 이루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두 번째 정보를 말하고자 한다. 단서는 수많은 공개 강연에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내 강연을 계속 찾아준다는 건 특권이자 신의 선물이다. 대규모 강연은 시대정신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내 새로운 생각들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충분한 관심을 끄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그 생각들의 품질을 부분적으로나마 판단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어준다. 강연 중에 청중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필 때 그런 일이 일어난다.

나는 12가지 인생의 법칙」의 「법칙 9.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 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에서, 청중 앞에 서 말할 때는 항상 몇 사람을 점찍고 그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라고 제 안 했다.(군중은 어느 정도 환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p. 204

마르크스도 그랬다. 그는 기본적으로 계급에 기초한 경제적 관점에서 인간을 설명하고, 역사를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영원한 전쟁터로 설명했다. 마르크스주의의 알고리듬에 통과시키면 어떤 것이든 척척 설명이 된다.

 

부자가 부유한 것은 가난한 자를 착취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가 가난한 것은 부자에게 착취당하기 때문이다. 모 든 경제적 불평등은 바람직하지 않고 비생산적이며, 근본적으로 사회가 불공정하고 부패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프로이트의 경우처럼 마르크스의 주장에도 가치가 없지는 않다.

 

계급은 사회적 위계 구조의 중요한 요소이며, 오랜 시간에 걸쳐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경제적 안녕이나 결핍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어느 경제체제에나 적용되는 것 같은 지긋지긋한 파레토 분포 (가진 자가 더 많이 갖는 경향)는 부가 소수에게 집중된다는 걸 의미한다. 그 소수에 속한 사람은 앞서 언급한 계급 안정성과 상관없이 꽤 심하게 변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이 항상 소수, 그것도 극소수라는 사실은 우울하리만치 불변한다

하지만 마르크스주의를 실천한 곳들은 모두 파국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현재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수치를 모르고 마치 중요한 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듯 그 사상에 새로운 옷을 입혀 계속 수명을 연장시키려 한다. 마르크스에게 강한 영향을 받았고 오늘날 학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상가들 (이를테면 미셀 푸코ichel Foucau와 자크 데리다jsique Derrids)은 마르크스주의에서 '경제'를 '권력'으로 대체하고, 권력이 인간의 모든 행동 뒤에 숨어 동기를 부여하는 단 하나의 힘인 것처럼 제시한다. 


 

p. 207 법칙 6 이데올로기를 버리라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 흐름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이데올로기 추종자들이 지지하는 피해자는 항상 선량하고(때로는 맞는 말이다. 가해자는 항상 약하다(사악한 가해자는 언제나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세계가 죄 없는 희생과 사악한 가해(이때 무죄추정의 원칙은 무시당한다)로 가득하다는 저해상도의 일괄적 진술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어떤 집단도 죄가 있다고 미리 가정해서는 안 되고, 그 죄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건 고소인이 악한 의도를 지녔다는 징표이며 사회적 재앙의 전조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데올로기 추종자들은 실질적인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서 스스로를 억압자의 네메시스 Nemeis (복 수의 여신)이자 피억압자의 수호자로 임명한다. 그런 트로피가 손짓하는데, 누가 개인의 유무죄를 결정하는 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려 들겠는가?

분노하는 길에 들어선다는 건 쓰디쓴 원한을 자초하는 일이다. 내 면의 적이 아니라 외부의 적을 확인했을 때 그러기 쉽다. 예를 들어 다루고 있는 주제가 부이고, 가난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문제가 부자 때문이라고 인식되면 부자가 적이 된다. 그 적은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과 어떤 면에서는 구별되지 않는다. 또 한 문제가 권력이면 권력을 획득한 사람들은 그 권력을 어떻게 획득했든 간에 세계를 고통 속에 몰아넣은 원흉이 된다. 문제가 남성이면, 모든 남성이 (심지어 남성이라는 개념까지) 공격과 비난의 대상이 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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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09 법칙 6 이데올로기를 버리라

' 환경을 지킨다' '경쟁을 제거한다. 정부를 줄인 다' 따위는 불가능하다. 모든 조직을 회사처럼 운영한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이런 개념들은 해상도가 너무 낮다. 영국의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 <몬티 파이션 Monty Python > 에서 본 풍자가 떠오른다.

