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해 50 권의 책을 읽었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해서 한 달에 세 권에서 다섯 권 이상 읽기 시작한 것이 기념비적인 오십 권의 책으로 보상이 주어졌다. - 책을 읽은 것 자체가 기적과 같은 일인데 한권한권이 보상으로 느껴진다.
오십 권째 책은 와카스 아메드가 지은 '폴리매스'이다.
사실 나는 박사 학위를 받은 분야에 15년째 일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는 400페이지 넘게 그러지 말라고 주장 한다. 책을 모두 읽고서는 한편으로는 반성하고 있다. - 전공분야를 한 5년 만 하고 다른것을 해볼걸 하고...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 폴리매스에 대해 배웠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것 같으니 부지런히 다른 분야를 찾아봐야 겠다고 다짐한다.
이 책 폴리매스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다재다능이 디지털 시대, 인공지능, 4차 산업에는 더욱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 한다. 또한 그런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폴리매스는 특정 분야에 함몰될 수 있었던 나를 건져준 책이다. 주요 내용들을 가져와 본다.
p. 32
폴리매스로 타고난 인종이나 집단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인간은 폴리매스가 될 가능성을 타고난다. (중략) 각 개인의 입장에서 폴리매스가 되는 일은 타고난 자신의 본질에 솔직해지는 일이며, 의식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잠재성을 해방하는 일이다.
p. 58
우리가 인정하든 안 하든 누군가 뛰어난 업적을 세웠다고 하면 응당 그 사람이 한평생 그 일에 종사한 전문가라고 간주한다. 주요 활동 분야나 연구 주제로부터 절대 한눈을 팔지 않고, 오직 한 분야에 몰입한 결과라고 예상한다. 노벨상 후보자, 뛰어난 과학지, 작가, 미술가, 운동선수, 기업인, 정치인에 현재 위치에 선 이유는 그들이 한 가지 전문 분야에 평생 헌신한 덕분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한 가지 분야에 오래 헌신한 덕분에 창의적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세상은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전제다.
p. 59 ~ 60
한 사람이 한 가지 일만 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중략)
사실 세계사적으로 어느 분야에서든 (예술, 과학, 사업, 정치 등) 특출한 인물을 한 명 선정해 그들의 삶을 조사해보면, 이름을 알린 분야 외에도 다양한 관심을 품고 성과를 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만 고도로 전문화된 사람을 발견하는 경우는 사실 드물다. 폴리매스로 사는 것이 오히려 인간에게 자연스럽다.
p. 62
폴리매스는 매우 흥미로운 인종이다. 인간이 어느 한 분야에 갇혀 지내기를 거부 할 때 어떤 일들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진정한 폴리매스는 인간이 지닌 잠재력이 얼마나 다종 다양한지를 보여 주는 완벽한 본보기다.
p. 70
널리 알려진 유명 군주라 할지라도 통치자로서의 측 면 외에는 그늘에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역사가들은 군주 본인이 지닌 다양한 관심사나 그에 따른 성과를 저평가하거나 별 의미 없는 욕망으로 치부했다.
여우형 인간이란 세세한 지식을 두루 알고 다양한 분야의 전통을 끌어다 쓰고 변화하는 환경에 즉흥적으로 대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고슴도치형 인간이란 한 가지 중요한 이론에 능통하고 한가지 분야에 헌신하고 애매하고 불분명한 문제에 관해 정형화된 해결책을 요구하는 사람이다.
