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책 - 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명문장이 남았죠.
그리고 이에 반하는 사람들이 농담 섞인 표현으로
가장 낮게 나는 새가 자세히 본다 라고 하죠.
장로 갈매기 치앙이 말한다.
"천국이란 곳은 없다. 천국이란 장소나 시간이 아니다. 장소나 시간 자체는 본래 아무런 의미도 갖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국은 완전한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완전함이란 한계가 없다. 갈매기의 완전한 비행이란 순간이동이다. 생각한 순간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 비결은 먼저 스스로가 한정된 능력 밖에 없는 육체 안에 갇힌 초라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에 있다. 한없이 완전한 존재이고, 시공간을 넘어 어느 장소에라도 즉시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어떤 갈매기보다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아."
갈매기떼는 침묵했다. 조나단은 당황한 나머지 안절부절못했다. 치앙이 입을 열었다.
"그대가 원한다면 우리는 시간에 대한 배움을 시작할 수 있다. 그대가 과거와 미래로 날아갈 수 있을 때까지. 그런 다음 그대는 가장 어렵고, 가장 강력하고, 무엇보다 가장 기쁜 것을 배우기 시작할 것이다. 그대는 높이 날아올라 사랑과 자비의 의미를 알기 시작할 것이다."
한 달이 흘러갔다. 또는 한 달이 흘러간 것처럼 느껴졌다. 조나단은 놀라운 속도로 배워 갔다. 그는 지금까지도 언제나 평범한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재빨리 배웠었다. 그리고 이제 어른 갈매기의 수제자가 되어 마치 깃털 달린 유선형 컴퓨터인 양 새로운 관념들을 받아들여 나갔다.
하지만 마침내 치앙이 떠나가는 그날이 왔다. 치앙은 모든 갈매기들을 불러 조용히 이야기했다. 그는 모든 생명의 보이지 않는 완전한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배움과 수행을 중단하지 말라고 마지막 가르침을 폈다. 그가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 그의 몸의 깃털들이 점점 더 빛을 발하더니, 마침내는 너무 눈부셔서 어떤 갈매기도 그를 쳐다볼 수가 없게 되었다.
"조나단, 사랑에 대해 계속 배워 나가라,"
그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62
설리반, 난 돌아가야만 해요."
마침내 조나단은 말했다.
"당신의 제자들은 잘하고 있어요. 그들이 당신을 도와 신참자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 거예요."
설리반은 한숨을 쉬었지만,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그는 다만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네가 그리울 거야, 조나단."
조나단이 나무라듯 말했다.
"부끄럽지도 않아요, 설리반? 어리석게 굴지 말아요. 우리가 날마다 배우는 것이 무엇인가요? 만일 우리의 우정이 시간과 공간 같은 것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마침내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정복했을 때 우리들 자신의 형제애도 소멸되어 버리겠죠! 하지만 우리 가 일단 공간을 초월하면 모든 장소가 곧 '이곳'이에요. 우리가 일단 시간을 초월하면 모든 시간이 곧 '지금'이죠. 그러니 '지금 여기'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한두 번쯤 서로 만나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설리반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었다. 그는 조나단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넌 정말 못 말리는 새야! 만일 땅 위에 있는 누군가에게 수천 킬로미터 높이를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일 거야."
그렇게 말하며 그는 모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갈매기의 꿈 71
할 수가 없어요………………열셋………… 이제 세 중심점만 더 돌면 되는 데………………..열넷……………… 아악!"
플레처는 속도의 절정에서 갑자기 속력을 잃은데다가 실패에 대한 분노와 격렬한 감정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그는 뒤로 넘어지며 곤두박질쳤고, 거꾸로 핑핑 돌면서 사정없이 추락하다가 마침내 그의 스승보다 300미터 떨어진 아래쪽에서 숨을 헐떡이며 겨우 몸의 중심을 회복했다.
"당신은 저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거예요, 조나단! 전 너무 멍청해요! 전 너무 어리석어요! 아무리 시도해도 도저히 해낼 수가 없어요!"
조나단 시걸은 그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토록 어려운 방법으로 정지를 시도하는 한 그대는 결코 성공 할 수 없다. 플레처, 그대는 자세를 변화시키는 순간 이미 시간 당 65킬로미터의 속도를 잃었어! 좀 더 부드럽지 않으면 안 돼! 강 하면서 부드럽게, 알겠어?"
그는 젊은 갈매기의 높이로 날아내려 갔다.
"나와 함께 나란히 날면서 해보자. 정지하는 순간을 잘 봐야만해.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시작하는 거야."
석 달이 지나자 조나단의 제자는 여섯으로 늘어났다. 그들은 모두 추방당한 자들이었지만, 순수하게 나는 기쁨을 위해 하늘을 난다는 이 새롭고 낯선 관념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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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내가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나는 그대가 자유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말처럼 매우 간단하고 빠르게, 커크 메이나드 시걸은 힘들이지 않고 자신의 날개를 펼쳤으며, 어두 운 밤하늘로 가볍게 몸을 들어 올렸다. 그의 외침소리에 갈매기떼 전체가 잠에서 깨어났다. 150미터 상공에 서 그는 목청을 다해 소리쳤다.
"나는 날 수 있다! 나를 봐! 나는 날 수 있다!"
해가 뜰 무렵에는 거의 천 마리가 넘는 새들이 제자들의 원 주위에 둘러서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메이나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남의 눈에 띄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조나단 시걸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귀를 기 울였다.
그는 매우 단순한 것을 말했다. 즉 나는 것은 갈매 기의 권리라는 것, 자유는 모든 존재의 진정한 본질이라는 것, 그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무엇이든, 그것이 종교적인 의식이든 미신이든 어떤 형태의 제약이든 깨 부수어야 한다는 것을.
"깨부수라구요?"
무리들로부터 한 목소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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