 

플루트를 연주하는 방법? 한쪽 끝을 불고, 손가락을 움직여 구멍을 막아라. 맞는 말이지만 효과는 없다. 세부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현실은 대규모의 정교한 과정들과 체계들로 구성되어 있는 탓에 포괄적이고 단일하게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20세기에 유행한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믿음은 순진하고 자기도취적이며, 그것이 조장하는 운동들은 분개하고 게으른 사람에게 거짓된 성취감을 준다. 이데올로기에 빠진 사람들이 신봉하는 공리들은 개종을 주도하는 자들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신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신은 죽고, 이데올로기도 죽었다. 20세기의 피비린내 나는 과잉에 스스로 질식했다. 우리는 이데올로기를 보내고, 더 작고 정확하게 정의한 문제를 다루기 시작해야 한다. 문제를 정의할 때는 남을 탓하지 말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크기로 개념화하고 문제를 개인적으로 다루는 동시에 그 결과를 책임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겸손하라. 방을 청소하라. 가족을 보살피라. 양심을 따르라. 바르게 살라. 생산적이고 흥미로운 일에 전념하라. 이것들을 잘 해냈을 때 더 큰 문제를 찾아 도전하라. 

이 모든 과정에 꼭 필요한 출발점으로서,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p. 217 법칙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최악의 결정

내가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을 때 일이다. 나는 5~6년이 걸리는 이 어려운 학위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사람들의 성격이 개선되는 걸 확실히 보았다. 그들의 사회성 향상되었고 표현은 더 명확해졌다. 목표 의식은 더 뚜렷해지고 타인과의 관계는 더 좋아졌다. 또한 바르고 계획적이면서도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대학원 수업의 질이 예전보다 떨어지고, 임상심리학자 자리가 무급에다 얻기도 어려우며, 설령 지도교수와의 관계가 별로여도 말이다. 대학원 공부를 막 시작하는 사람들은 아직 미숙하고 어리둥절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연구와 논문 준비에 필요한 훈련을 받으면서 그런 성격은 곧 개선되었다. 길고 정교하고 통일된 글을 쓴다는 건 적어도 부분적으로 인성이 더 복잡하고 명확하 고 깊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후에 교수가 되어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지도했을 때도 같은 현상을 목격했다. 학부생 가운데 실험실에 살다시피 한 학생들은 부담을 회피한 학생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들은 연구를 열심히 보조하여 연구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고, 동시에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쪼개서 자기 공부를 했다.

 

나는 임상심리학자로 일할 때도 비슷한 현상을 목격했다. 나는 내담자들에게 비록 자신의 이상과 동떨어진 것일지라도 현재 가능한 길 중 최선을 선택하라고 일러주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망이나 자존심을 잠시 접어야 할 수도 있지만, 공상의 세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을 실제로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p. 238

문학으로 살고 예술로 산다. 인간은 아름다움과 연결을 맺지 못하면 살지 못한다. 아름다움이 없는 인생은 너무 짧고 암울하고 비극적이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고 세상을 바르게 이끌려면, 또한 자기 자신과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려면 날카롭고 맑은 정신과 굳건한 의지가 필요하다. 아름다움을 삶에 들일 때 우리는 초월자의 경이로움을 이해하게 되고 파괴적인 분노에 휩싸이는 대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기억과 환상

공작새의 자부심은 신의 영광
염소의 정욕은 신의 선심
사자의 격노는 신의 지혜.
여성의 나신은 신의 작품,
슬픔이 넘치면 웃고, 기쁨이 넘치면 눈물이 흐른다.
사자의 포효, 늑대의 울부짖음. 사납게 일렁이는 바다.

생명을 파괴하는 칼은 사람의 눈에 들어오기에는 너무 거대한 영원의 부분들

윌리엄 블레이크 「지옥의 중에서

어렸을 때 나는 우리 동네 집들의 윤곽과 세부적인 특징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뒷골목, 울타리 안쪽의 비밀 장소, 금이 간 보도블록의 위치,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을 모두 알고 있었다. 나의 활동 반경이 넓지 않은 데다 그곳을 샅샅이 탐험했기에 가능하였다.


