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물두번째 책 '초예측'을 모두 읽었습니다. 유명한 작가와의 대화 또는 인터뷰 형식의 내용을 글로 옮겨온 텍스트 입니다. 책을 읽은 느낌은 각 저자들과의 대화에서 그들의 생각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순간의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마음 먹고 한번에 읽어 내려갈수 있는 책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주요 내용들을 옮겨와 보겠습니다.
유발 하라리, 제레드 다이아몬드 외(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역), 초예측 (웅진 지식하우스, 2018)
그들이 향후 미래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주목한 것은 ‘인공지능’과 ‘격차’였다. (5면)
1. 유발 하라리(76년생)
pp.17-18
만약 이런 허구에 대한 믿음을 거둔다면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시스템 전체가 붕괴하겠지요. 그리고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협력하지 못할 것입니다.
현실과 허구를 구별하는 최선의 방법은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고통을 느끼는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고통은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입니다. 일례로 국가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요. 전쟁에서 폐해도 괴로움을 느끼는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국민입니다. 기업도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거액의 손실액이 발생하면 기업이 아니라 그 조직에 속한 경영자나 사원이 초조해합니다.
인간 사회가 잘 작동하려면 허구가 필요하지만, 허구를 도구로 보지 않고 그것을 목적이나 의미로 받아들이는 순간 초래될 고통은 실존하는 우리들의 몫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눈에 보이는 것이 현실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만들어 낸 이야기인지 구별하는 능력을 잃었습니다. 그 결과 무수한 사람이 국가나 사회 그리고 신이라는 상상의 산물을 위해 전장에 나가거나 수백만 명을 마구잡이로 학살했습니다. 이런 사태가 이르지 않으려면 우선 눈앞에 보이는 것이 현실인지 허구인지 구별하고, 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최선의 방법은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고통을 느끼는지 생각 해 보는 것입니다. 고통은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입니다. 일례로 국가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요. 전쟁에서 패해도 괴로움을 느끼는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국민입니다. 기업도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거액의 손실액이 발생하면 기업이 아니라 그 조직에 속한 경영자나 사원이 초조해합니다. (중략)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허구에 의해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일이 어리석게 보입니다. 인간 사회가 잘 작동하려면 허구가 필요하지만, 허구를 도구로 보지 않고 그것을 목적이나 의미로 받아들이는 순간 초래될 고통은 실존하는 우리들의 몫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p.21
그러나 그런 삶에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자기 몸이나 감각이 눈앞에 있는 현실과 만나지 못한다면 정신을 방황하고 행복한 삶도 누리기 어려워집니다.
p.24
예측을 할 수 없으니 미래에 추구할 목표나 가치를 결정할 수도, 계획을 세울 수도 없죠. 솔직히 이런 일은 인류 역사상 처음입니다.
p.26
저는 한 번도 인터넷에 찬성표를 던진 적이 없습니다. 역대 이스라엘의 어떤 선거에서도 인터넷에 관한 시비가 쟁점이 된 적도 없습니다.... 몇 명의 엔지니어가 내린 결단으로 사용자의 이해나 동의 없이 인터넷은 지금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온 세상에 펴졌습니다. 유사한 일이 분명 미래에도 일어날 것입니다.
-중략-
사람들은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잘 알지도 못하고 내 존재는 사회와 무관해지고 있구나.’ 하고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는 제일 중요한 변화는 유권자들이 결정한 것이 아닙니다. 유권자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어요. 세계를 지배하는 규칙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있음을 그들은 감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p.27
우리는 21세기에 부합하는 적절한 정치 구조를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현 정치 구조는 20세기에 형성되었고 당시에는 잘 작동했습니다만, 21세기 상황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p.29
미래의 주요 문제들은 항상 지구 차원에서 발생할 테니까요. 특히 향후 수십 년 안에 인류는 세 가지 커다란 위기, 바로 핵전쟁, 지구온난화(기후변화), 그리고 과학기술에 의한 실존적 위기에 직면할 것입니다.
pp.32-33
실제로는 특정 사건, 특정 인물보다는 수백만 사람들의 노력, 또는 감자나 밀과 같은 새로운 식량의 발견과 보급이 세상을 바꾸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p.36
오늘날 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은 아직도 물질 기반 경제가 작동하는 곳들입니다. 예를 들어 중동에서는 부의 원천이 석유라는 물질 자원입니다. 그러니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납니다. 한편 지식 기반 경제를 운영하는 중국이나 한국, 일본 등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전쟁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큽니다. 이것이야말로 미중 갈등이 실제 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되지 않는 진짜 이유입니다.
