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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독서정리

열일곱 번째 책 : 잡담이 능력이다 -사이토 다카시

by 마파람94 2025. 3. 31.


사이토 다카시 책을 몇 권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오늘 또 한 권 추가합니다.



눈앞에 있는 상대의 보이는 부분을 칭찬한다

고작 10초도 되지 않는 대화만으로도 서로에게 호의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의 토대가 무리 없이 형성된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상대를 갑자기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 난감했던 사람들은 이제 이해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눈앞에 있는 상대의 '보이는 부분'을 먼저 칭찬하자.

오늘의 넥타이, 셔츠………………. 고쿠분 씨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을 보고는 칭찬하는 것이다.

"사이토 선생님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니 참 훌륭하십니다."

이건 잡담이 아니다. 이것은 잡담에 있어 칭찬도 아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아첨인지 비아냥인지 그 진의를 파악할 수 없어 리액션을 하기가 난감해진다.

하지만 고쿠분 씨의 '칭찬'에서는 정말로 '이곳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자', '오늘 눈앞에 있는 상대와 마음을 통하게 하자'라는 기분이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아! 그래요?"라고 기분 좋게 리액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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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으로 축구 경기를 볼 때면 '볼 점유율'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화면 아래에 '볼 점유율 AC밀란 60 : 바르셀로나 40' 등으로 표시된다. 시합 중에 어느 팀이 볼을 갖고 공격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이 발상은 잡담에도 적용된다.

결국은 '화제 지배율'이라는 말이다. 잡담에서는 상대 위주의 화제(타인의 이야기)와 자신의 화제(자신의 이야기) 지배율(포지션)에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와 다른 점이라면 볼(화제) 지배율이 높다고 시합(잡담)이 반드시 유리하게 흘러가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치우침 없는 균등한 의미에서의 이상적인 지배율은 50대 50이지만 모든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이상이며 잡담 상대의 상황에 따라 화제 지배율을 바꿔갈 필요가 있다.

화제 지배율을 고려하라

고객이나 거래처 등, 일 관계로 만난 사람들과 나누는 사소한 잡담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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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 아닌 서로 간의 잡담을 나누는 중에도 뭔가 비즈니스에 유리한 정보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때는 자신의 이야기 비율을 조금 높이고 자신이 꺼낸 화제로 잡담을 리드해 가면 된다. 그 비율이 6대 4, 7대 3이라도 괜찮다. 상대의 이야기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충분히 유용한 잡담으로 성립될 수 있다.

상대가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대로 상대의 비율을 높인다. 8대 2 정도로 하여 상대가 8, 자신이 2를 담당하도록 하면 잡담은 술술 풀린다.

원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화제가 자신에게서 다른 데로 옮겨간 순간 흥미를 잃게 되는 수가 있다. 그것을 두고 “유치하다”, “어른답지 못하다"고 말해봤자 소용없다. 그럴 때는 애초부터 자기 이야기는 포기하고, 듣는 역할에 충실하면 상대가 페이스(pace)를 만들어줄 것이다.

이렇듯 잡담은 화제를 지배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상대에게 패스를 돌리고 화제를 지배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잡담에는 결론이 필요 없다. 결론이 나오면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애써 분위기를 띄운 잡담이 맥없이 끊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잡담에서는 '결론'이라는 골을 향해 슛을 날려서는 안 된다. 패스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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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몰라도 된다.

다자이 오사무나 《인간실격》이라는 작품에 관해 파고들어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토론이나 논의이지 잡담이 아니다. 잡담과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토론이나 논의는 한 가지 화제에 관해 파고들거나 혹은 관련 지식을 쌓아간다. 똑같이 다자이 오사무와 관련된 화제라도 작풍이라든가 인간성의 본질로 향한다. 이른바 화제가 수직 방향으로 확대되는 것이 토론이다.

그에 반해 잡담은 화제가 수평 방향으로 확대되어 간다. 연상이 연상을 부르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화제로부터 이야기가 점점 비껴간다. 처음의 화제를 잊어버렸다는 것은 연상의 연쇄가 훌륭하게 확대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남의 이야기에서 연상하여 화제를 비껴가는 것이다. 이 스킬만 익히면 잡담 중에 대화가 막혔을 때 다른 화제로 멋지게 전환할 수 있다. 축구로 말하자면 공간을 확보한 것과 같다. 잡담(볼)을 전개하기 쉬운 화제(공간)를 찾아내어 그 방향으로 화제를 비 껴가는 것이다.

연상하여 비껴간다.

