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읽는 열세 번째 책입니다. 손에 들고 서너 시간만에 읽었습니다. 전문서적이라기 보다는 약과 관련된 교양서적과 같이 생각 됩니다.~ 전에 들었던 내용도 있고, 새로 알게된 내용도 있는 우리 주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약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p. 21 : 1장 병이 있으면 약이 있다
우리나라는 1987년 7월 1일 부터 의약품 등 화학물질에 물질특허가 도입되었다. 외국에서 특허받은 물질에 최장 20년까지 효력이 발생해 막대한 사용료를 내도록 법이 바뀌었다. 이후 국내 상위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 투자가 활성화되었다.
신약 개발은 질병의 원인을 찾아 목표가 되는 단백질을 타깃로 잡는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리를 찾아낸 다음, 약효를 일으키는 단백질에 달라붙는 물질을 검색해 합성물질과 천연물질에서 가장 뛰어난 효능을 나타내는 분자를 찾는다.
5,000개 화합물을 검색하면 그중에서 2-3개 정도가 약효실험, 동물실험을 하는 전임상 실험을 통과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1상 (Phase I), 2 상(Phase II), 3상(Phase III)을 진행하면 최종 1개 정도가 남는다. 전임상 시험에서 임상시험으로 단계를 밟아 갈수록 비용이 눈덩이같이 불어난다.
1상 임상시험에서는 수십명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만, 3상에서는 최소 수백 명에서 1,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약을 투여한 다. 어렵게 정부의 승인을 받아도 시판 후 4 상(Phase lV) 시험에서 부작용이 발견되면 퇴출당하기도 한다. 1,000명 환자에게 투여했을때는 나타나지 않아도 1만 명, 10만 명에게 투여되었을 때는 치명 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면 제약회사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출시된 약을 회수한다.
지금은 기존 약과 개념이 다른 항체 의약품(특정 단백질의 항원에만 결합하는 약)백신, 줄기 치료제 같은 바이오 신약과 개인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맞춤 의료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p. 35 : 2장 세균을 물리치다
1905년 독일 동물학자 프리츠 샤우단과 피부과 의사 에릭 호프만이 매독균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당시 독일에서는 유기화학이 크게 발전하면서 염료 산업에서 얻은 화학 지식을 의학 연구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1908년 면역학으로 노벨상을 받은 파울 에를리히는 인체에 해가 없으면서 병원균만 죽일 수 있는 물질을 찾고자 했다. 에를리히는 유기비소 화합물을 만들어 매독균에 실험해 보았다. 비소는 독성이 강해 예로부터 암살에 사용된 물질이다. 토끼 매독 연구 경험이 있는 사하치로 하타가 독일로 유학 오면서, 에를리히와 함께 연구에 몰두했다.
에를리히는 합성한 여러 비소 화합물로 하타와 함께 효능을 실험했다.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오직 매독균만 잡는 마법의 탄환을 찾기 위해 수많은 물질을 만들어 약효를 검색했다. 605 번째 만든 화합물까지도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606번째 물질 아르스 페나민이 매독균을 죽였다. 지금까지 없던 몸 안의 균만 죽이는 물질이 탄생한 것이다. 아르스페나민이 나오기 전에는 수은으로 매독을 치료했다. 하지만 치료 후 사람들은 수은에 중독되어 머리털과 이가 빠지고 신장, 간장이 상했다. 심한 경우 생명을 잃기도 했다.
1911년 특허를 획득하고 제약회사 책스트에서 606 아르스페나 민은 구세주를 뜻하는 라틴어 '살바토르 Salvator'에서 유래한 살바르 산으로 출시되었다. 생산량이 부족한 살바르산을 구하기 위해 의사들과 환자들은 프랑크푸르트 근교의 훽스트 공장에 몰려들었다.
p. 44 : 2장 세균을 물리치다
대량생산을 위한 발효법 개발에 착수했다. 제약회사 화이자는 페니실린 균주를 옥수수 담금액(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패널아세트산을 함유한 농축액)을 채운 탱크에 넣어 발효시켰다. 이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위해 연합군은 대량의 페니실린을 구급약으로 준비했는데, 이 중 90%는 화이자가 생산한 약이었다.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페니실린을 만든 공로가 인정되어 플레밍, 플로리, 체인, 세 명에게 돌아갔다.
페니실린의 화학구조는 영국 여성과학자 도로시 호지킨 Dordhy Hodgkin (1910~1994)이 규명했다. 그녀는 1945년 X선 회절법을 통해 정확한 분자구조를 밝혔다. X선 회절법은 분자나 원자의 3차원 구조를 가장 정확하게 결정하는 수단이다. 이후 분자구조 변형을 통한 더 나은 약물 개발이 이뤄져서 수많은 페니실린 계열의 약들이 나왔다. 대표적인 약이 1972년에 나온 아목시실린(Amoxicillin)이다. 아목시실린과 클라불란산(Clavulanic acid)복합제는 현재 가장 많이 사 용하는 항생제로, 소아 청소년과에서 하얀색 시럽으로 처방되거나 치과, 일반 의원에서도 많이 처방된다. 클라블란산은 내성균을 억제 해 아목시실린의 효능을 높인다.
의약품 개발 역사에서 페니실린 만큼 위대한 업적은 없다. 페니실린이 등장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항생제가 나올 수 있었다.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하는 독특한 기전으로 인해 페니실린은 세포 막으로 이뤄진 인체에는 해를 주지 않는다. 인류는 푸른곰팡이의 선물 덕에 세균 감염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와 함께 인간의 평균 수명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p. 48 : 2장 세균을 물리치다
흙에는 많은 미생물이 서식한다. 흙을 떠서 그 상태를 분석하면 어떤 미생물이 존재하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흙을 흩어지도록 엷게 만들어 영양분을 함유한 한천에 배양한다. 그러면 흩어진 미생물이 각각 분열, 증식해서 커지고 나중에는 눈에 보이는 집단을 이룬다. 각 집단에는 한 종류의 미생물만 모여 있어 그 특징이나 분비하는 물질이 무엇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
1946 년 고령의 나이에도 더가는 미주리 대학에 있는 흙에서 클로르테트 라사이클린 OHionetracgdime을 발견했다. 항균실험을 하니 50개 이상의 균에서 효과를 보였다.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은 1948년 아우레 오마이신ireamycin 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었다. 최초의 테트라 사이클린 계열 항생제가 나온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제약회사 화이자도 토양 미생물에서 항생 제를 얻기 위해 뛰어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페니실린 가격이 폭락해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했다. 원료가 되는 전 세계의 토양 샘플을 얻기 위한 모든 수단이 동원되었다. 화이자는 약간의 사례금을 제공하며, 여행자, 선교사, 탐험가, 항공기 승무 원, 학생, 주부 등을 통해 전 세계 흙을 모았다.