여우형이 고슴도치 형보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우수하다고 밝혔다.
p. 71
리더는 필시 박식하고 다재다능한 사람이어야 한다. 만약 팀 리더가 고슴도치형 인간이라면 염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p. 93
지식인 중에서도 뛰어난 폴리매스는 생각의 경계를 두지 않는 이들이다.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지식과 사상 개념을 배울 뿐 아니라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분야에서 각기 재능을 발휘하고 학문 발전에 기여한다.
p. 96
폴리매스 지식인이란 서로 무관에 보이는 다수의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학자들 내지는 각기 다른 영역의 지식을 종합해서 둘 이상의 학문에 크게 공헌한 한 사상가를 말한다. 미국의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전자에 해당하는 좋은 사례다. 그가 출판한 책들은 듀이의 도서십진분류법에 따라 10개 항목에 전부 포함될 정도로 다양하다.
p. 128
근대에 들어서기 전까지 '예술'이라는 말은 인간이 배워야 할 모든 것을 지칭했다. 유럽에서 예술이라고 하면 일곱 가지 교양 과목을 포함하는 말이었다. 초창기 대학에서는 이 교양 과목을 가르쳤고, 그 밖의 기예는 길드에서 교육했다.
(중략) 유럽에서는 르네상스 이후부터 교양과 기예를 가리키는 '예술'이란 말이 현대에 통용되는 의미로 바뀌기 시작했다. 예술이란 '뛰어난 기술과 상상력을 발휘해 미학적 가치를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제작한 작품'을 주로 지칭하게 되었다.
오늘날 예술이란 시각 예술과 행위 예술, 문화예술을 가리킨다. 창의적인 폴리 매스들 중에는 다양한 예술 분야를 오가며 탁월한 재능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보통 '예술가의 혼'을 담은 작품을 논할 때 흔히 등장하는 예술가들이 바로 이들이다.
p. 131
타고르는 60세에 소묘와 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유화, 분필 파스텔, 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그림을 그렸으며 전 세계 미술 비평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아 유럽에서 수차례 성공리에 전시회를 치렀다.
p. 150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위험천만한 착각에 빠져 있다. 오직 한 가지 일에만 평생 헌신하며 살아가는 길이 진리를 찾는 길이자 자아를 찾는 길이며 혹은 생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도록 세뇌당해왔다. 전문화만이 답이라는 생각은 미신이다. 이 사회는 거대한 세계를 조각조각 분리하고 엄격하게 경계를 긋고 우리가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누군가 우리에게 한 분야를 강요한 게 아니라 해도, 필요에 의해 가능한 한 빨리 한 가지 분야를 선택하도록 만들고 다른 분야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p. 163
옥스퍼드 대학 산하 인류 미래 연구소의 앤더스 샌드버그 교수는 말했다. "교육 기관은 산업화 시대에나 어울릴 법하게 학생들을 기계의 한 부품이 되도록 가르치고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기계는 훨씬 저렴해질 것이고... 따라서 훨씬 복잡하고 기존의 범주에 따라 규정하기 힘든 일을 처리할 인재로 교육해야 한다."
p. 163
교육제도가 시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까닭에 학생들은 참 지식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 때 학교를 떠나고, (별 보람 없는) 직장에 메인 몸이 되어 출퇴근에 기초 수준의 역사책이나 과학책을 읽으며 뒤늦게 기초학문에 눈을 돌리곤 한다. 근래에 이른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사이에서 인문교양 서적 인기가 치솟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작 학창 시설에는 졸음과 싸우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공부를 하느라 재미난 교양 지식을 별로 접하지 못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세상에는 기술 및 실용 지식 외에도 중요하고 흥미 있는 지식 세계가 있음을 깨닫는다. 뒤늦게라도 각성하는 이는 그나마도 소수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p. 174
생존 기술에서 인간을 간단히 앞지를 수 있는 초지능 기계가 등장하는 세상에서 거대한 기계의 부품처럼 한 가지 일만 잘하도록 교육받은 인간은 무슨 가치가 있을까?
p. 176
지속 가능한 소득 내지는 경제적 안정을 얻으려면 오로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비단 현대사회뿐 아니라 역사 상 수많은 사회에서 지배적 신조가 되었다. 둘 이상의 직업 혹은 업종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은 재정적 관점에서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비전문가에게는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었고, 자신이 줄곧 몸담았던 직업 외의 활동은 시간 낭비에 불과하고 생계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로 여겨졌다. 폴리매스를 경제적으로 무능한 사람으로 비하하는 표현도 세계 여러 나라의 속담에 자리 잡았다. 한국인은 "재주가 열두 가지면 굶어 죽는다."라고 한다.
p177 : 폴리매스를 향한 관점 자체를 고쳐야 한다.
