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헤세의 독서의 기술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던 몇 가지가 있지만 특별히 이번 책과 중복되는 부분이 떠오릅니다. 그것은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의 문답과 동시에 내 의견을 정리하면서 읽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모습 속에 저자들의 생각들과 조언들로 아우라를 만들수 있다는 상상을 합니다.
특별히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책의 지도를 그리는 것과, 병렬 열차가 출발하듯이 책을 여러 권 읽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른바 저자가 주장하는 동시병행 독서법이라는 것을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두권만 먼저 시작해 봅니다.
밑줄로 가보겠습니다.
즉 독서는 책을 구입하고 펼치는 단계부터 '내가 이것을 읽겠다'는 의지가 반드시 투입되어야하는 행위이다.
눈으로 글자를 좇고, 머릿속으로 의미를 곱씹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식이 체화되고 생각하는 힘과 응용력이 함께 길러진다.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가는 동안 기억에도 더 오래 남게 됨은 물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배우려고 한다면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을 이용하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쉬지 않고 공부해야 한다는 말처럼 부담되는 말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뒤처질지 모른다는 압박감은 우리를 편히 쉬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실하게 수강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면서도 큰돈을 들여 학원에 등록하기도 하고, 인터넷 강의를 틀어 놓고 멍하니 쳐다보는 것으로 공부를 끝내면서 '그래, 이 정도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라고....
Chapter 1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031
학교는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오로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당시는 강의에 출석하지 않아도 졸업 시험만 치르면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일하고 있던 사무실 맞은편에 있는 공립도서관에 가 독일어, 영어 책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다. 훗날 자신의 책 피터 드러커 : 나의 이력서에서 '나는 도서관에서 진짜 대학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이때부터 시작된 공부는 평생 이어졌다. 3년이나 4년마다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고,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셰익스피어 전집을 천천히 주의 깊게 읽기', '발자크의 '인간희극 시리즈 읽기' 등등 목표를 세워가며 꾸준히 책을 읽었다.
피터 드러커에게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익혀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곧 독서를 의미했다. 그리고 책에서 배운 것들은 일을 하고 성과를 내게 하는 자양분이었다. 그가 신문기자, 대학 교수, 컨설턴트 등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 일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도, 서른 권이 넘는 책을 내고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논문과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도 폭넓은 지식과 식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Chapter 1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33
흐름에 휩쓸려 살다 보니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기가 어려울 뿐이다. 자아 찾기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재발견'일 것이다.
지난주 방송을 준비하느라 영화 <애니 다이어리>를 봤다. 이 영화는 취업을 위한 면접에서 자신에 대해 설명해 보라는 질문을 받고 패닉에 빠지는 주인공 애니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간단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답을 하려고 하니 생년월일, 고향과 같은 기본적인 사항을 제외하고 진짜 내가 누구이고 적성이 무엇이며 어떤 사람이 되야 할지는 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우연한 기회로 자신이 살았던 환경과 전혀 다른 상류층 집안에 유모로 들어가 아이를 돌보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과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이 난다. "인류학자들의 속설에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면 낯선 환경을 경험해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유모로 사는 동안 마침내 나 자신이 누군지 알게 되었다.”
실제로 인류학은 '현지 조사' 즉 낯선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을 찾아가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다른 문화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문화를 더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나면 그동안 당연하고 익숙하게만 받아들였던 자신의 문화가 낯설게 보이고, 미처 알아보지 못한 부분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면서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낯선 자극과 부딪히면서 익숙한 것을 다시 새롭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나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산사람을 만나거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식으로 말이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속에서 습관적이고 수동적으로 행동했던 나를 다시금 발견하고, 혹여 그 과정이 괴롭거나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외국여행에서 갑자기 비행기를 놓치고 갈 곳이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자.(나는 파리에서 실제 그런 경험이 있다)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고 언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손짓 발짓과 그림까지 동원해 호텔을 구할 수도 있고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공항에서 노숙을 강행할 수도 있다. 그러는 동안 내가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거침없이 말을 거는 적극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고, 혹은 예상치 못한 사건 앞에서는 모든 두뇌 활동이 정지한 것처럼 패닉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Chapter 1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039
반성하고, 그 속에서 배울 것은 없는지 탐구할 수 있다. 그리고 설령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나와 다른 생각과 삶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렇게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재발견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바꿔가는 동안 궁극적으로는 나를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으며, 내 삶의 지향점과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선명하게 그려 나갈 수 있다. 만약 책을 읽지 않고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을 통해 성장하고자 한다면 평생을 바친다 해도 이룰 수 없는 일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그만큼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과 비슷한 책만 골라 읽는 사람들이 있는데 굉장히 위험한 독서법이다. 이런 독서는 생각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좁게 만들고 자신을 편협한 인간으로 만든다. 물론 내가 좋아하고 흥미를 가진 분야의 책을 찾아 읽으며 나와의 연결점을 이어 나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생각들을 살펴보면서 균형감을 찾아야 한다. 어떤 생각이든 절대적인 것은 없으며 어떤 것이 근본적인 진리를 지향하는지 고민하는 동안 세계관이 넓어진다.