브라질의 정글, 산꼭대기, 땅속 깊은 광산, 무덤, 사막, 외딴섬 등 지에서 채취된 흙은 잘 포장되어 택배로 보내졌다. 이런 방식으로 화이자는 10만 종류 이상의 샘플을 구할 수 있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흙이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연구소에 도착했다. 생 화학자, 미생물학자, 화학자들은 흙 속의 미생물을 접시, 즉 페트리디시에 넣은 후 흙 속의 균을 키운다. 그러면 흙에 있는 항생물질을 검색할 수 있다.
1949년 100종 이상의 균을 죽일 수 있는 옥시테트라사이클린(oynetraddlineol) 한 샘플에서 검출되었다. 이 약은 라틴어로 흙을 뜻 하는 'Terra'라는 뜻의 테라마이신 (Teramycin) 으로 판매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샘플이 인디애나에 있는 화이자 공장 부지 흙에서 채취되었다는 사실이다. 파랑새는 아주 가까이 있었다.
화이자는 1952년 기존 클로르테트라 사이클린의 화학구조를 변형시켜 테트라사이클린 Ttracycline을 합성했다. 활성탄 Charcoal에 금 속 팔라듐Palladium을 촉매로 사용하는 것을 탄소 상 팔라듐Pd/C이 라고 한다. 탄소 상 팔라듐 촉매로 수소 가스를 가하면 클로르테트 라사이클린의 염소 원자를 수소 원자로 바꿀 수 있다. 그러자 균을 죽이는 능력이 아주 강력해졌다. 이전까지는 자연에서 미생물이 분비하는 천연 항생물질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구조 변형으로 약효가 훨씬 뛰어난 약이 탄생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것은 혁명적인 기술의 진전이었다.
이후 분자구조 변형을 통해 1962년 독시사이클린 Doxycycline, 1964년 미노사이클린 Minocycline 이이 나와 광범위 항생제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반대로 약효가 뛰어나지만 부작용도 있다. 임신 4개 월이 지난 임신부나 치아가 나기 시작하는 어린이가 사용하면 치아의 색이 변한다.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약이 치아조직에 결합해 침착되기 때문이다. 색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잇몸 가까운 부위에 검은 줄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p. 52 : 2장 세균을 물리치다
티브 Factive를 미국 FDA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승인받았다. 팩티브는 제미플록사신.acmilosucim 이란 1세대 퀴놀론계 항생제로서 요로 감염뿐만 아니라 여러 약에 내성이 있는 호흡기 감염 중에도 효능이 있는 국산 신약이다. 개발의 주역은 홍창용 박사다. 1993년부터 개발팀에 참여해 이듬해 팩티브를 개발하는 개가를 올렸다. 개발 직후 그가 동료들에게 보낸 'Congratulations, We made it. (축하합니다. 우리가 해냈습니다)'이라는 메모는 세간의 화제가 됐다.
2001년 말, 나는 제약회사 입사를 위해 LG 대전 연구소에 시험을 보러 간 적이 있다. 1박 2일에 걸쳐 시험과 면접을 치르는 동안 연구실에서 홍창용 박사를 만났다. 자그마한 체구의 홍창용 박사는 팩티브 분자구조 모형을 들고 약이 몸에 들어가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질문했다.
간에서 대사 될 때 작용하는 효소 gnochrome P4S0 의 종류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나는 알고 있는 효소를 말한 다음. 평소 궁금했던 팩티브 개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일본에서 실험한 퀴놀론계 항생제 논문 분석을 통해가능성 있는 물질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고 답했다. 새로운 과학 업적은 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앞선 연구결과를 끊임없이 찾고 분석하는 가운데 만들어진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분석적인 자세로 연구에 헌신하던 과학자가 있었기에 우리가 신약의 효능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약 940조 원이다. 2021 년에는 1,36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다. 2018년 530조 원 정도인 세계 반도체 산업의 배에 달한다.
p. 55 : 2장 세균을 물리치다
카바페넴 내성균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인류가 보유한 마지막 카드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1년에 70만 명이 내성균 감염으로 사망한다. 2050년이 되면 1,000만 명 정도가 약제 내성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생제 내성균이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항생제를 개발하는10년 동안 3,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게 개발한 항 생제가 시장에 나와도 3~4년 내로 내성이 생기기 일쑤다. 문제는 제약회사가 어렵게 약을 개발해도 항생제는 치료 기간 1~2주로 아주 짧다는 게 문제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먹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 사용하고 끝내기에 지속적인 수익이 나지 않는다. 제약회사들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꺼리는 이유다. 최후의 사태를 대비해 비축하는 항생제는 기존 항생제가 모두 듣지 않는 환자에게만 사용하기 때문에 처방될 기회가 적다.
2000년 의약 분업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항생제의 오남용 근절이었다. 항생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처방을 받아야만 복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항생제를 처방받으면 반드시 마지막 한 알까지 연속적으로 먹어야 한다. 항생제 복용을 자의적으로 중단하면 정상 세균들에게 내성을 일으키는 기회를 준다.
슈퍼세균은 치료가 어렵기에 예방이 최선이다. 불필요한 항생제 복용을 피하고 손 씻기를 잘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더불어 국가적 차원의 새로운 항생제 개발로 슈퍼세균을 잡는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세균과의 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p. 59 : 3장 모기의 위협에서 벗어나다(조그만 모기가 문제였다.)
말라리아 Malania는 이탈리아어로 나쁘다는 뜻을 가진 'Mal'과 공기를 의미하는 'Aria'가 결합한 단어로, 나쁜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고 생각해서 지어졌다. 오래전부터 말라리아는 늪에서 발생한 공기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말라리아의 원인이 공기가 아니라 모기라는 사실은 19세기 말에야 밝혀졌다. 그때까지 인간에게 가장 해를 끼친 동물은 큰 덩치와 날카로운 이를 가진 호랑이나 곰이 아니었다. 큰 동물은 기술의 발달 덕분에 총으로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오히 려 늪에 사는 조그만 모기가 문제였다. 2016년에도 2억 1,600만 명이 새로이 말라리아에 걸리고, 그중 44만 5,000명이 사망했다.
모기 그 자체는 위험하지 않다. 모든 모기가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것도 아니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 모기 Anopheles가 일으킨다. 이 모기의 특징은 앉아 있을 때 엉덩이를 들고 있다. 그러니 엉덩이를 낮춘 모기라면 안심해도 좋지만 들고 있다면 긴장해야 한다.