 

p. 263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사진 등 모든 형태의 시각예술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한때 인상파 화가들만 이해할 수 있었던 빛의 아름다움을 본다. 그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다. 하지만 인상파 화가들이 전통적인 파리의 살롱전에서 거부당한 뒤 1863년 낙선자전에서 그 그림들을 처음 전시했을 때 쏟아진 건 박수가 아니라 조소와 경멸이었다. 형태가 아니라 빛에 주목한다는 생각은 당시에 너무 파격적이어서 사람들이 감정적 발작을 일으킨 것이다.

입체파의 화풍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인상주의보다 훨씬 극단적이고 이상하다. 그런 화풍이 우리의 일상적인 시각언어에 들어와 흔해진 것 역시 상당히 놀랍다. 심지어 만화책에서도 다차원적이고 납작하게 묘사된 입체파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도 마찬가지다. 이 화풍은 이제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의 시각 세계에 깊이 들 어왔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화가는 사람들에게 보는 법을 가르친다. 세계를 인지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데,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 천재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세계를 인지하는 법을 배우고, 잃어버린 세계와 다시 연결되고, 세계가 어떤 곳인지를 깨닫는다. 그리스도의 말을 새기면 도움이 되는 것도 그런 심리적인 이유에서다.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까. "예수께서 한 어린아이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이르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마태복음1장13절




 

p. 275

텅 빈 도화지 같은 네 살짜리 아이의 마음에 각인되어 심리 치료가 있을 때까지 바뀐 적 없는 이야기가 진짜 아닐까? 하지만 어느 날 어떤 걸 의미하는 사건이 다른 날에는 아주 다른 걸 의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말 희한하게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던 부모의 행동이 우리가 자식을 낳고 보니 더 잘 이해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어느 기억이 더 정확할까? 성인의 동기에 대해 어렸을 때 품는 부분적인 그림일까. 성인이 되어 수정·보완하게 된 기억일까? 만일 후자라면 그것도 불합리해 보이진 않는다. (내 내담자의 경우에는 분명히 그런 것 같았다) 원래 기억보다 수정된 기억이 어떻게 더 정확해질 수 있는 걸까?

귀신에 홀리다

과거를 기억해냄으로써 자기 자신을 변화시킨 내담자는 또 있었다. 그의 기억은 알 수 없는 이유로 훨씬 더 철저히 가려져 있어서 기억해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그 과정에서 보기 드문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젊은 동성애자이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몸과 마음의 증상들로 고생하고 있었다. 최근에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는데, 젊은이를 병원에 데리고 간 그의 이모는 검사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조카를 다시 진찰해달라고 내 상담실로 데리고 왔다. 우리는 단둘이 만났다.



p. 295 법칙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피하고 싶은 일을 똑바로 마주 보겠다는 마음. 자발적이고 용감하고 진실하게 행동하겠다는 마음. 이런 마음에 기초한 행동이 앞으로 존재할 것을 모든 면에서 더 좋게 만든다. 반면에 회피, 분개, 복수심, 상해 욕구는 반대되는 결과를 낳는다. 다시 말해 가장 깊고 보편적인 의미에서 윤리적으로 행동한다면, 우리가 마주한 잠재성으로부터 무서운 현실이 아니라 적어도 우리가 노력한 만큼 좋은 현실이 나온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아직 하지 못한 것이 있을 때 사람은 누구나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했을 때도 괴로움을 느낀다. 이런 경험은 보편적이다. 비윤리적이거나 파괴적인 행동을 저질렀거나, 행동해야 할 때 하지 않았다면 새벽 4시에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게 우리 인간이다. 그 피할 수 없는 양심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만일 우리가 모든 가치를 직접 만들어내고 우리 자신을 완전히 지배한다면,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행동을 하든 하지 않든 후회·슬픔·수치로 괴로워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아무리 정신병적인 사람이라도 입에 발린 거짓말로 자신의 잘못을 포장하려 한다(그 포장지의 두께는 그가 저지른 잘못의 심각성과 정비례한다). 천하에 둘도 없는 악당도 자신의 악을 정 당화할 구실을 찾는다.

