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책 :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를 읽었습니다.
사실 바쁜 와중에 간편하게 읽으려고 두께가 만만한 책을 찾다가 집어 들었습니다. 저자 심혜경님은 열심히 사는 분인데, 짬을 내서 책도 쓰니 이 얼마나 보고 배울 점입니까. 뚝딱 잘 읽었습니다. - 사실 얇다고 든 책을 애면글면 하면서 읽었습니다.
읽지 말까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조금은 재미가 있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결락을 다시 채워준 책이었습니다. 문장이 어렵네요. 하하~
그래도 정확한 뜻을 잡아내서 이해하는 건 아직 어렵다. 화면을 보고 분위기로 줄거리를 꿰어 맞추는 수밖에 없다. 사건의 디테일이 궁금하지만 어쩌랴.
여담이지만 홍콩영화가 대세였던 시절에는 중국 영화라고 하면 거의 홍콩영화를 일컬었다. 그래서 그 영화들에 등장하는 광둥어가 당연히 유일한 중국어일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알고 보니 광둥어는 광둥 지방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여서, 현재의 젊은 중국인에게는 광둥어가 외국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홍콩에서 영화를 보다가 영어 자막과 중국어 자막 두 가지를 동시에 읽느라 엄청 바빴던 기억이 난다. 결국은 중국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영어 자막으로 감상했지만.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중국어 실력이 늘겠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주한중국문화원의 진급 시험에서 나는 당송팔대가(중국 당나라와 송나라의 뛰어난 문장가 여덟 명을 가리키는 말)의 한 명인 시인 두보의 오언율시 춘야희우를 읊어 중국인 선생에게 칭찬을 받은 적이 있다. 두보의 춘야희우는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봄이 내리네로 하는데 워낙 유명해서 교육을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몇 구절은 기억하시리라고 생각 한다. 전 세계 인기몰이에 성공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최후의 잔인 게임이 벌어질 때 그 게임을 관람하던 한 VIP가 중국어 읊는 시춘야희우의 첫 구절인 호우 지시 절好雨知時 주한 중국문화원 진급 시험에서는 강사읽으라고 주는 교재의 페이지를 읽기만 되는데 그 페이지는 병음과 성조가 전혀 표기되지 않은 한문만 가득하다. 더듬거리며 읽고 나서 그것을 만회할 목적으로 아니 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별도로 40자의 시를 중국어외워 읊었는데 제대로 선생을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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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교직 과목을 이수하거나, 사서 교사 과정이 개설된 교육대학원에 진학해야 한다. 사서 자격증은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거나, 문헌정보학과가 개설된 평생교육원의 학점은행제 과정을 이수해서 취득할 수 있다. 다른 전공의 준학사 학위 또는 학사 학위를 지닌 사람이 사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면 서울 지역의 경우 성균관대학교 한국사서교육원, 숭의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대림대학교 평생교육원 등의 과정을 이수하면 된다. 학교마다 입시 요강이 조금씩 달라서 전적 대학교의 성적 반영 비율 및 경력 인정 가산점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학교를 골라야 한다.
사서 교사가 되기를 선택했던 나는 차선책으로 생각한 사서가 됐다. 서울 지역 임용고시(순위 고사)에서 한동안 사서 교사 인원을 선발하지 않아공채 공고가 먼저 나온 서울시 교육청 도서관 사서직 시험에 응시했던 것이다. 커피 광고 문구처럼 들리는 '인생은 초이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 었다. 자기 자신이 이룬 모든 일은 자신이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다. 삶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때 내린 결정은 오래도록 우리의 삶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래서 정년 퇴직을 맞이하기까지의 그 오랜 시간을 나는 도서관 사서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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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는 "책을 많이 읽고 나면 강해졌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책에 대한 허기를 느끼고 며칠 동안 정신없이 책을 몰아서 읽으면 어느 순간 충전했다. 강해졌다고 느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마음의 결락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결락의 사전적 의미는 '있어야 할 부분이 빠져서 떨어져 나감'이다. 어느 문 학 강연에서 이 단어를 듣고 이제야 딱 들어맞는 나만의 단어를 찾은 느낌이었다. 살다 보면 분명 마음에 결락이 생긴다.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내일 우리 앞에 새로이 다가올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알 수 없음'이다. 예정된 일은 예정된 대로 오 겠지만, 예정되지 않은 일도 온다. 페널티킥을 맞이하는 골키퍼의 불안을 아는가? 페터 한트케 reter Handke의 《페널티 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Die Angst des Tormanns beim Elfmeter》 을 읽어본 적 없어도, 당장 우리 앞으로 날아드는 페널티킥은 없다 해도, 그 킥을 막아내야 하는 골키퍼의 불안은 가늠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지켜야 하는 골문이 하나씩은 있기 때문이다. - 동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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