말라리아 원충은 플라스모디움 Plasmodium 속에 속하는 단세포 미생물이다. 암컷 얼룩날개 모기가 사람 피를 빨 때 침과 함께 혈액 속으로 원충이 들어간다. 원충은 간에서 증식한 다음 적혈구 세포에 들어가 헤모글로빈을 먹고 산다. 헤모글로빈을 소화할 때 독성 물질이 생기는데 증식한 원충이 세포막을 터뜨려 독을 몸에 방출하 민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오한이 나다가 고열이 생기고 마지 막으로 땀이 나는 특징을 보인다. 말라리아 증상은 모기에게 물리 고 나서 잠복기를 거쳐 평균 2주일 뒤쯤 나타난다. 모기가 주입한
p. 66 : 3장 모기의 위협에서 벗어나다
퀴닌은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식민지화에 필수적인 약이 되었다. 퀴닌이 없었으면 말라리아가 들끓는 미지의 대륙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퀴닌은 오래 사용해도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다만 부작용으로 두통, 청력 손상, 어지러움 등이 있다.
말라리아를 한자로는 학질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학질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을 떼다'는 말은 '학질에서 벗어났다'는 뜻이었다. 무시무시한 열병인 학질은 고열에 시달리는 것이 특징으로 고열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곤경에 처했을 때 진땀을 빼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제물포가 개항되면서 일본, 청나라 뿐 아니라 서양 상인도 들어왔다. 1884년 독일 마이어 상사의 제물포 지점으로 설립된 세창양행은 근대 물품을 들여와 판매했다. 이곳의 최고 히트 상품은 금계랍이었다.
세창양행은 당시 여론을 주도하던 <독립신문>에 꾸준히 금계랍 광고를 했다. 금계랍은 말라리아 특효약 퀴닌을 음역한 말로 발음 이 어려워 갱개랍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1885년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이 개원되었는데, 진료한 자료에 따르면 1886년에 발열 환자가 많았다고 한다. 이때 발열 환자는 말라리아 감염자였다.
구한말 애국자 황현의 <매천야록》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이들에 한 번 앓는 학질을 속칭 당학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병을 매우 두려워하였다.
p. 70 : 3장 모기의 위협에서 벗어나다
네 가지 낡은 것(사 )을 타도한다며 낡은 사상, 낡은 문화, 낡은 습관, 넓은 관습 타파에 나섰다. 이때 공자묘, 사찰, 사원 등이 구시대 유물로 낙인찍혀 파괴되었다.
대학은 폐쇄되었고 교수, 교사, 지식인, 고위층들은 하방 되어 농촌으로 쫓겨나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 부총리를 지낸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신도 이때 하방되어, 시진핑 역시 7년을 농촌에서 살아야 했다. 이 시절의 경험으로 인해 인간 본성은 악하다고 판단한 시진핑은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를 탐독했다고 한다.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투유유는 중국의 여성과학자로 1969년부터 Project523에 참여했다. 투유유는 2,000종이 넘는 천연 식물을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200종에 달하는 천연 약물을 추출해 쥐에 실험했다. 190여 차례의 실패 끝에, 1971년 10월 개 똥쑥에서 추출한 아르테미시닌 Artemisinin 이 말라리아에 효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위·촉·오 삼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수도를 강남으로 옮긴 동진후 시대였던 340년에 갈홍이 쓴 약학 책 《주후비급방附後個能力) (위급할 때의 처방전 모음)이 있다. 투유유는 이 책에서 개똥쑥을 학질 치료에 사용한 것을 발견했다. 책에 '찬물에 담가 즙을 낸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투유유는 에테르를 이용한 저온 추출법으로 학질 치료 물질을 얻을 수 있었다. 1972년 동물실험으로 말라리아에 효능이 있음을 검증했고, 1977년에는 분자구조를 규명했으며, 1986년 마침내 치료용으로 정부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는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에 내성이 생긴 터라 새로운 치료제가 절실했는데 아르테미시닌 덕분에 1990년대부터 사망자가 급격히 줄었다. 투유유는 해외 유학을 가지 않고 박사학위도 없이, 화교가 아닌 중국 본토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노벨상을 받았다.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시닌을 발견한 것이 1960~1970년대 문화 대혁명의 혼란기였다는 점에서 더욱더 값지다. 연구하거나 지식인으로 불리는 계층은 광신적인 홍위병들에게 무차별적인 테러를 받던 시기였다. 물자와 연구시설이 부족했고 과학자는 학대당했다. 큰 혼란 속에서 이뤄진 꾸준한 연구 결과였기에 투유유의 아르테 미시닌은 값진 성과로 평가받는다.
신약 개발은 개똥쑥처럼 천연물을 배경으로 한 것이 많다. 자연에 있는 동·식물의 추출물로 생리 활성을 확인하고 분자구조를 규명한 다음, 그 분자를 조금씩 바꾸어 약효가 더 강하고 안전한 물질을 만든다. 디히드로아르테미시닌 Dibydroarntermisinin은 아르테미시닌보다 10배 높은 활성을 가진다이 처럼 위대한 약의 모체는 자연이라고 할 수 있다.
p. 81 : 4장 순간의 호기심이 만드는 중독
19세기에는 의료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아편 없이는 치료도 없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동시에 중독자도 늘어났다.
독일의 약사 프리드리히 제르튀르너Hiechnich Sienarmer(1783-1841)는 어느 날 저녁 알칼리 추출 용액(암모니아수)에서 흰색 결정을 발견했다. 그는 여러 용매를 이용해 아편을 추출하는 실험을 했다. 암모니아수를 넣으면 용해도가 낮아져 결정이 생기는데, 이것을 분리· 정제해 쥐와 개에게 먹이자 잠이 들어 나중에는 깨어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제르튀르너는 자신을 포함한 네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을 했다. 결정을 알코올에 녹여 물로 희석해서 45분 간격으로 세차례 먹었다. 강한 효능으로 제르튀르너는 반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구토를 유발하는 약을 먹어 독을 제거했지만 완전히 깨어나는 데는 수일이 지나야 했다. 그때 복용한 양은 1,000mg이 넘는데, 지금 하루 최대 복용량 100mg의 10배에 달한다.