하나의 사실을 옳다고 믿으면 몸과 마음이 편할지 몰라도...
Chapter 1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유효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닛케이 신문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일단 잔다. 단 것을 먹는다. 충동구매를 한다와 같은 답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몸의 피로와 머리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이고 감각적으로 즐기기 위한 방법들이다.
그런데 얼마 전 영국에서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서섹스대학교 인지 신경 심리학과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서, 산책, 음악 감상, 게임, 커피 마시기 등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흔히 떠올리는 활동들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바로 독서라고 한다.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68퍼센트 감소되고, 근육 긴장이 풀어지며 심박수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활동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은 하지만 독서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게임의 경우 스트레스는 줄어들지만 심박수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를 진행 한 루이스 박사는 "독서는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잘 충족시켜 준다. 무슨 책을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작가가 만든 상상의 공간에 빠져 일상의 스트레스와 걱정에서 탈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전했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크리스토프의 인생에 몰입하는 동안 내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로부터 잠깐이나마 떨어져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마치 게임처럼 가상의 세계로 도피를 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역경을 이겨 내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카타르시스를 얻었고 그렇다면 나는 내 앞에 놓인 고비들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지 자문자답하면서 다시 현실과 겨룰 힘을 얻었다.
이후로 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힘이 들 때마다 책을 읽는다. 밝고 긍정적인 내용의 책이 아니라고 해도 책을 읽는 행위 자체만으로 자연스럽게 기분이 전환되고 털어 내고 싶었던 감정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공포 소설을 읽고 웃음을 되찾았다면 믿겠는가. 몇 년 전 그런 경험이 있다. 당시에 나는 갑작스러운 우울감에 빠져 있었다. 항상 젊게 산다고 자부해 왔는데 오십을 앞두고 나니 갑자기 내가 돌이킬 수 없게 늙어 버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생각도 나이가 들었고 그래서 인생에서 재미있는 일은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 같다는 건방진 생각에 빠졌다. 보통 이럴 때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라거나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라고 하는데 그것마저도 귀찮고 하기 싫었고, 즐겨 듣던 음악도 듣지 않았다.
그날도 거실에 멍하니 앉아 있는데, 아내가 읽다 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스즈키 코지의 소설 「링」이었다. 공포 소설은 좋아하지 않지만 그날은 어쩐지 호기심이 생겨 첫 장부터 읽기 시작했다. 워낙 인기 있는 소설이라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정말 무서웠다. 텔레비전 속에서 귀신이 튀어나오다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자꾸만 책 내용이 생각나고 그때마다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며칠 뒤, 집에 돌아왔는데 아무도 없고 집이 텅 비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갑자기 책 내용이 떠오르는게 아닌가. 너무 무서워져서 온 방을 돌아다니며 불을 켜고 음악을 틀어 놓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니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기지 않은가. 오십이 다 되어 가는 남자가 단지 책 한 권을 읽은 것 때문에 무서움에 떤다는 사실이 그저 종이 위에 활자를 늘어놓은 것에 불과한 책을 읽고 이렇게 난리를 친다는게 스스로도 너무나 우습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웃고 나니 뭔가가 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나에게도 아직 이렇게 아이 같은 면이...'
Chapter 1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49
뉴스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보지 않아도 괜찮다.