책임의 윤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비윤리적이 고 진실하지 않다고 여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들(우리 자신을 포함하여)이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좋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p. 301 법칙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또한 자신이 아끼는 이에게 아픔, 고통, 상해, 재앙을 일으키고자 하는 욕망과 적의로 세상의 존재들을 대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행동을 분석해보면, 인간은 선한 길과 악한 길의 차이를 알고 있으며 의식적으로 저항하고 거만한 주장을 늘어놓긴 해도 선과 악의 존재를 믿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창조한 것이 보기 좋았다는 신의 말에는 그분의 창조 행위에 진리, 용기, 사랑이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이 반영되 어 있다. 이렇게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는 보편적 윤리가 함축되어 있다. 창조 행위(신의 창조는 인간의 창조든)를 통해 가능성의 영역에서 출현하는 모든 것은, 그 창조의 동기가 좋은 한에서는 반드시 좋다.

 

나는 모든 철학과 종교를 살펴봐도 다음 주장보다 더 대범한 주장은 없다고 믿는다. "믿고 행동하라. 그것이 진정한 신앙이다."

훨씬 나중에 신약성경』에 나오는 주장이 있다. 그리스도가 제자들 에게 전하는 말인데,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 인생을 완성하고 더 나아 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것을 발견할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린 것이니라.
너희 중에 아버지 된 자로서 누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 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일을 달라 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p. 322

하려고 할 때는 더욱 어렵다(폭정은 의지를 꺾는다). 그런데도 폭군이 되고 싶다면 이것을 기억해라. 노예는 비록 하잘것없고 의미 없는 복수일지라도 기회가 오면 반드시 감행할 것이다.

일전에 아내에게 끔찍한 이야기를 들었다. 말기 환자 병동에서 봉사를 할 때 어느 부부를 보았다고 한다. 아내는 죽어가는 남편의 손톱을 깎아주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짧게 자르고 있었다. 톡톡 소리가 날 때마다 생살에 상처가 생겨 피가 났다. 그런 일을 목격할 때 현명한 사람은 끔찍한 진실을 깨닫는다. '저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것 같아. 그것은 바로 부정직하고 잔인한 관계의 마지막 단계다.

 

이 끔찍한 진실은 미묘해서 살인처럼 소란스럽게 드러나지 않는다. 죽어가는 남편과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의 죽음을 조금 더 비참하게 만들기로 작정한 아내(비록 그 상황에서 둘 다 모른 척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을 테지만)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목격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상황은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다. 누구도 그런 상황 또는 조금이라도 그와 비슷한 상황에 이르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협상을 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토록 절박하게 협상에 임하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문제는 낭만적인 결혼 생활을 원한다면 반드시 풀어야 할 수수께끼 중 하나다.

협상, 폭정, 노예

협상은 무척 어렵다. 이미 살펴봤듯이 협상을 하려면 자신이 무엇을...


 

p. 327 법칙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첫 번째 성취다. 그때 우리는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정적인 집. 정직하고 즐거운 가정을 세울 수 있다. 이제 당신이 아이를 낳았다면, 이것이 두 번째 성취다. 당신은 최선을 다해야 할 더 큰 책임을 안게 된다. 당신이 운이 좋고 신중하다면, 아이들은 훌륭하게 잘 자란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면, 당신의 손자 손녀들이 그 빈자리를 새롭게 채운다.

 

우리는 마치 서른 살에 죽을 것처럼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아주 오래 산다. 그럼에도 인생은 순식간에 지나가는 법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하듯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손주도 안으며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통과 아픔을 겪어보는 편이 바람직하다. 그것들을 놓치면 인생은 아주 위험해진다.