추출한 결정 아편의 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임을 확인한 그는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에서 따와 모르핀Morphine이라고 이름 지었다. 주사기가 발명된 이후에는 모르핀을 물에 녹여 혈관에 주사했다. 1870~1871년 프로이센 · 프랑스 전쟁 때 다친 군인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모르핀을 의료에 사용했다. 끔찍한 통증을 줄여주는 모르핀은 환자 치료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통증뿐 아니라 죽음의 공포도 줄여주기 때문에 지금은 말기 암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제르튀르너의 모르핀 분리는 현대 약개발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전까지는 아편처럼 자연에서 얻는 식물이나 동물 자제를 약으로 사용했다.
p. 83 : 4장 순간의 호기심이 만드는 중독
헤로인은 모르핀과 비교해 아세틸기 2개를 가지고 있어 기름에 잘 녹는다. 따라서 기름 성분이 많은 인체 세포막을 잘 통과해 체내 흡수율이 높다. 세포막을 통과한 아세틸기는 대사에 의해 분해돼 다시 모르핀으로 바뀐다. 또한 헤로인은 모르핀보다 쉽게 혈뇌 장 벽RBlod-treaim Bamier을 통과한다. 뇌에 들어간 헤로인은 빠르고 강렬하게 도취감을 일으킨다. 바이엘은 중독성이 없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심지어 어린이도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르핀 보다 3~4배 강한 진통작용으로 헤로인은 큰 인기를 끌었 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자 헤로인을 투여한 환자들에게 심각한 증상이 나타났다. 중독된 사람들은 아프지 않은데도 헤로인을 계속 찾았다. 약을 끊으면 정신착란, 불안, 현기증, 불면증 같은 금단증상 이 일어났다. 과량 복용하면 급격히 호흡이 마비되고 혼수를 일으 켜 죽게 된다.
헤로인은 동공을 수축시키고 호흡, 심장박동,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해 수면을 유도한다. 헤로인을 정맥에 주사하면 몇 초 내에 무아지경에 빠지는데 짧지만 강렬한 느낌 뒤에는 근육이 풀리고 만족 감을 느끼게 된다. 어떤 방법으로도 얻을 수 없는 강렬한 쾌감을 헤로인이 주지만 부작용도 크다. 한 번 중독되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고 평생 경험하지 못한 통증이 생긴다. 헤로인을 끊임없이 찾다. 보니 약을 얻기 위해 쉽게 범죄, 매춘에 빠진다.
헤로인이란 이름은 영웅적인 기분이 든다고 해서 지어졌다. 헤로인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메타돈Methadone 요법을 쓴 다. 메타돈 역시 탐닉성이 있지만 헤로인보다는 끊기가 쉽다.
p. 91 : 4장 순간의 호기심이 만드는 중독
원래 GHB는 정맥 마취제로 개발되어 유럽에서 1964년에 출시되었지만 발작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수면장애,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도 사용되었으나, 악용되면서 1990년 미국 FDA는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2001년 유엔 마약위원회는 GHB를 마약으로 규정했고, 미국도 정식 마약으로 분류해 제조하거나 소지하면 2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우리나라도 2001년 12월 마약으로 지정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알려진 GHB는 물에 타서 마시면 10~15분 이내 몸의 근육이 풀리면서 취한 듯 기분이 좋아진다. 갑작스럽게 졸음이 쏟아지기도 하는데 심하면 식은땀을 홀리고 몸이 떨리거나 구토, 두통, 환각 증상이 나타난다. 술에 타면 효과가 더욱 커져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의식불명에 이를 수 있다. 3~4시간 효과가 지속되며 다량 복용하면 환각 증세와 강한 흥분을 일으킨다.
아주 단순한 분자 구조라 제조하기가 쉽고 인체 내에도 소량 존재하기에 검출하기가 어렵다. 유명 연예인과 연루되기도 하고 마약. 폭력, 탈세 등 범죄와도 연결고리를 가진다. GHB는 복용한 후 12 시간이 지나면 몸 밖으로 모두 배출되어 증거가 남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졸린 상태에서 당하면 잠을 푹 잔 것처럼 느껴져서 강간이 일어나도 피해자는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20대 피해자 비율이 전체의 48%에 달하는데, 여성 피해자의 평균 나이가 25 세다.
대응법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주는 술, 음료를 먹지 않는 것이다. 캔은 본인이 직접 개봉하고,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자리를 비울때는 새술을 먹자
p. 108 : 4장 순간의 호기심이 만드는 중독
스테로이드의 대안 이부프로펜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대신할 약 개발이 절실했다. 1950~1970 년대에는 수십 가지 약들이 개발되었다. 1955년 영국 제약회사 부츠의 연구원 스튜어트 애덤스는 안전하면서도 소염 효과가 있는 약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다. 소염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염증을 줄이는 정도를 비교할 수 있는 표준 모델이 필요했다. 그는 실험용 동물 기니피그 등에 30분 동안 자외선을 꾀어 염증을 유발한 다음, 아스피린을 먹여 염증이 줄어드는 정도를 측정했다. 표준모델의 도입으로 합성한 수백 종류의 화합물 중에 약효가 있는 것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개발된 약스테로이드 구조가 아니면서 소염 효과가 있다고 해서 엔세이드(NSAIDSINon Stersitual Anti Inflammatory Drugs: 비스터 로이드성 항염증약)라고 불렀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부프로펜 이다. 약 450개의 화합물을 합성해 소염 효과를 비교했으며 최종적으로 이부프로펜이 안전하면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1969년 출시된 이부프로펜은 위장관 출혈을 일으키는 아스피린 보다 부작용이 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루펜(부루펜 시립도 같은 성분이다. KCW는 알레르기가 있어서 복용을 피했다.)으로 미국에서는 애드빌Advil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이부프로펜은 소염 효과뿐 아니라 진통, 해열작용이 있으며 목이 아프게 나 관절염이 있을 때도 쓸 수 있다.
p. 111 : 5장 통증의 공포에서 해방
Phiongerne, 머스터드 가스 Mustardl Gas 같은 독가스를 생산해 납품했어며,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독일에서 가장 큰 폭발물 제조회사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19년 파리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바이엘의 모든 해외자산은 몰수되었다. 전쟁 배상금 마련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1925년 독일의 8개 염료, 화학 약품 31419 0752] G-Farben (Interessen-Gemeinschafft Farbenindustrie AktienGioellschuff)이라는 거대기업으로 합병되었다. 파르벤의 구성원이 된 바이엘은 제2차 세계대전에도 군수기업으로 동원되었다. 수용소 죄수들에게 실험용 약품을 공급하고, 대량 살상가스 치클로 비장klon B를 생산해 아우슈비츠 살상을 도왔다. 종전 후 연합국은 독일 산업을 해체하기 위해 이게파르벤을 12개 회사로 분해했다. 그때 바이엘은 다시 살아났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150여 개국에 350여 개의 관련 회사를 가진 바이엘은 현재 12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1만 개에 달하는 품목을 생산하는 제약·화학 회사다. 우리나라에도 한국바이엘이 설립되어 영업하고 있다. 1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바이엘은 엄청난 연구비 투자해 기술 개발에 전념한다.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의약품을 개발 · 생산해온 바이엘은 인류에게 큰 공헌을 했지만 중대한 잘못을 범했던 전범기업이기도 하다. 바이엘의 역사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는 이윤 창출뿐 아니라 도덕성 또한 중요하다는 값비싼 교훈을 준다.
p. 113 : 5장 통증의 공포에서 해방
생활 속에서 친숙한 아스피린의 진화
기원전 1550년경 이집트 파피루스에는 관절염이 있는 임신부에게 버드나무껍질을 치료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적혀 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진통을 덜기 위해 버드나무껍질을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1753년 영국의 성직자 에드워드 스톤(1702-1768)은 쓴맛이 나는 버드나무 껍질을 말라리아열을 가라 앉히는 데 사용했다. 버드나무 껍질에는 살리신(salicin)이 있어 진통, 해열 효과가 있다. 살리신은 위에서 살리실산으로 변해 약효를 나타낸다.