운전 중이거나 일을 하는 중과 같이 책을 읽으면 안 되는 시간 책을 읽을 수 없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시간이 많아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누구나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 동안 책을 읽기로 선택한 것뿐이다.
10분 독서가 가져다준 변화
내가 바쁜 직장인들에게 독서 시간으로 활용해 보라고 추천하는 시간은 바로 출퇴근 시간이다. 예를 들면 전철을 타면 휴대폰을 내려놓고 10분간 책을 읽는다'라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보라 는 것이다. 실제로 예전에 내 책을 담당했던 편집자에게도 이방법을 추천한 적이 있다. 그런데 1년 만에 만난 편집자가 "선생님 덕분에 책 읽는 시간이 늘었어요"라며 말을 꺼냈다.
"책 만드는 일을 하면서도 책을 많이 못 읽고 있다는게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선생님이 얘기해 주신 말을 듣고 출근길에 10분...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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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을 시간도 없다고 말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틀에 한 권 심지어 하루에 한 권 책을 읽기도 한다. 이 차이가 단지 할 일이 많고 적음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까?
나는 이것이 단지 업무강도나 능력의 차이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어 얼마나 알차게 하루를 운용하고 있는가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생각한다. 습관적으로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는데 급급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쉽게 버려지는 시간들을 모아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제대로 균형을 잡으며 사는 것의 차이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너무 바쁘다'는 말은 우리를 더 열심히 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놓쳐서는 안 될 일들을 뒤로 미루게하는 핑계가 될 때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아주는 일이나 전부터 꼭 배워 보고 싶었던 도예 수업에 등록하는 것을 미룰 때 흔히 너무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잘 따져 보면 분명 낭비되는 시간이 있는데도 시간을 제대로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떻게 시간을 관리해야 할지 막연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먼저 독서로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는 법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이들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동시에 나 자신을 성장하게 만들 수 있으니 독서만큼 좋은 시도는 없을 것이다. 내 책의 편집자가 10분 독서로 삶의 변화를 일으킨 것처럼 말이다.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서 산다'는 말이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은 오직 시간뿐이다. 단지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하루, 일주일, 더 나아가서는 인생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을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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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중요한 것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정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외부의 상황은 어떤지 기민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 팀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정해야 한다. 아무리 그가 경영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시대와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그 조직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최고의 필름 브랜드'라는 과거의 명성을 버리지 못해 결국 파산에 이른 코닥을 보라. 코닥은 디지털 환경이 미칠 충격을 과소평가했고 결국 100 년이 넘는 역사에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코닥의 CEO가 거부할 수 없이 몰려드는 디지털 트렌드를 조금만 더 예민하게 포착했다면 어땠을까. 코닥이 가진 브랜드를 계승하면서도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면 그렇게 허무한 결말을 맛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코닥의 CEO가 현재 서점에 어떤 책들이 새로 나오고 있는지, 가장 주목받는 책은 무엇인지만 알고 있었어도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점의 매대를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혹은 한 나라를 뒤흔든 이슈, 학자들이 연구한 최신 정보와 개념, 현재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 당대를 움직이는 욕망을 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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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럽고 자신을 뽐내는 사람이 되었다는게 아니라.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사람들이 저절로 주목하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의 변화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눈에 띄는 특출난점이 있는 사원이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충고를 종종 받았다.
그러다 사내 교육팀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교육은 커녕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자신이 없는 그에게 그것보다 곤란한 일 은 없었을 것이다. 그때 우연히 M. 센게 교수의 학습하는 조직 시스템 사고로 미래를 창조한다』라는 책을 읽은 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이 책을 통해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는 개념을 배우게 된 것이다. 퍼실리테이터는 말 그대로 촉진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구성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함께 일을 할 때 힘을 모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그들을 자극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가르치지 않는다. 구성원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끈다.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야 상대방도 나와 대화가 잘 통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대화할 수 있다.
두 번째 원칙은 제대로 들었다면 질문을 던지라는 것이다. 본래 대화는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 공을 주고받듯 말을 이어가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한 마디라도 더 하기 위해 애쓴다. 내가 상대방보다 아는 것이 더 많고 더 가치 있는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사로잡힌 경우도 있고, 경력이 많고 연장자이니 의미 있는 말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말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만 하게 된다면 상대의 관심을 끌 수가 없다.