이것은 잡담을 컨트롤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스킬이다.

13.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해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기 있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유명 개그맨이 터트리는 폭소 에피소드, 그것은 프로 중의 프로가 갈고닦은 실력으로 하는 이 야기들이다. 말 그대로 '예능'이다. 남을 웃기는 일이 직업인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당연히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개그맨도 아닌 우리가, 썰렁하지 않게 깔끔한 유머로 마무리 멘트까지 날리며 즉시 반응을 끌어내는 것은 당연히 무리다. 절대 못한다.

앞에서도 잡담에 결론은 필요 없다는 말을 했다.

여기서 말하는 '결론'은 이야기를 하면서 ‘즉시 반응이 오는 재미난 결론'을 의미한다. 따라서 잡담에 ‘결론'은 필요 없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요?"

“뭘 어떡하자는 거죠?"

이런 말은 전혀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는 말, 절대 해서는 안 될 말 중에서도 으뜸이다.

이야기를 끝낼 때는 자연스럽게 마무리해야 한다.

“아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요. 그럼 다음에 또.”

이 정도면 충분하다.

결론이 있다. 결론을 내린다, 깔끔하게 정리한다, 이런 조건이 붙지 않는 것이 잡담의 장점이다.

애초에 “그런데 결론이 뭐냐?”고 묻는다 하더라도 “그냥 그걸로 끝이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잡담이다. 결론이 없는 것이 잡담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썰렁하지 않으면서 즉시 반응이 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완성된 에피소드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또한 능숙하고 매끄럽게 들려줄 수 있는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남 앞에서 말하는 기술이며, 토크술이나 화술의 범주에 들어갈 만큼 상당히 높은 수준의 말솜씨가 요구된다.

잡담은 토크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이다. 또한 잡담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의 지반 없이는 고도의 테크닉도 익힐 수 없다.

'토크술', '화술'보다는 잡담력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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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당혹스러웠지만 차츰 그 친구와 사귀는데 익숙해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친구를 사이에 두고 다른 친구들과도 사귈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친구에게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그 친구 덕분에 학창 시절의 인간관계, 즉 친구끼리 이뤄진 커뮤니티로부터 낙오되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친구와의 만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누구에게라도 거리낌 없이 대하는 그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주위에 따르는 사람이 많다. 바꿔 말하면 인덕이 높다. 앞서 말한 중립적인 자세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덕을 부른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는 사람은 누구와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으면서 모두와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한다. 따라서 공정하게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그런 사람에게선 인간으로서의 '그릇의 크기'가 느껴진다.

이와 반대로 화술 자체는 뛰어나더라도 말상대를 고르는 사람, 싫은 사람과는 말도 섞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왠지 그릇이 작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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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잡담은 상대와의 거리를 단번에 좁힌다.

하지만 그중에 나이 지긋한 집배원 한 분은 개의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다가, 배달을 오면 꼭 “잘 지냈니?" 하고 개를 쓰다듬으며 말을 건넨다. 그러니 개도 그 집배원을 잘 따른다.

“장수를 쏘려면 먼저 말을 쏴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 경우에 는 '먼저 개를 쐈다'고 말할 수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그 동물을 귀하게 여겨주는 사람에게 좀 더 호감을 갖는 법이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다.

그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개를 좋아하는 푸근한 아저씨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다른 집배원이 나 택배기사들과는 차별화되는 특별한 존재다.

약간의 배달 실수가 있어도 나는 그냥 넘어간다. 잡담으로 격의 없는 사이가 되었으므로, 자잘한 실수는 신경 쓰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오전 특급으로 받아야 할 배달물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바람에……………….” 하며 점심이 지나서 도착해도 “이런 날씨에 어쩔수 없죠!" 하고 끝낸다.

하지만 그런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상대의 실수를 단적으로 지적할 수밖에 없다.

“오전 특급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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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얼굴은 잊어도 잡담은 기억한다

앞서 말했듯이, 그룹 TOKIO의 멤버 고쿠분 씨는 잡담의 달인이다. 그 이유로 칭찬에 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언제 만나더라도 '어제 만난 듯한' 느낌을 주는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다.

이전에 한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고쿠분 씨를 만난 적이 있다. 4,5년 전에 만나고는 두 번째 만남이었으니 상당히 오랜만에 만난 셈이다.

녹화 틈틈이 출연자,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고쿠분 씨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사이토 선생님, 전에 만났을 때 저한테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는 4, 5년 전에 잡담으로 흘리듯 말했을 뿐인 화제를 기억하고,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어제 만난 사이처럼 화제로 삼고 있었다.