지혜롭지 못한 데다 냉소주의에 물든 젊은이들은 단정적으로(심지어 자랑스럽게) 이렇게 말한다. "난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 열아홉 살 때 많은 젊은이가 그렇게 말한다. 어떤 면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열아홉 살이고,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열아홉 살짜리가 뭘 알겠는가? 그리고 스물일곱 살이 되었을 때도 많지는 않지 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특히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여성이 그런 편이다. 그리고 마흔다섯 살이 되어 과거 시제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진심일지 몰라도 대부분은 소가 뛰쳐나간 뒤에 외양간 문을 닫으며 자신을 다독이는 중이다. 아무도 아이를 갖는 문제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못한다. 젊은 여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는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대놓고 말하는 것은 지금 우리 문화에서 금기 시 되고 있다. 대신 인생의 주된 만족은 경력에서 찾아야 한다.




p. 331 법칙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관습은 신경 쓰지 말고, 언제든 더 좋은 상대가 있으면 바꿀 권리를 "계속 남겨두자. 만일 이것이 동거의 의미로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더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보기 바란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이보시오. 선생. 아주 냉소적이군." 그렇다면 나라는 개인의 견해를 잠시 밀어 두고 통계를 살펴보면 어떨까?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남녀 형식적인 것만 제외하고 모든 면에서 결혼한 남녀가 헤어지는 비율은 결혼한 부부의 이혼율 보다 상당히 높다. 게다가 동거하다가 결혼을 한 경우 이혼할 확률은 애초에 동거하지 않고 결혼했을 때 이혼할 확률보다 낮기는 커녕 훨씬 높다. 그러니 서로를 시험한다는 생각은 유혹적인 말이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거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만큼,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기질상 이혼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은 결혼 전이나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할 가능성이 크다. 둘의 인과관계를 밝히기란 간단한 일이 아니지만, 사실 중요하지 않다.

 

영원히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진지하게 고려한 뒤 사람들 앞에서 선언하고 의식을 통해 확정하지 않고 동거를 하는 사람들이 견실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좋을 것도 전혀 없는데, 특히 아이들에게 그렇다. 아이들은 외부모-일반적으로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랄 때 훨씬 더 불리하다. 따라서 나는 동거를 정당한 사회적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 나는 동거를 가리켜, 아내가 나와 결혼하기 전에 누군가와 함께 산 것이라고 말한 다. 이 점에서는 나 역시 결백하지 않지만, 그건 내가 잘했다는 뜻이 아니다. 그 밖에도 결코 사소하지 않은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친밀한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킬 기회는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다. 인연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까지 대략 2-3년이 걸리고, 그 사람이 정말 내가 생각했던 사람인지를 확인하기까지 다시 2-3년이 걸리다. 그러면 5년이다. 지금 나이가 몇 살이든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나이를 먹는다. 그리고 가족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결혼, 아이 등)은 대부분 대략 20세에서 35세 사이에 몰려 있다. 그렇다면 5년 터울로 좋은 기회가 몇 번 오겠는가? 세 번, 운이 좋으면 네 번이다.- 너무 공감된다.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p. 340

일반적으로 자신의 약한 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사람이나 자신과 반대인 사람과 결합하게 된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두 사람이 결합해서 원래의 존재를 재창조할 때(이는 상징적인 개념이다), 당신은 합리적이고 온전한 한 사람으로 태어날 기회를 갖는다. 이는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일이고, 아이들에겐 훨씬 더 좋으며(이제 아이들은 싸움을 통해 일반적으로 온전한 행동이라 할 수 있는 것에 적응한다), 주변 사람 들과 세계에도 좋은 일이다.

두 사람의 역할을 결합하는 과정은 대부분 대화와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연륜 있는 사람은 누구나 심각한 하자가 하나쯤 있다는 걸 안다. 반면에 아직 어리고 경험이 많지 않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가정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첫 번째는 어딘가에 완벽한 사람이 있다 는 가정이다. 심지어 당신은 그 완벽하다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 콩깍 지가 씌어 어리석고 열렬한 사랑을 나눈다(어리석은 것은 그 사람과 사 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 당신이 투사한 완벽한 상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럴 때 사랑의 진짜 대상이 누구인지 매우 혼란스럽다),

 

두 번째는 당신에 게 완벽한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가정이다. 이 두 가정 때문에 당신은 낭만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실패한다. 가정이 둘뿐이 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심각한 결과다.