대신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면 상대방의 관심을 끌고 더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며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상대방도 마음의 문을 쉽게 연다. 또한 내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다시 확인하거나 핵심을 점검하는 식으로 대화를 풀어 나가면서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더 빠르게 알아챌 수 있다.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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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언급하겠지만 독서는 저자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찾고 내 생각과 비교하며 질문을 던진 뒤, 기록으로 남기는 지적 활동이다. 생각의 맥락을 파악하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점에서 대화와 굉장히 비슷하다.
단지 실제 대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화는 즉흥적이고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지만 독서는 영구적이고 시간과 상관없이 곱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독서는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읽거나 앞으로 돌아가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맥락을 잇고 질문을 던지는 법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 '맥락 찾기-생각하기-질문하기'의 과정을 충분히 연습해 둔 사람은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당황하지 않고 능숙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독서를 통해 쌓은 지혜와 지식은 대화를 더 풍부하게 해 주고,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해 준다. 어떤 상대를 만나든 상대의 관심사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화제를 찾아 이야기를 하려면 이야깃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토크쇼 진행자라고 상상해 보라. 진행자가 매일 비슷 한 이야기만 하고 며칠 전 인터넷에서 본 이야기만 한다면...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당신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 동안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당신이 일하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읽은 책의 권수만큼 뒤에서 저자들이 버티고 서서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혼자 일하는 사람은 몇십 명이 도와주는 사람을 당해 낼 수 없다.
당신이 특출 난 천재이거나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을 하며 경험치를 늘려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더 이상 꾸물거리지 마라. 매일 한 권의 책을 읽는 것만이 평범한 우리가 경쟁력을 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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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독서법에 연연하지 마라
요즘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있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읽으니 다시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참 많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동화 안에는 인생에 대한 풍부한 비유와 반짝이는 통찰이 가득하다. 그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길을 잃은 앨리스가 체셔 고양이에 게 길을 묻는 장면이었다.
앨리스 :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알려 줄래?
고양이 :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엘리스 : 난 어디든 상관없어.
체셔 고양이 :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잖아?
앨리스 : 어딘가에 도착하기만 하면 돼요
체셔 고양이 : 그럼 넌 분명히 도착할 거야. 계속해서 걷다 보면 말이야.
이 대화는 마치 인생에서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묵묵히 걷다 보면 어디에든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독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책 읽기가 낯설고 두려운 사람들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과 부담감을 쉽게 떨치지 못한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을 붙잡고 '선생님,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기도 하고 남들처럼 서점에 가서 인기가 있다는 책을 한 권 구입해 읽다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역시 난 독서는 맞지 않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체셔 고양이의 말처럼 일단 계속해서 읽다 보면 독서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책은 어떤 책인지, 어떻게 읽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등등에 대한 답은 읽다 보면 알게 된다. 누구나에게 다 통하는 정답이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이 그렇듯 책 읽기에도 그런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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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다 읽은 후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가?
-어느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다시 읽는다면 어느 부분을 제일 먼저 읽겠는가?
-어떤 점을 배웠는가?
이 질문에 망설이거나 머뭇대지 않고 답을 하되, 다른 사람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해 책을 읽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빠르게 읽기'란 단지 책 한권을 빨리 읽는 기술이 아니라 최소한의 시간으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효율적인 독서법이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얼마나 빨리 읽었는가',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려 하지 말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읽을 것인가' '의심하고 따져 보면서 내 생각의 깊이를 넓혔는가'의 문제로 접근하길 바란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사람들에게
만약 당신이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고 그래서 읽은 책도 몇 권되지 않는 문제에 처해 있다면 조언해 주고 싶은 것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책을 읽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설명할까?'라는 질문을 염두에 두고 읽어 나가라
혹시 내용이 너무 어려운 책이라서 다 읽고 나서도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한 적이 있지 않은가?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만 너무 치중하다 보면 전체를 놓치게 된다. 특히 독서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책 내용을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면 집중도가 높아지고 저자가 책을 통해 전달하려는 핵심 내용을 계속 염두에 두면서 전체적인 내용을 논리에 따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즉, 머릿속에 책 내용을 지도로 그리는 연습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하면 가장 중요한 줄기를 따라 전체를 이해할 수 있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 헤매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에 독서 속도가 빨라지며,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두 번째,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책을 더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성실하게 읽는 것 외에는 정답이 없다.