아스피린 Aspirin은 펠릭스 호프만이 개발했다. 호프만의 아버지는 관절염을 앓아 살리실산을 복용했는데 위장장애 부작용으로 고생이 심했다. 약학을 전공하고 바이엘에서 근무하던 호프만은 아버지가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1897년 그는 살리실산을 약간 변형시켜 아스피린을 만들었다. 아스피린은 살리실산보다 위장이 편하고 관절염에 효과가 좋았다. 1899년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아스피린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도 세계에서 매년 5만 톤(약 1,000억 정)이 소비되고 있다.
아스피린은 오랫동안 사용되었지만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p. 119 : 5장 통증의 공포에서 해방
국내에서는 2015년 크리스털 지노믹스가 개발한 폴마콕시브Polmacoxib(제품 명 : 아셀렉스)가 출시되었다. 폴마콕시브는 COX2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COX2 저해제다. 임상시험 결과 셀레콕시브보다 골관절염과 관절기능을 우수하게 개 선했다. 아주 적은 용량으로 골관절염 치료제의 단점인 속 쓰림위궤양, 장출혈 등의 위장관 부작용을 낮추고, 심혈관계 부작용도 극복할 수 있어 큰 기대를 모 으고 있다
획기적인 신약 1개는 의사 1명이 평생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의 몇만 배 이상의 사 람을 고친다. 아스피린을 개발한 호프만처럼 사람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이기는 원동력이다
p. 133 : 5장 통증의 공포에서 해방
불행하게도 클로로폼 수술에서 간독성이 나타났다. 심각한 것은 심장 심실세동(심장이 무질서하게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으로 죽는 것 이었다. 클로로폼 사용이 확산되면서 간 손상과 심실세동으로 인한 사망 사례는 더욱 늘어났다. 1937년 클로로폼이 심장 박동원을 민 감하게 만들고 심실세동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되자, 서서히 마취제 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마취 효과는 웃음가스보다는 에테르가, 에테르보다는 클로로폼 이 강력하다. 에테르와 클로로폼은 폭발성과 독성으로 이제는 사용 하지 않지만, 웃음가스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마취약으로서 작용 은 약하지만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수술 초기 마취 상태로 들어 갈 때나 수술 후 마취가 끝날 때, 다른 약과 웃음가스를 같이 사용 하면 마취시간을 조절하기가 수월하다.
특히 치과 치료를 두려워하는 어린이들에게 유용하다. 치과를 무 서워하는 어린이들은 충치를 방치하기 쉬운데 이럴 때는 웃음가스 로 통증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하면 좋다
p. 135 : 6장 외과수술의 혁명
불소가 고농도로 들어간 세보플루란은 독성이 적어 현재 가장 많이 쓰고 있다. 수술을 위해 비교적 짧은 시간 마취시키는 데 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흡입마취제가 개발되었다. 마취제가 수술에 굉 장히 많이 쓰이지만 오랫동안 정확한 작용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신 마취제로 사용하는 약들은 서로 간에 화학적 관련이 없다. 이 들은 폐를 통해 뇌에 도달해서 마취를 일으키고, 그다음 인체에 흔 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이것은 미스터리에 가깝다. 단지 공통 점이라면 기름 성분에 잘 녹는 작은 분자라는 것뿐이다.
그러다가 2013년 한미공동 연구팀이 마취제의 작용기전을 밝혀 냈다. 마취제는 뇌의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 뇌정보 흐르을 억제해 무의식 전환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마취제와 관련한 사망은 25만 분의 1 정도다. 건강한 사람일 때 는 40만 분의 1로 줄어든다. 상당히 안전한 약이지만, 간혹 쇼크가 발생해 사망하기도 한다. 마취과의사가 마취를 하고 응급 장비가 잘 갖춰진 곳이라면 대부분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
치과의사 웰스가 웃음가스를 주의 깊게 관찰해 수술의 고통을 없 애는 마취제를 발견한 사실은 흥미롭다.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과 세상을 더 낫게 만들려는 열망이 중요하다. 그러면 우리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p. 156 : 7장 뭉친근육이 풀리다
때 호흡을 유지하기 위한 기관 내 삽관용으로 사용한다. 숙시닐콜린 Succinylcholine 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붙지 못하도록 방해해서 근이완각 용을 하는 것을 비탈분극성 근이완제 Non-Depolarizing Muscle Relaum 라고 한다. 주로 수술할 때 주사제로 사용한다. 비탈분극성 근이완 제로는 베쿠로니움lecutonium, 로쿠로니움 Rocuronium, 판쿠로니움 Pancuronium 등이 있다. 큐라레와 보톡스Botox도 같은 원리다. 이 약 들은 큐라레의 유효성분인 투보큐라린을 변형해 만들었다.
도 2018년 담관낭으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외과의사와 수술 일정을 잡고 마취과에 가니. 마취과의사가 마취 과정에 관해서 설명해주고 사용하는 근이완제도 알려주었다. 전신 마취를 하기 위해 마취제와 더불어 근이완제를 투여 받았다. 이때는 의식이 없지만 여러 약들이 어우러져 수술이 이뤄졌다. 직접적인 수술은 외과의사가 하지만, 마취과의사가 수술 중의 호흡과 심장을 관리하고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한다.
수술할 때 통증을 잊게 하는 마취는 여러 전공 의사들의 협력과 약물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혹시 수술을 받을 일이 있으면 그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길 권한다. 현대의학의 절묘한 조합을 깨닫게 된다.
p. 161 : 7장 뭉친근육이 풀리다
최신 의약 동향 베카론 살인사건
베카론 Vecuronium은 수술에 사용하는 근이완제다. 호흡할 때 꼭 필요한 횡격막도 이완시키는 강력한 약으로, 수술하는 의료인만 취급하는 아주 특별한 약이 다. 이런 베카론이 매스컴에 등장하기도 하는데,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다. 2017년 3월 충남 당진에서 아내가 호흡 마비를 일으켰다며 남편이 119에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
구급대가 도착하니 의사였던 남편이 아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아내는 심정지로 사망했다. 병사로 처리되었던 이 사건을 아내의 언니가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져, 남편이 살인 혐의로 구속되었다
의대를 졸업한 남편은 병원을 운영하다 여러 불법을 저질러 폐업하고는 이혼을 한 상태였다. 그런 남편과 죽은 아내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나 재혼했고, 10 억 원 가까운 재산을 가졌던 아내를 설득해 당진에 다시 성형외과를 개업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않았고, 급기야 남편은 아내를 살해하기 로 마음먹었다.