우선, 완벽한 사람은 없다. 세상에는 하자가 있는 사람들뿐이다. 고쳐 쓸 수 없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심한 하자가 있는 사람들 이 수두룩하다. 또한 다들 개인적으로 특이한 면을 가지고 있다. 설사 완벽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는 당신을 보면 비명을 지르며 달아 날 것이다. 누군가를 속이고 있는 게 아니라면 당신이 어떻게 당신보다 나은 사람과 맺어지겠는가? 그에게 당신이 데이트 상대로 받아들여진다면 실은 두려워해야 한다.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사귀자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아이고 이런! 당신은 눈이 벌었거나 절박하거나 나처럼 하자가 있군요!' 적어도 당신만큼 하자 있는 사람과 맺어진다는 건 소름 끼치는 일이다. 혼자인 것보다는 나쁘지 않지만, 뜨거운 팬에서 나와 불로 뛰어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불로 들어가면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용기를 내어 서약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지려는 두 사람은 성숙한 어른으로서 결혼을 한 뒤 완 전체로 거듭난다.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어도 사람은 결혼 생활을 통해 성장한다. 그러니 배우자와 모든 것에 관해 대화하라. 물론 서로 대화하고 협상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으나, 결국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어렵사리 평화를 이룩했다면 감사하라. 둘이 모이면 반드시 싸우는 법이니 말이다.

우리의 종착지, 낭만

우리는 막상 관계에 낭만을 불러오고 이를 유지하는 것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낭만은 유희이고, 유희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는 쉽게 시작할 수 없다. 낭만은 평화를 필요로 하고, 평화는 협 상을 필요로 한다. 그런 뒤에도 운이 따라야 우리는 유희를 즐길 수 있다.

 

 

p. 358

주기율표를 알아낸 지는 고작 몇백 년밖에 되지 않았다. 주기율표를 확립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진땀 흘려 완성해놓은 이 소중한 업적은 배우기가 무척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주기율표는 본능적으로 흥미롭지 않다. 거기에는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주기율표는 존재하는 객관적인 사실을 일말의 의혹도 없이 정확하고 유용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그런 추상적인 개 넘을 능숙하게 인지하기는 아주 어렵다.

정반대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즉시 흥미가 솟구친다. 복잡하고 인지적으로 부담스러운 이야기라서 몇 시간 동안 집중해야 하더라도 말이다. 심지어 주기율표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업적과 난제가 있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중요하지 않다.

 

잘 만든 이야기는 듣는 이를 사로잡고 그의 기억을 점령한다.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칠 때 그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싶다면, 이야기를 들려줘라. 아마 자꾸 해달라고 조를 것이다. "아빠, 자기 전에 원소 주기율표 한 줄만 더요!"라고 애원하며 당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아이는 없다. 대신 아이들은 이야기에 '열광한다. 때로는 매일 밤 같은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아한다. 이 사실은 이야기의 깊이와 중요성을 가리킨다. 간혹 애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면서, 당신이 들려주는 오래되고 심오한 이야기에 표현된 다층적인 의미를 처리한다. 오히려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하는 건 당신이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p. 379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최악의 사건을 피하지 않고 용감하게 마주할 수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지 않았는가? 그 일은 그녀에게 역설적이고 깊디깊은 위안의 원천이 되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에서처럼 내담자의 가족은 악의 여왕, 무시무시한 자연을 아이의 인생에 초대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내담자는 삶의 기본적인 가혹함에 완전히 무방비했다. 구체적으로 그녀는 섹스 문제 그리고 서로 먹고 먹히는 자연의 법칙에 대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 결과 악의 여왕은 의붓어머니 형태로 사춘기에 나타났고, 더 나아가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생존의 가혹한 의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으로 다시 나타났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그녀는 모험심, 용기, 강인함을 일깨울 필요가 있었다. 종종 말을 탄 왕자로 대표되는 그 힘들을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해 냈다.