p.41
앞에서도 말했지만, 일반 미국인이 알카에다에 의한 폭탄 테러로 죽기보다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어 건강 문제로 죽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pp.42-43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경제나 군사 시스템 전반에서 쓸모가 없어질 것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자동화가 더욱 심화되면 수억 명의 사람들이 경제적 가치를 상실할 것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만들어지면 택시 기사나 트럭 운전사는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집니다. 병을 진단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면 의사의 역할 중 상당 부분을 로봇이 대신하겠지요. 구글 등에서 서비스하는 인공지능 번역 프로그램 때문에 번역가는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p.44
그런데 이제는 인공지능과 인지적 능력을 거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략
30년 후 노동시장은 불투명하며 대학교에서는 어떤 것을 가르치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가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내용 대부분은 자녀들이 40세가 될 즈음에 쓸모없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도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미래 노동시장은 예측하지 못하니까요.
p.46
첫째, 누가 기본소득의 금액을 정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둘째, 다른 나라 노동자에게도 지급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셋째, 삶의 의미에 관한 문제입니다. 단순히 의식주를 제공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나요?
우리에게는 살아가는 의미도 필요합니다.
pp.49-50
지금 임상 의사가 하는 일의 90퍼센트가 진단인데, 앞으로 그 영역을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입니다.
기존에는 인생을 두 시기로 나눴습니다. 배우는 시기, 그리고 배운 것을 활용하는 시기로 말이죠.... 그러나 이런 방식은 21세기에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30세를 넘기면 대다수의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그다지 능숙하지 못합니다. 또 대부분 변화를 좋아하지 않지요. 그러나 이제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pp.50-51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수집채집인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고도 했는데요. 첫째, 그들(수렵인들)은 자신의 바람에 부합하게 환경을 바꾸기보다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킵니다. 둘째, 그들은 자기 몸과 감각에 민감합니다.
p.52
어쩌면 40억 년 역사의 유기 생명체 시대가 곧 막을 내리고 그 자리를 무기 생명체가 차지할지도 모릅니다.
p.53
저는 의문을 풀기 위해 한 분야에만 치중하지 않습니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한 분야에 갇혀 있다 보면 다른 분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p.56
위기가 현실이 되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저는 학자로서 개연성 있는 청사진을 그릴뿐이지요. 불안감을 느꼈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미래를 완전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중략)
인공지능 기술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화해 단순히 인터넷 세상 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전반을 바꿀 것입니다. (중략)
사람들이 무용 계급의 출현과 같은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중략)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의미가 있으려면, ‘이런 일들이 앞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가능성이 있지만, 특정 가능성에 위기감을 느낀다면 당장 행동하세요!’
'세계는 하나다 현실도 하나다.'
2. 제레드 다이아몬드
p.65
지난 세기 일본의 외교 정책에서 어렵고도 중요한 것이 바로 자원의 수입이었습니다. 당연히 경제와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인구 감소는 오히려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p.67
이처럼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고령자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p.69
반면 뉴기니와 같은 정착 사회에서는 친구나 친척, 자녀들에게 둘러싸여 생을 마감합니다.
p.72
대신 인종 다양성은 문화의 다양성과 창조성으로 이어집니다.
p.74
다양성은 단점도 있고 장점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문화적 단일성은 사회 내 갈등을 줄여주는 대신 창의와 혁신을 뒤처지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p.79
좀 더 모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뉴기니로 가게 되었습니다.
p.83
뉴기니에서는 주민 모두가 부모 역할을 합니다. 뉴기니의 전통 사회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불과한 소규모의 집단이니까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p.85
오늘날은 각국의 경제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나라의 경제가 무너지면 다른 나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거든요.
p.86
죽을 때까지 상대해야 할 사람이므로 완전한 적으로 돌리지 않도록 가장 먼저 감정적인 면을 해소하기 위해 애씁니다. 전통 사회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 중 경이로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p.88
인류는 현재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는가, 전 세계적으로 일정 수준의 생활이 평등하게 보장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3. 닉 보스트롬
pp.95-96
기본적으로는 인공지능의 능력 전반에 관심이 있지만, 특히 주목하는 주제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안전하게 운용할지입니다. 대신해주었으면 하는 모든 행위를 인공지능에게 시키려면 인간의 가치관에 인공지능이 부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훨씬 깊이 이해하려고 연구 중입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딥 러닝(Deep Learning, 심층 학습)이 눈부시게 진보한 까닭에 초지능이 도래할 시기는 당초 제 예상보다 상당히 빨라졌습니다.