남편은 베카론 주사로 살인을 시도했으나 처음에는 실패하고 두 번째 시도에서 살인에 성공했다. 수면제로 아내를 잠들게 한 뒤 주사기로 아내의 팔에 베카론을 주사한 다음 밖으로 나가 외출한 것처럼 위장하고 30분 뒤 집으로 돌아와 119에 신고했던 것이다. 그러고는 대원들이 출동했을때 태연히 아내에게 심폐 소생술을하는 연기를 했다.
베카론을 투여하면 환자는 2-3분 안에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해져 목을 졸린 것처럼 숨을 쉴 수 없게 되고, 심장이 멎는다. 그래서 베카론을 주사할 때는 인공 호흡기나 안전장치가 준비된 상태에서만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사형집행에 사용한다.
p. 169 : 8장 다양한 효능의 유익균
파스퇴르는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의 차이를 확인했다. 와인을 만드는 알코올 발효는 효모의 활동으로 일어나고, 젖산 발효는 세균에 의해 일어난다. 파스퇴르는 세균에 의해 젖산이 만들어지면서 신포도주가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효모는 길이가 4~10배에 불과한 단세포 미생물로, 생존을 위해 당분을 먹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에탄올을 배출해 알코올 발효를 일으킨다. 술, 빵, 치즈, 된장, 간장을 만들 때는 효모를 사용한다. 당시에도 효모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발효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파스퇴르는 현미경을 통해 와인 발효에 효모가 관여하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발효는 부패한 유기물에 의해 자극 받아 일어나는 화학과정이라고 믿었지 미생물이 물질의 성질을 바꾼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전에도 발효에 관한 여러 이론이 있었으나 실험에 근거하지 않은 가설에 불과했다.
효모가 있으면 포도주스가 와인이 되는 것처럼 유익한 결과를 얻는다. 반대로 젖산균이 있으면 신우유나 쓴 포도주처럼 유해한 물질을 만든다. 생활에 유익한 물질을 만들면 발효라고 하고, 악취가 나거나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라고 한다.
파스퇴르의 젖산 알코올 발효와 와인 효모 연구에 의해 프랑스 와인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효모를 이용한 다양한 와인이 생산되었으며, 프랑스 와인은 해외로 수출되어 먼 나라에서도 맛보게 되었다.
p. 176 : 8장 다양한 효능의 유익균
힘들 때 단 음식을 먹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장에 탈이 나기도 한다. 전혀 별개인 것 같은 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장은 사람의 감정도 조절한다.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cerotonin의 90%가 장에서 분비된다. 행복은 뇌에서 느끼지만 뇌에서 분비하는 세로토닌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 모자라면 우울증이 생긴다.
세로토닌은 장속 신경세포의 일종인 장 크롬화 친화성 세포 Fatetrochromafin Cells에서 합성된다. 이 세포에는 세로토닌을 만드는 원료물질이 많고 크롬염에 노란색으로 염색된다. 세로토닌을 만드는 장은 제2의 뇌라고 할 수 있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좋게해 행복 감을 느끼게 하고 우울증을 예방한다. 장 내부의 정보는 주변 신경 세포에 전달돼 뇌로 간다. 장과 뇌가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장-뇌 연결축Gur-Brain Asih'이라고 한다. 장과 뇌 사이에는 생체신호를 주고받는 축이 있다. 아직 장-뇌 연결축 간의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장내 물질 세로토닌은 신경계, 면역계, 내분비계 및 대사 체계를 통해 뇌에 영향을 미친다. 대장이 감정까지 조절한 다는 사실이 놀랍다.
p. 189 : 9장 우리몸을 움직이게 하는 윤할유
각기병은 오랫동안 원인 불명의 돌림병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미를 먹어도 반찬으로 김치가 빠지지 않는다. 김치 속에 들어 있는 마늘이 티아민을 보충해주어 각기병에 걸리는 경우가 없었다. 요즘도 피곤하면 마늘 주사를 맞는 경우가 있는데, 주성분이 티아민이다.
19세기와 20세기 초만 해도 서양에서는 각기병을 전염병이라고 생각했다. 각기병은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시아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던 서양 사람들은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찾아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네덜란드 군의관 크리스티안 에이크만Christian Eikman(1s58-1920) 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각기병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1896년 그는 자바섬의 어느 병원에서 기르던 닭 한 마리가 병이 나 잘 걷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닭이 멀쩡해졌다. 이유를 찾으니 병원에서 닭을 키우던 사람이 닭에게 백미를 주기가 아까워 현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런 치료 효과가 쌀겨에 들어 있는 미지의 성분에 의한 단순 해독작용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각기병은 어떤 성분이 결핍되어 발생하며, 그 성분이 쌀겨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1911년 폴란드 화학자 카지미르 풍크(Kazino Crz Funk 188i-1967)가 티아민을 쌀겨에서 분리했다. 그는 염기성을 나타내는 이 물질이 생명 Vial에 없어서는 안 되는 아민 Mmme 이라는 뜻으로 'vitamine' 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 후 이런 성질을 가진 비타민들이 많이 알려졌다.
p. 191 : 9장 우리몸을 움직이게 하는 윤할유
가네히로의 식단을 적용하자 4.2%로 대폭 감소했다. 333명의 순무원 중 새로운 식단으로 식사하지 않은 14명만 각기병에 걸린 것 이다.
방법은 단순했지만 일반 병사에게 적용하려니 반발이 심했다. 식사 때마다 고기를 지급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했고 병사들도 좋아하지 않았다. 일본은 불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7세기 무렵부터 19세기 까지 무려 1200년 동안 육식을 금했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물론 닭고기, 쇠고기에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부족한 단백질은 고기 대신 생선으로 보충했다.
해군에서 빵과 수프를 지급하자 병사들의 원성이 컸다. 일본에서 탕은 간식이지 밥 대신 먹는 식사가 아니었다. 잡곡을 먹으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이 경우도 반발이 거셌다. 대부분 시골 출신인 군인들은 먹고살기 힘들어 입대한 경우가 많았다. 군대에 들어오면 쌀 밥을 먹을 줄 알았던 터라 시골에서 늘 먹던 잡곡은 거부했다.