문화 안전과 폭정

혼돈의 용과 자비의 여신, 악의 여왕이 잠재성과 미지의 세계를 상징한다면, 지혜로운 왕과 권위주의적인 폭군은 사회적 심리적 구조들을 대표한다. 그 구조들 덕분에 우리는 잠재성을 실현할 수 있다. 우리는 문화의 렌즈를 통해 현재를 해석한다. 그리고 우리가 배워온 것 과 개인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현실로 가져오려 시도함으로써 앞날에 대비한다. 이 모든 건 좋게 보이지만, 현재 우리 앞에 있




p. 385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개인: 영웅과 적대자

밤하늘이 혼돈, 바다가 자연, 섬이 문화라면 영웅과 적대자는 그 섬 한복판에서 서로 싸우는 형제들이다. 자연 악의 여왕과 자비로운 어머 니)과 문화 권위주의적인 폭군과 지혜로운 왕)처럼 혼돈, 보물, 용에게도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요소는 영웅적인 측면이다. 영웅은 자연 앞에 적절한 제물을 바치고 운명과 타협을 해서 자비를 제 편으로 끌어들이는 사람, 맑은 정신으로 빈틈없이 경계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책임을 짊어지고 폭압을 저지하는 사람, 자신의 결점 또는 적의와 거짓에 끌리는 성향을 알아채고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부정적인 요소는 비열하고 한심한 모든 것이다. 이 부정적인 요소는 자기 자신에서도 발견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며, 이야기에서는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는 오래된 신화에서 맞서 싸우는 형제로 나타난다. 이 두 가지 힘을 의인화한 전형적인 인물이 카인과 아벨이다. 이는 1차원적인 표현이고, 훨씬 더 깊은 차원에서는 그리스도와 사탄으로 나타난다. 어쨌든 카인과 아벨은 인간이 아닌가 하나님이 직접 창조한 아담과 이브와 달리, 그들은 인간적인 방식으로 태어난 최초의 인간이다). 반면에 그리스도와 사탄은 영원성 자체를 의인화한 또는 신격화한 존재다.

이처럼 영웅과 적대자가 있다. 지혜로운 왕과 폭군이 있다. 긍정적인 어머니와 부정적인 어머니가 있다. 그리고 혼돈이 있다. 이 여섯 인물과 다른 모든 것의 모태가 되는 일곱 번째 요소인 혼돈이 함께 세계의 구조를 이룬다.




 

p. 389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개인과 사회와 자연이 동시에 모두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을 들을 때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의심해야 한다. 특히 우리 자신의 내재적 · 개인적 선의의 결과로 그런 개선을 이룩할 수 있다고 한다면 더욱 의심해야 한다. 우리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그런 선의는 언제 어디서나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분개

분개는 노여움과 자기 연민의 혼합, 자아도취와 복수심이 교묘하게 배어 있는 무시무시한 감정 상태다. 당신은 왜 분개의 포로가 되는가? 세계를 무대로 이해하고 주요 등장인물들을 확인하고 나면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당신이 분개하는 이유는 전혀 알지 못하는 것들과 그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자연이 당신을 해치기 위해 공모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문화의 폭압적 요소에 희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과 남들이 품고 있는 적의와 증오 때문이다.

 

이것들은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분개가 정당 해지는 건 아니지만, 이제 그 감정을 이해할 수는 있다. 방금 말한 문제들은 어느 하나도 사소하지 않다. 사소하기는커녕 대단히 심각해서, '당신은 왜 분개하는가?' 가 아니라 '왜 모든 사람이 모든 것에 항상 분개하지 않는가?'가 오히려 적절한 질문처럼 보인다. 믿을 수 없이 강력하고 종종 적의를 드러 내는 초월적 힘들이 당신을 노린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무서운 육식 파충류가 당신을 항상 쫓아다닌다. 시계를 삼킨 탓에 재깍재깍 소리를 내면서 후크 선장을 쫏는 악어처럼...


