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독서정리

쉰세 번째 책 :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by 마파람94 2020. 11. 26.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인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은 느낌은 유명한 작가가 거창한 소설을 쓰기도 하지만 일상의 평범함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표현하였다는 것이 이채롭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내용 중 그리스 로도스 섬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작년에 저도 다녀온 적이 있던 섬인지라 너무나 공감이 되더군요. 나중에 알아보니 로도스 섬 근방의 작은 섬 이름이 하루키 섬도 있다고 하네요.

 

"이 도시에서 왠지 모르지만 나는 사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명예시민 인정서(라고 하던가)까지 받았다. 이런 걸 받은 건 난생 처음이다.- 라고 말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데, 이전에 그리스의 로도스 섬에 한 달 가량 살면서 명예섬 주민 상장을 받은 적이 있다. 로도스 섬도 굉장히 좋은 곳이다."

 

로도스 섬 1
로도스 섬 2

 

 

p. 126 : 먹기, 자기, 놀기, 고양이 손목시계의 실물

 

 

 

p. 135, p. 136 : 색다른 중고품 가게

1991년 미국에 왔을 때, 집 근처 레코드가게에서 맷 데니스의 [플레이스 앤 싱스]의 오리저널 트렌드판을 34달러에 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중략-

 

그렇게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데도, 어느 날 그 레코드가 팔려서 레코드 진열대에서 모습을 감춰버린 것을 발견했을 때는 정말로 서운했다. 마치 오랫동안 동경하고 있던 여성이 나보다 더 변변치 못한 남자와 갑자기 결혼해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중략-

그로부터 3년 뒤에 나는 보스톤의 한 중고가게에서 같은 레코드를 2달러 99센트에 파는 것을 발견했다. 레코드판의 질은 반짝반짝하는 신품과 똑같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이것을 손에 넣었을 때는 정말로 기뻤다. 손이 떨릴 정도의 흥분은 아닐지라도 나도 모르게 싱글벙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꾹 참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결국 구두쇠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꾹 참고 격렬하게 운동을 한 뒤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같은 것이다. “그래 이 맛이야!”하고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 중얼거리는 것 같은 즐거움, 그건 누가 뭐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참된 맛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p. 141 : 도둑맞은 자동차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집 앞에 세워두었던 나의 폭스바겐 코라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그곳에 혼다 어코드가 세워져 있었다.

 

p. 142 : 도둑 맞은 자동차

p. 222

이게 'fuck the duck'이 되면 '일하지 않고 적당히 게으름을 피운다'는 다른 의미가 되는 모양이다. 말이라는 건 여러 가지로 어렵다. 고작 집오리 한 마리를 '퍽' 하는데도 '한 마리의 그 부근에 있는 집오리[a]와 '거기에 있는 특정한 집오리[the]'의 차이가 있어서 영어는 두려운 것이다. 관사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p. 195 : 캣 쇼 조사원의 보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문호 톨스토이는 일찍이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대개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전부 각각 다르다'는 의미의 글을 썼다. 이 말은 확실히 인간의 얼굴에도 해당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굉장한 미인"이라고 말하면 대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머리가 아찔할 정도로 어처구니없이 못생긴 추녀"라고 말하면 전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나만 그런가? 나는 아내의 얘기를 듣고, 캣 쇼 대회장에 모여든 '기이한 얼굴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 필사적으로 상상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내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현실 세계를 초월하기란 쉽지 않은가 보다. 음. 역시 한번 가볼 걸 그랬다. 유감이다.

 

p.193 : 캣 쇼 조사원의 보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