폴리매스이 공통된 특징인 직업의 다각화가 사실은 생존을 가장 확실히 보장해주는 수단일 때가 많다. 극심한 침체기에 특정 업종에서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면 관련 노동자는 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인다. 보다 다양하게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취업할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의 역량을 믿는 이들은 업무 현장에서 보다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p. 185
역사가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진단했다. "19세기에는 노동자 계급이 생겼다면, 다가오는 세기에는 '쓸모없는 계급'이 생길 것이다. 군사적 기능이나 경제적 기능에서 아무 가치도 생산하지 않는 수십억 명이 생겨난다. 미래에는 그들에게 존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대한 과업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기계로 대체 가능한 무능하고 값비싼 존재가 되는 대신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때 인간은 삶에서 의미를 찾을 것이다. (또한 사회도 그들에게서 가치를 발견할 것이다.)
-중략 -
만일 인간이 타자기였으면 우리는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설령 최신 아이폰 기기라고 해도, 두어 해 지나면 불필요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바흐의 심포니 곡이나 반 고흐의 그림 혹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라면, 세월이 주는 시련을 견뎌낼 것이다. 그런데 가정해보자. 누구도 모방할 수 없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인간이라면 어떤가? 우리가 만든 초효율적인 기계와 경쟁하며 살 것이가? 아니면 어쩌면 만물과 연결된 영적 존재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창발적 시스템이라는 인간의 본질에 눈떠야 할까?
p. 188
현재와 같은 전문화 시스템은 자아실현을 방해하고, 창의성을 옥죄고, 생존 능력을 떨어뜨린다. 무지와 편견을 조장하고, 일차원적이고 단조로운 삶을 제공한다. 이쯤 되면 인간에게 내려진 저주에 가깝다. 솔직히 말해, 전문화 시스템은 인간의 정신을 좀 먹고 인간의 경험을 제약한다. 이 불행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사고방식을 재구성해야 한다. 우리는 원래의 자아, 즉 잠들어 있는 폴리매스 기질을 찾아 자신을 개발하고 성장시킬 대안을 찾아야 한다.
p. 191
인류가 쌓은 지혜와 현대 인지과학의 성과, 그리고 역사상 존재했던 폴리매스들의 삶과 사상에서 배운 교훈을 종합한다면 우리 안에 있는 폴리매스를 찾는 지도를 그릴 수 있다. 그리고 이 지도에 따라 우리는 사고방식을 재구성하게 된다. 지도를 구성하는 요소는 다음 여섯 가지다.
1. 개성 :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능력
2. 호기심 : 경계를 짓지 않고 중단 없이 탐구하는 능력
3. 지능 : 다양한 자질을 배양하고, 연습하고, 최적화하는 능력
4. 다재다능함 : 여러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넘나드는 능력
5. 창의성 : 서로 무관해 보이는 영역들을 연결하고 종합해 창의적 결과물을 도출하는 능력
6. 통합 : 다양한 지식의 가래들을 통합해 ‘전체’를 그리는 능력
p. 194
우리 각자는(유전자와 경험에 이끌려) 고유한 궤적 위에 놓이고, 그 결과 모든 뇌는 저마다 다른 내적 삶을 지닌다. 눈송이가 제각각 유일무이하듯이 수조 개의 뉴런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고 재형성하면서 독특한 패턴을 이룬다는 사실은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의 의식이 알아차리는 경험은 당신 고유의 것이다.
p. 195
인식론적 통일성(지금처럼 다양한 민족과 사회가 연결되어 지내는 글로벌한 사회에서 특히 요구되는)은 진정성 있는 공감과 이해의 가능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통념과 지적 관점에 매여있던 의식이 자유를 획득할 가능성을 높인다.
p. 196
단언컨데, 소심한 사람은 좋은 삶에 이르지 못한다. 좋은 삶이란 자신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실현하며 자기를 확장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다. 온전히 자기 힘으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p. 196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인간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며 뛰어난 신체 능력과 지능을 타고났다고 해도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진정한 폴리매스라면 확고한 자기 신념과 현실 감각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핵심이다.