p. 406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니다. 만일 우리가 마음속의 악의를 조금 더 억누르고, 우리의 제도에 더 책임감을 갖고 봉사하고, 올바른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지금보다 덜 분개한다면 어떻게 될까? 변화의 한계가 어디일지는 신 말고 아무도 모른다. 만일 우리가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존재의 구조를 왜곡하려는 유혹을 피한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좋아질까? 우리가 운명의 변덕에 분노하는 대신 감사와 진실을 품는다면? 그리고 우리 모두 이 모든 일을 부지런하고 일관되게 한다면? 자기 자신, 국가, 자연이 파괴적이고 잔인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도록 잘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세계와 척을 지려는 동기를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p. 420

반대해야 한다면, 생명 제거로 어떻게 상황이 개선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감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의식 있는 생명체가 걸어갈 길은 아닐 듯하다. 이런 정신에는 논리적으로 결함이 있어 겉만 번지르르하게 느껴진다. 듣는 사람은 즉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겉보기엔 그럴싸하지만, 그 이면에는 입에 담지 못할 것들이 숨어 있어.

적대자의 논리에 결함이 있다 해서 반대 논리를 세우기가 쉬운 건 아니다.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존재에 대한 반대와 복수심에 물든 환상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림에서 여백이 색칠된 부분을 돋보이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최초의 형태는 모호할지라도 선은 악에 해 당하는 모든 것의 반대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 이 세계에서는 대체로 선 보다 악을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선이 어떤 것인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악과 반대되는 좁은 길에서 시금석들을 발견하고자 노력해왔다. 그중 어떤 것들은 어렵지만 대단히 실용적이다.

 

예를 들어 나는 독자와 시청자들, 특히 죽을병에 걸린 부모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를 치르는 동 안 당신은 비통한 시간을 보낼 테지만 그럼에도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책임을 다하고 슬픔에 빠진 가족들을 잘 보살피라고 이렇게 하는 것은 당신 안에 있는 잠재력을 부른다. 당신 안에 있는 절대자의 힘, 신성한 힘을 깨워 드러나게 한다. 인류는 아주 오랜 시간 죽음과 상실을 다뤄왔다. 우리는 그 일을 용케 해낸 자들의 후손이다. 우리에게는 암울한 일이지만 죽음과 상실을 다룰 능력이 있다.



p. 429 : 범죄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다른 아이들과 싸움을 벌였다. 또한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순간적으로 뛰쳐나왔는데, 차들이 다니는 공간에서는 위험한 행동이었다. 아이들에게는 분명히 부서지기 쉬운 면이 있어서 부모 라면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보호 욕구를 느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율성을 키워주고 세상에 내놓고 싶은 욕구도 느끼게 되는데, 그렇게 해야 아이가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취약성도 당신이 인생에 분개하는 원인일 수 있다. 쉽게 부서지는 삶을 보면서 그 운명을 저주하는 것이다.

나는 부모님에 대해서도 똑같은 생각을 한다. 부모님은 늙어가고 있다. 사람이 늙어가면 성격이 더 완고해진다. 50대였을 때도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다 성격이 대쪽 같았는데 지금은 훨씬 심하다. 그들은 한계와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장점이 한계와 필연적으로 얽힌 경우도 적지 않다). 두 분은 현재 80 대인데 말할 수 없이 까다롭다. 까다로운 두 분을 대하다 보면 맥이 탁 풀리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좀 다르게 행동하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특별히 우리 부모님에 대해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한다거나 두 분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내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도 내가 조금 달라졌으면 하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모난 성격, 취약함, 한계 또한 모두 당신이 사랑하는 것의 일부임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상대방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지만, 또한 상대방의 한계 때문에 그들을 사랑할 수도 있다. 이는 이해할 가치가 매우 높은 말이다. 이 말을 이해할 때 당신은 우리가 어떻게 계속 감사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이 세상은 아주 어두운 곳이고, 모든 사람의 영혼에는 검은 성분이 들어 있지만, 우리는 서로에게서 실재하는 것과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독특하게 섞여 있는 것을 본다. 우리가 신뢰와 사랑에 기초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할 때 그 가능성은 정말로 기적을 일으킨다.

 

우리가 용기를 낸다면 상대방의 한계는 충분히 감사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기적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심연과 어둠의 해독제를 발견할 수 있다.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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