책 100권을 읽은 사람이 1권을 읽는 것과 책을 5권 읽은 사람이 1권을 읽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능숙하게 책을 읽을까? 당연히 책 100권을 읽은 사람일 것이다. 그는 풍부한 독서 경험...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독서의 기술 144
마지막 한 페이지를 다시 읽는 식으로 연결해 나가면 헷갈릴 일은 없다.
독서 흐름이 끊기게 두지 마라
책을 한 권 다 읽을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독서의 흐름이 끊길 수 있다. 선로 1개에 열차 10대가 달리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선두의 열차가 멈추면 다음 열차도 더 이상 달릴 수 없다. 그보다는 열차 10대가 다 달릴 수 있도록 선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독서도 이와 같은 원리로 생각하면 된다. 모처럼 독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책을 펼쳤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렵고 재미가없어서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책 한권만 붙잡고 시간을 보내면 백발백중 흐지부지되어 버린다.
이때 생각을 바꿔서 읽던 책을 내려놓고 다른 책을 집어 들어 읽는 것이 동시 병행 독서법이다. 속도가 느린 열차라고 인정해 버리고 바로 다른 선로에서 열차를 출발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는데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괴테의 다른 소설이나 동시대를 무대로 한 좀 더 가벼운 소설을 읽으며 정신을 환기하고 호기심과 의욕을 되살릴 수 있다.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독서의 기술 164
역사 등등의 작품이나 현대 문명의 밑바탕을 이룬 경제학, 물리학 등의 저서들을 말한다. 이런 책들은 세상에 발표된 지 오래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생각을 담은 책이 현대의 우리에게 무슨 가르침을 준다는 것인지 언뜻 수긍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지금 유의미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언제 그 옛날 책들을 보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본질을 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문명이 발전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급격히 달라졌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는 삶의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삶과 죽음, 사랑, 증오, 선과 악, 쾌락, 고통, 도덕, 공동체 등이 그렇다.
고전들은 이렇게 삶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탐구하면서 그것들이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보도록 만든다. 또한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이끌었던 사상들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했고 그 결과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까지 성찰할 수 있게 한다.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독서의 기술 167
최소한의 분량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독서노트
중국의 정치가 마오쩌둥은 "붓을 움직이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그의 독서법은 여러번 반복해서 읽고 직접 써서 정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즉 책을 읽는 동안에는 중요한 부분에 체크를 하거나 의문이 가는 부분에 반론을 적어 놓는 식으로 메모를 하고, 다 읽은 후에는 요점을 정리하면서 중요한 문장을 베껴 쓰고 자신의 생각을 함께 정리하는 식으로 다시 한번 정리했다. 내용 정리, 의문 제기, 내 의견 정리 이렇게 3단계를 거쳐 가면서 책을 심도 있게 읽기 위해 노력했다. 마치 책과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능동적인 독서법이다.
'독서 감상문'이라는 숙제에 괴로워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책을 읽고 정리를 해보라고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억지로 책을 읽고 꾸역꾸역 긴 감상문을 쓰게 한게 문제지 책을 읽은 뒤에 나름대로 정리하는 것만큼 중요한 단계도 없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은 것으로 독서를 끝내 버리면 기억에 오래 남기기도 어렵고, 독서를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리하는 단계를 놓치게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내 나름의 결론을 하나의 일관된 주제로 엮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그 생각들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세심하게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구성하는 매우 심도 깊은 사고 과정이다. 그래서 책을 읽은 뒤에 내 생각과 문장으로 정리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어느 정도 분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만 버린다면 '재미있다라는 식의 단편적인 인상만으로 책을 기억하지 않고 독서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책을 읽고 난 뒤에 아주 짧은 한두 줄로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 보길 바란다.
만약 당신이 글을 쓰는 것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운 좋은 사람이라면 필요 없겠지만 여기에서는 적은 분량으로 부담 없이 시작해 볼 수 있는 메모법을 소개한다.