초지능의 사고를 인간의 가치나 의지에 부합하게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pp.97-98
하지만 인공지능 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특정 영역에 특화된 지능이 아닌(이것을 ‘약한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 옮긴이), 인간이 하는 모든 일과 지적 과제를 수행하는 범용 인공지능(‘강한 인공지능’이라고도 한다 – 옮긴이)을 만드는 것입니다.
-중략-
단, 인공지능이 무엇이든 대신해주는 세상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인간의 노동이나 노력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삶의 의미나 목적은 이제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p.99
인공지능이 기술적으로 성숙 단계에 도달하면 우리 눈앞에 포스트 휴면(post human, 인간과 기술 혹은 기계가 융합된 미래 인간상을 가리키는 말 – 옮긴이)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p.102
심지어 쇠똥구리마저 연구 주제가 되는 마당에, 정작 인류의 미래는 배제되어왔지요. 칼 세이건은 핵전쟁이 발발하면 그로 인한 방사선 낙진 등이 대기권에 머물며 태양광을 차단해 기후가 빙하기로 바뀌고 대량 멸종이 발생한다는 ‘핵겨울 nuclear winter’ 개념을 창안했습니다.
4. 린다 그래튼
p.116
인생을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로 설계하는 기존의 발상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풀타임 근무나 정년퇴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사람들은 더욱 세분화된 인생단계에 따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살게 될 거예요.
p.117
앞으로 주택, 현금, 예금 같은 유형 자산보다는 건강, 동료애, 변화에의 대응력과 같은 무형 자산이 훨씬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오래 일하기 위한 자산을 축적해두어야 합니다. 그 자산이란 바로 생산 자산, 활력자산, 변형 자산으로 구성되는 무형 자산입니다.
p.118
구체적으로는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나 변화를 돕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변형자산에 해당합니다. 앞으로는 변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산이 될 거예요.
저는 무형 자산의 큰 줄기 중 하나로 평생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즉 변형 자산을 꼽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가 시간을 오락이 아니라 재창조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p.120
100세 시대에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여성이 일하지 않음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입니다.
p.127
현재의 60세는 과거의 40세
p.139
정년제 폐지가 급선무입니다. 이것만큼 시대착오적인 제도는 없습니다. 또한 평생 학습에 투자해야 합니다.
5. 다니엘 코엔
p.154
트랜스 휴먼은 곧 실현될지도 모릅니다. 단지 그것은 인간이 인간임을 뛰어넘겠다는, 명백하게 역설적인 미래 비전입니다.
p.155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컴퓨터를 이기는 것도, 컴퓨터 자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 필요한 것은 컴퓨터를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하면서 인간의 인간성이 확보된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p.160
파바로티 효과는 이탈리아 테너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같은 최고의 아티스트 외의 음반은 팔리지 않는다는 뜻인데요.... 상위 1퍼센트가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는 세계 기업들을 보면 알기 쉽습니다. 어느 분야든 재벌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늘고 있으니까요.
6. 조앤 윌리엄스
p.176
민주당은 중산층의 몰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공화당 역시 당신 탓이 아니다고 달랠 뿐이었죠. 민주당의 관심은 성차별, 인종차별, LGBT(성 소수자)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p.181
분극화는 ‘팩트(사실)’입니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컴퓨터 때문입니다.
7. 넬 페인터
p.194
정체성 정치는 젠더, 인종, 민족 등의 정체성 때문에 차별과 억압을 받아온 집단이 스스로의 권리와 이익을 주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6년까지 정체성 정치에서 정체성의 주체는 여성, 흑인, 소수 민족, 장애인, 동성애자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인까지 그 주체가 되었습니다.
p.199
지금 미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분극화 입니다.
8. 윌리엄 페리
p.218
우발적 핵전쟁은 언제든 가능하다.
p.229
'보통 우리는 하루하루 눈앞의 일에 쫓기다 보니 미래에 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앞날에 대한 고민은 인간만의 권리이자 능력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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