-시간을 아끼자. 시간을 아껴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현실감각이 있는 이상주의자가 되자!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정된 관념을 갖지 말고 나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말자.
p. 198
미친 사람으로 보일지라도..
항상 정상적인 범주에만 머문다면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알 길이 없다. - 마야 안젤루
p. 203
폴리매스는 정규 교육과정에 의존하기보다는 독자적으로 학문과 기술을 익혔다. 독학자, 곧 '스승 없이 다양한 경로로 지식을 습득하고 혼자 배우기를 선호하는 사람' 은 정규 교육과정의 한계를 알아서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관심사를 찾아 자율적으로 공부한다. 따라서 자유사상가 내지는 '자유행동가'일 때가 많다.
p. 213
지능이나 창의성과 마찬가지로 호기심을 충족할 때는 두 가지 경로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특정 주제를 깊이 파고드는 직선적 경로로 피라미드의 정상에서 도달하고 싶어 하는 전문가들이 으레 선택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한없이 지식의 폭을 넓히는 경로로(여기에 피라미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폴리매스가 되는 길이다. 폴리매스는 호기심에 경계가 없다. 인간이 학문의 경계를 어떻게 정하든 폴리매스의 정신은 특정 분야에 매이지 않는다.
p. 220 : 과학철학자 E.O. 윌슨
능숙하게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 줄 알아야 당장의 필요성 때문에 근시안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사회 통념이나 종교 신념의 편견에서 벗어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명확하게 볼 수 있다. 균형 잡힌 관점을 얻으려면 다른 학문들과 단절된 채 학문을 연구해서는 안 되고 학문들 간에 통섭이 이루어져야 한다.
p. 221 : 존 러스킨(영국 산업혁명 시기)
우리 사회에는 생각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항상 일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전자를 신사라고 부르고 후자를 직공이라 부른다. 그렇지만 노동자도 자주 생각해야 하고 사상가도 자주 일해야 한다. 두 사람 모두 참다운 의미에서 신사가 되어야 한다. 실상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시기하고, 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경멸하여 모두 비신사적인 사람들이 되었다. 이 사회는 불건전한 사상가와 불행한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사상은 노동 없이는 건강해질 수 없고 노동은 사상 없이는 행복해질 수 없다. 서로 분리된 채로는 무탈할 수 없다.
p. 244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 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열린 마음으로 대응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변화를 상수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p. 246
한시적이든 간헐적이든 다른 일로 전환하기 위해 원래 하던 활동에서 '벗어날' 생각만 해도 사람은 새로운 활력을 느끼고 그에 따라 전반적인 생산성과 만족도가 올라가곤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한 가지 일만 하는 단조로움에서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문제는 여러 가지 활동을 번갈아 수행하는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p. 260, 오릿 가디시
호기심이 생기면 본업과 별로 관계없는 일에도 기꺼이 시간을 낭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일들에 익숙해지고 나면 때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거기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자신의 본업에 통합할 수 있다.
열린 사고를 줄곧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르네상스 시대의 프랑스 출신 수필가이자 폴리매스인 미셸 드 몽테뉴는 이런 말을 했다. "소크라테스처럼 말하고 소크라테스처럼 사는 것보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말하고 카이사르처럼 사는 쪽이 훨씬 쉽다." 다시 말해, 영원히 구도자로 남아 끈질기게 진리를 추구하는 삶에 비하면 이미 진리를 소유한 사람으로서 기쁨을 누리며 도도하게 사는 쪽이 훨씬 쉽다.