고심 끝에 해군은 해결책을 찾았다. 1902년 영일동맹 체결 이후 양국 해군은 군사 교류를 해오고 있었다. 일본 해군은 영국 해군이 함정에서 먹는 카레 수프를 주목했다. 카레는 인도인이 즐겨 먹는 음식이지만, 18세기 영국 해군에서 선상 식량으로 개량했다. 장기 항해시 쇠고기 수프에 들어가는 우유가 쉽게 상해서 자극성이 강한 향신료인 카레를 사용해 식량의 보존성을 높인 것이다.
카레 수프를 일본에 도입했지만 초기에는 인기가 없었다. 국처럼 떠먹는 카레 수프는 밥과 어울리지 않았다. 개량을 거듭해 강황이 들어간 카레 분말에 밀가루 전분을 섞어 지금의 카레를 만들었다.
p. 211 : 10장 콜레스테롤을 낮춰라
동물실험에서 효능이 없으면 약이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메바스타틴을 투여한 동물실험에서 효능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지혈증은 고지방식을 하고 운동량이 적은 생활습관에 의해 나이가 들어 나타난다. 그런데 쥐는 수명이 길지 않고 고지방식을 먹여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다 보니 실험에 적당한 동물이 아니었다
1976년 아키라는 쥐 같은 설치류보다는 콜레스테롤이 정상보다 높은 고등동물에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쥐 대신 암탉으로 실험했다. 달걀갈 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으므로 달걀을 낳는 암컷은 콜레스테롤이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메바스타틴을 투여 하니 달걀에서 50%까지 콜레스테롤이 떨어졌다. 개나 원숭이에서 도 효과가 있었다.
고등 동물실험에서 효능이 인정되었지만, 그다음 독성실험이 문제였다. 쥐를 대상으로 한 독성실험에서 간독성이 있다고 나오자 회사에서 개발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상심한 아키라는 왜 간독성이 나왔는지 분석했다. 그는 투여한 약의 용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독성실험에서 사용했던 과도한 메바 스타틴의 양을 줄이면 독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난관에 부딪친 상태에서 미국 텍사스 대학으로부터 중중 고지혈증 환자에게 메바 스타틴을 써보자는 재의를 받았다. 아키라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메바 스타틴을 임상에 써보고 싶었다. 그러자 일본 학회 중진들이 반대했다.
p. 215 : 10장 콜레스테롤을 낮춰라
최초로 상품화된 로바 스타틴(제품명: 메바코)이 나왔다.
로바 스타틴은 처음 출시할 때 버터색을 닮은 노란색이었다. 노란색은 콜레스테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나중에는 푸른색으로 색깔이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아키라가 최초의 콜레스테롤 억제 물질 메바스타틴을 발견했지만, 상품화에는 미국 머크가 앞섰다.
로바 스타틴이 나온 후, 산쿄는 미국 제약회사 BMS와 제휴해 프라바 스타틴을 출시했고 1989년에 미국 발매 허가를 받았다. 로바 스타틴, 프라바 스타틴 개발을 통해 스타틴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얻게 되었다. 처음에는 곰팡이를 이용한 천연물에서 출발했으나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인공적으로 합성하게 되었다. 머크는 로바 스타틴의 구조를 약간 바꿔 심바 스타틴(제품명: 조코)을 만들었다. 심바 스타틴은 로바 스타틴보다 2.5배 강한 약효를 나타낸다.
이처럼 신약을 개발할 때 처음에는 자연에서 나는 천연물질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러다 데이터가 많아지면 분자를 조금씩 바꿔 약효가 더 큰 약을 만들어,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훨씬 강하게 한다.
자연에서 얻은 독특한 효능을 가진 물질을 분리, 정제한 후 화학 구조를 알아낸다. 그런 다음 생리환성, 독성실험을 거치고 임상시험을 한 다음 여러가지 화합물을 만들어서 가장 약효가 좋은 약을 개 발한다.
스타틴 개발에서 모두가 축배를 든 것은 아니다. 스타틴은 일반적으로 안전하지만 간혹 근육통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 스타틴에 의해 근육세포가 분해되는 횡문근융해증은 신장 기능을 망가뜨린다.
p. 231 : 11장 심장과 뇌혈관을 지켜라
노벨은 말년에 협심증을 앓았는데 의사가 니트로 글리세린을 처방했다. 그는 폭발물이 약이 되었다며 먹기를 거부했다. 의사들은 사람들이 폭발할까 봐 두려워하지 않도록 니트로글리 세린을 트리니트린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처방했다. 1896년 노벨은 뇌출혈로 사망했다.
전쟁에서 생명을 죽이는 니트로글리세린이 협심증에 걸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명약이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다이너마이트같이 뛰어난 과학적 업적이 서구사회에서 이뤄진 가장 큰 원인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의 힘 때문이다.
수많은 나라, 민족종교를 가진 유럽은 한 나라에서 개발된 기술이 다른 나라에서 개량 되어 상업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비판받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선택받고 칭송받는다. 니트로글리세린도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스웨덴에서 꽃을 피운 경우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개별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소통하는 문화의 힘을 길렀기 때문이다.
글로벌한 세상에서 한국에서 기술을 개발해도 더 나아지는 과정은 다른 나라에서 이뤄질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다양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자유로운 소통문화를 발전시켜 어렵게 만든 기술과 노하우가 사장되지 않고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제도의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우선은 개인 각자의 생각이 유연해져야 한다. 상대를 포용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바탕돼야 혁신적인 과학기술 개발이 가능하다. 이것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는 기본 인프라가 잘 갖춰져야 가능하다. 더
p. 236 : 11장 심장과 뇌혈관을 지켜라
투약 후 1,200ml로 늘었다. 그다음 메르바펜을 투여했을 때는 2,000mL에 달했다. 며칠 약을 중단하자 소변량은 줄었고, 다시 투여하면 증가했다. 수은을 함유한 메르바펜이 강력한 이뇨효과가 있음을 아주 우연하게 발견한 것이다.