물론 당시의 잡담 내용 전부가 아닌 인상에 남은 키워드나 문구가 기억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이전에 나눈 잡담을 기억해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뻐한다. 기분이 좋아져 그 사람에 대해 각별한 호감과 친근감을 갖게 된다.

“네. 그런 적이 있지요. 잘 기억하고 있네요."

이렇게 기분 좋게 응수할 수 있다. 사소한 기억 하나로 인해 인간관계가 한층 안정된다.

이처럼 잡담에서 '기억'은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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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몸이 먼저 움직이는 리액션이 중요하다

잡담을 잘하고 못하고는 지역에 따라서도 다르다. 잡담이 능 한 지역이라고 한다면 일본에서는 두말할 것 없이 간사이 지방, 그중에도 역시 오사카다.

오사카 사람들의 잡담은 수준이 꽤 높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도쿄 사람에게는 없는 리액션 문화를 들 수 있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오사카 사람들에게 미토 고몬(에도시대 번주였던 도쿠가와 미쓰쿠니를 모델로 한 일본의 시대극이다. 미 토 고몬은 권선징악을 대표하는 인물로 한국의 암행어사와 비슷한 위상에 있다-옮긴이)의 인롱(약 따위를 넣어 허리에 차는 타원형의 작은 합-옮긴이)을 보인 후에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기획을 한 적 이 있다.

당시 오사카 거리를 오고 가는 일반 시민들에게 인롱을 보였 더니, 거의 90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우와!” 하고 머리를 조아 렸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땅에 넙죽 엎드리는 사람까지 있었다. 혼자 길을 가던 회사원, 여고생, 주부, 젊은 커플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그랬다. 함께 있던 아이에게 “얼른 머리를 조아려라!" 하는 아빠도 있었다.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두가 똑같 은 리액션을 취했다.

하지만 도쿄에서는 이런 리액션을 거의 볼 수 없다. 그저 얼떨 떨해하거나 “뭐 하시는 거예요?” 하며 그냥 지나치는 식이다.

오사카에서는 칼로 베는 시늉을 하면 모두 “으악! 당했다!" 하 고 쓰러져주고, 권총으로 빵 쏘는 시늉을 하면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져준다는 말이 있다.

상대가 어떤 행동을 취하면 반드시 어떤 반응을 보인다. 그것이 정해진 형식이 있는 것이라면 예외 없이 기대대로 반응한다.

오사카 사람에게는 이런 리액션 문화가 뿌리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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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사람은 사실은 누구나 수다쟁이다.

세상의 아버지들도 마찬가지다.

단골 술집에 들러 한잔 들이켜는 이유의 절반은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다. 술집 주인이나 다른 단골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난 후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 기분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새삼 아내와 마주해도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소 닭 보듯 대한다. 집에 돌아가도 이야기할 만한 상대가 없다. 그러니 집에 가기 전, 한숨 돌릴 겸 어딘가에 서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다.

머릿속을 일 모드에서 갑작스레 가정 모드로 전환할 게 아니라, 그 중간 영역을 만들고 싶은 욕구도 있다. 일 이야기도 가정 이야기도 아닌, 전혀 의미 없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머리를 식히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잡담을 하고 싶어 한다. 잡담을 원한다.

우리는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이야기에 굶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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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잡초처럼 강한 잡담이 깊은 관계를 만든다

잡담력, 그것은 잡초가 갖는 생명력과도 같다.

어떤 토지에서도, 그야말로 도심의 콘크리트 틈에서도 돋아 나는 민들레처럼 고독으로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이나 혐오스런 사람에게도 개의치 않고 적극적인 잡담으로 사회와의 끈을 이어준다.

잡담력에 능한 사람이란 그런 ‘잡초력'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필요한 이야기, 용건과 관련된 이야기만으로는 그 상황이 끝나면 그것으로 모든 게 끝나버린다. 절대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은 도모할 수 없다.

그런 콘크리트 같은 분위기 틈에서도 돋아나는 잡초 같은 잡담이야말로, 깊숙한 곳으로부터 인간관계를 이어준다.

이 사람은 이래서 싫고 저 사람은 저래서 싫다. 말하는 게 싫고 창피하고 성가시다. 이런 생각으로는 다른 집단과의 사이에 잡초가 자랄 수 없다. 요즘은 확실히 잡초가 자라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예쁜 꽃 한 줄기만 심어 그것만 소중히 다루다가 꺾이기라도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잡초도 자라지 않는 곳에 꽃이 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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