바로 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독서기술 182
1. 인용구 베스트 3 노트: 핵심을 내 것으로 만드는 기록법
책을 읽는 동안 제일 좋았던 문장을 3개 뽑아 정리한 것이 '인용구 베스트3 노트'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좋은 부분을 적어 두고 왜 그 부분이 좋았는지 혹은 어떤 점을 느꼈는지를 함께 적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독서로 얻은 지식을 자신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훈련을 할 수 있고,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이었다는 사실만 적으면 기억에서 쉽게 사라질 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빠트리기가 쉽다. 그렇지만 나와 연결시킬 때 책은 생동감을 가지고 내 안에서 살아 숨 쉬게 된다.
보통 대학에서 에세이를 써오라고 하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자기 생각이 없이 책만 잔뜩 읽고 요약정리하는 것이다. 참고하는 책이나 논문은 분명 훌륭하지만, 그것을 단지 요약하는 것만으로는 책을 읽는 의미도 없고 공부도 되지 않는다. 박사 논문 수준의 주장을 펼치라는 말이 아니다. 어떤 점에서 이 내용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지 자신의 생각을 쓰고 답이 있든 없든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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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잘 모르는 부분이 어디인가?
•저자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 틀린 부분은 무엇인가?
•저자가 주장하는 논리에 오류는 없는가?
•저자와 내 생각이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
•이 책으로 인해 내 생각이 달라졌다면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다른 책에서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점, 동의할 수 없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렇게 책에 담긴 내용과 내 생각을 점검하고 따져 봐야 편협해지는 오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간혹 어떤 저자의 책을 지나치게 맹신하거나 자기의 생각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책만 골라 읽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독서는 안 하느니만 못한 위험한 독서다. 사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을 쌓아 그 안에 갇히는 꼴이니 말이다.
책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면 옮겨 적어라
아주 간단한 작업에도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대라서 이제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쓰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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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골라 가라고 하셨다. 그때 내가 고른 책이 세계적인 수학자 오카 기요시의 『춘소화와 평론가 고바야시 히데오의 「인간건설이었다. 두 책 모두 수준이 높아 그 나이에 접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그렇지만 선생님께서 주신 책이라는 생각에 일단 읽어 보았다. 책은 뜻밖에도 꽤 재미있었고 어려운 책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이후로도 그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을 찾아 읽었고, 지금까지도 내게 큰 영향을 미친 은사님으로 여기고 있다.
그 기억이 워낙 강렬했던 덕분에 나 역시 제자들에게 책을 자주 선물한다. 내가 가지고 있던 책들을 선별한 뒤 강의실로 가져가 각자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가도록 할 때도 있고, 오랜만에 찾아온 제자에게 책장에서 눈에 띄는 책을 골라 선물할 때도 있다.
단 한 권의 책이지만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음으로써 책은 좀 더 특별해진다.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게 되고, 다시 만났을때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한다. 선물을 하는 입장에서도 자신의 마음이나 가치관을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 줄 수 있으니 좋다. 책이 마음을 연결해 준다고나 할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독서의 기술 197
화합물이 나올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합성물을 얻기 위해서는 질이 좋은 재료가 충분히 있어야 하며, 압력과 열이 일정 시간 이상 가해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이 깊은 내공을 쌓는데 필요한 재료의 질과 양을 더하는 행위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먼저 생각하고 책을 읽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게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당시에는 알지도 못한 채로 읽는 경우가 더 많다. 그저 성실하게 책을 읽어 나가고 다른 이의 생각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는 동안 책에 담긴 지혜와 지식이 내면에 쌓인다. 이렇게 독서로 쌓아 온 것들이 내가 직접 살면서 겪은 경험과 뒤섞이면서 나만의 독특한 내공이 된다. 다른 기업인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손정의의 내공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증명할 수도 없는 내공을 쌓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것이 너무나 막연하고, 그에 비해 독서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으로 살고 싶다면, 갑작스러운 인생의 위기에 흔들리고 싶지 않다면 매일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꾸준하게 책을 읽어라. 독서를 시작했다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삶의 고비를 넘는 지혜는 책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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