보글은 메르바펜을 심부전 환자들에게 투여했다. 심부전이 생기면 혈액순환이 나빠져 몸에 부종이 생기는데, 메르바펜의 이뇨효과로 부기가 빠졌다. 매독 치료에 우연히 사용한 약이 심부전 환자의 부종을 치료하게 되었다. 하지만 수은이 들어 있어 간 독성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1950년대 말 새로운 이뇨제가 개발되면서 1960년대부터는 수은이 들어간 약은 더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하이드로클로로 치아자이드(제품명 다이크로)를 부종과 고혈압에 주로 쓰고 있다. 이뇨제를 고혈압에 사용하는 것은 소변량을 늘려 몸속 혈액량을 줄이려는 것이다. 그러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적어지고, 심장에서 나오는 양도 줄어들어 혈압이 떨어진다. 이뇨제를 꾸준히 투여하면 혈관 속 소금기인 나트륨을 배출시켜 고혈압을 개선한다. 보험가격도 10원으로 아주 저렴하고 효 과가 좋아 다른 고혈압약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p. 242 : 12장 사랑의 묘약
사랑의 묘약은 주인공 네모리노가 연인의 사랑을 확인하기 전에 서정적으로 부르는 노래다.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체티 Gauctano Donicell의 작품이다. 1832년 밀라노에 있는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남녀 간 사랑을 얻기 위한 노력과 진실된 사랑의 힘을 주제로 한 오페라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젊은 농부 네모리노는 대농장주의 아름다운 딸 아디나를 짝사랑한다.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사랑을 얻고 싶었다. 그때 떠돌이 사기꾼 둘카마라가 마을에 온다. 둘카마라는 자신을 박사라고 속이고 여러 가지 묘약을 비싸게 팔았다. 둘카마라는 네모리노에게 자신이 가진 약을 마시면 연인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순박한 네모리노는 약을 마시고 용기를 내 아디나 에게 구애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약은 싸구려 포도주였다.
한편 아디나는 마을에 온 수비대장 벨코레의 청혼에 응하지만 결혼 계약서를 앞에 두고 서명을 미룬다. 벨코레에게 사랑을 뺏길 위기에 처한 네모리노는 다급해져 약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네모리노는 비싼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벨코레의 군대에 입대하기로 결심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숙부에게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다. 갑자기 부자가 된 네모리노에게 마을 처녀들이 관심을 보이지만 영문을 모르는 네모리노는 자신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 약의 효력 때문이라고 믿는다.
네모리노가 자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군대까지 갈 계획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아디나는 그의 정성에 감동해 사랑을 받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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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10개로 늘었다). 종류가 많다 보니 PDE를 억제하면 CGMP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작용해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러던 중 생물학자 프랭크 버슬렘Frank Ihurnlem이 쥐 신장과 토끼 혈소판에서 PDE들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화이자는 분리된 PDE 중에 5번째 효소인 PDE5만 억제하는 물질을 찾았고, 여러 화합물을 만든 후 시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실데 나필silchenail을 발견했다. 화이자 생물 분야 연구원들은 PDE5가 혈관 평활근육에 많이 있어 실데나필이 혈관을 확장시킬거라 생각했 다. 그들은 심장근육에 있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늘리면 협 심증을 치료할 거로 예측했다.
협심증은 혈전으로 혈액 흐름에 지장이 생겨 심장에 산소 공급이 불충분해 가슴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다. 실데나필로 협심증 임상시험을 했지만 혈압 변화, 심장 박동수, 혈류량, 심장 박출량 등 모든 점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오래전 발견한 니트로글리세린보다도 못했다. 실데나필은 폐기직전에 놓였다.
그런데 1992년 영국 웨일스에서 안전성 시험을 행한 결과 중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이 약을 25mg 하루 3번 복용한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용량을 높여 50mg을 8시간마 다 하루 3번 10일 복용한 사람 중에는 소화불량등과 다리가 아프고, 음경이 발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당시에는 이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발기를 경험했으나 제대로 보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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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퇴르가 말했듯 단순히 넘어갈 수 있었던 사실이지만 세심한 관찰을 통해 엄청난 발견을 했다. 부작용으로 발기가 일어나는 사실에서 화이자는 실데나필을 발기부전 치료제로 방향을 바꾸었다. 발기부전증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는 놀라웠다. 1994년 임상시험에서 12명 중에서 10명이 1 회 용량을 복용한 다음 증상이 개선되었다. 가짜 약을 먹은 플라세 보그룹에서는 12명 중 2명만이 개선되었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임상시험 참여를 위해 구름처럼 모여들 었다. 1994년에서 1998년까지 3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0mg을 1회 사용했을 때 88%가 발기상태가 호전되었다. 반대로 플라세보 그룹은 39%만 호전되었다. 그뿐 아니라 쉽게 오르가슴에 도달하고 성욕이 증가해 성생활이 향상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화이자는 임상시험이 끝난 후 참가자에게 사용하고 남은 약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아무도 돌려주려 하지 않았다. 실데나필은 1998년 정식으로 상품화되었고, 그 이름이 '비아그라'다.
비아그라의 효능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발기는 수도꼭지를 통해 물이 욕조 안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산화질소는 수도꼭지와 같고, PDES는 욕조의 배수관 입구와 같다. 비아그라는 수도꼭지를 통해 욕조에 물이 많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수구 마개를 막아 들어온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건강한 사람은 성적 흥분으로 수도꼭지가 열려 욕조에 물이 금방 차지만, 발기부전 환자는 수도꼭지가 많이 일리지 않아 충분한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배수구를 막으면 욕조 안에 물이 차도록 할 수 있다. 비아그라는 PDE5의 작용을 막아 물. 즉 혈액이 나가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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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다량의 산화질소가 몸속에서 만들어진다. 약간 숨이 가쁜 정도의 운동이 가장 이상적이다. 산화질소는 몸에 있는 산화물질로 인해 쉽 게 파괴되기 때문에 항산화제 보충이 필요하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산화질소의 손실을 줄여주고, 비타민 A, C, E와 여러 미네랄은 항산화작용이 있다.
혈관을 파괴하는 호모시스테인을 줄이려면 비타민 B군 복용도 필요하다. 포화지방과 소금을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육류는 살코기 중심으로 먹고, 생선으로 오메가3를 보충하면 혈관이 말랑말랑해 진다. 육류 대신 콩이나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금은 혈관을 좁게 하고 심장질환을 일으키므로 맵고 짜게 먹는 습관을 고쳐야 혈관이 건강해진다. 과도한 스트레스도 산화질소 생성에 악영향을 주므로 적절히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비아그라 성공 이후 여러 제약회사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들을 출시했다. 레비트라, 시알리스가 2003년에 나왔고, 국내 제약회사에 서도 뒤를 이어 자이데나, 엠빅스, 제피드가 나왔다. 현재 6개 성분 의약이 판매되고 있다. 비아그라, 레비트라강직도가 강하고 시알리스는 작용시간이 길다. 자이데나는 중간 정도의 약효, 엠빅스는 부작용이 적으며, 제피드는 제일 빨리 약효가 나타난다.
약을 먹고 나서 흡수되어 혈액에 얼마 정도가 있는지를 나타낸 것을 약물 혈중농도라고 한다. 비아그라는 복용 후 1시간 시알리스는 2시간이 되면 최고 혈중농도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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