p. 227 : 로버트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
무릇 인간이라면 기저귀를 갈고, 침공 계획을 짜고, 돼지를 잡고, 건물을 설계하고, 배를 조종하고, 시를 쓰고, 돈을 관리하고, 담을 쌓고, 뼈를 맞추고, 죽어가는 자를 위로하고, 명령을 따르고, 명령을 내리고, 협력하고, 혼자 행동하고, 방정식을 풀고, 새로운 문제를 분석하고, 거름을 주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고, 맛있는 요리를 하고, 효율적으로 싸우고, 용감하게 죽을 줄 알아야 한다. 전문화란 곤충에게나 어울리는 짓이다.
p. 249
고정된 형태나 모양을 지니지 말고 물처럼 유연해야 한다. 물을 컵에 따르면 물은 컵이 된다. 물을 병에 따르면 물은 병이 된다. 물을 찻주전자에 따르면 물은 찻주전자가 된다. 물은 한 방울씩 떨어지기도 하고 요란하게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물이 되어라, 친구여.
p. 252
뇌는 쉴 새 없이 형태를 바꾸고 끊임없이 회로를 갈아치운다. (중략) 신경망 패턴은 평생에 걸쳐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당신의 정체는 움직이는 표적이 된다. 당신의 정체성은 절대로 종착역에 이르지 않는다. 우리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미완성의 작품이다.
p. 277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통합하는 과정이 무의식 속에서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관해서는 혁신적인 광고의 대가 제임스 웹 영이 이미 50년 전에 그의 유명한 책 [아이디어 생산법]에서 지적한 바 있다. "아이디어란 기존 재료들을 새로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영은 말한다. "통찰이란 서로 멀리 떨어진 시간에 뇌에서 일어난 모든 과정과 의식이 축척되어 정점에 이른 순간에 빛난다. (…) 어떤 이들에게는 각각의 사실이 동떨어진 단편적 지식에 불과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 지식이 각기 다른 지식을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p. 302쪽
세부적으로 어느 하나를 깊이 파고들어 가는 성향과 두루두루 폭넓게 관심을 보이는 성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모두에게 내재한다. 뛰어난 폴리매스는 확실히 두 가지 성향을 동시에 보인다. 그들은 보편성과 특수성을 이분하지 않고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음양의 원리처럼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해 실재를 명료한 모습으로 드러내 준다고 본다.
CHAPTER 6. 다른 길은 없는가?
p. 314
1. 다른 사회를 꿈꾼다
2. 다른 교육을 꿈꾼다
3. 다른 직업을 꿈꾼다
4. 포트폴리오 노동자
5. 다재다능한 역량을 요구하는 직업
6. 미래를 프로그래밍하라
p. 316
비슷한 생각을 지닌 전문가 집단보다 다양한 관점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 더 뛰어난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배심원제가 사법체계에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이와 연관이 깊다. 이는 고등교육을 받고 평생에 거쳐 자기 분야에서만 전문성을 키워온 법률가가 혼자서는 지닐 수 없는 통찰이다.
p. 346
역사를 살펴보면 노동과 여가를 항상 오늘날처럼 뚜렷하게 구분하지는 않았다. 노동이란 인간에게 생존 내지는 자기 계발과 관련해 가치 있는 모든 활동을 (유급이든 무급이든,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든 실질적인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든) 아우르는 말이어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폴리매스에게 노동은 전통적인 의미의 직업이나 경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 프로젝트, 기회, 모험, 주도적 과제로 칭한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노동을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신나는 모험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p. 349
사람들은 삶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과소평가한다"라고 주장한 길버트는 "우리 인생에서 유일한 상수가 있다면 그것은 '변화'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우리의 착각과는 다리 인간은 완성품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미완성이다."
p. 355
그동안 인지과학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뇌가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하는 능력을 상실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경과학자들은 뇌가 평생에 걸쳐 가소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나이가 많아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새로 배울 수 있음을 발견했다.
p. 356 : 말콤글래드웰 인터뷰 중
자신의 선택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아상은 자기 자신을 제약하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순간부터 변화의 가능성이 차단됩니다. 아직 85세가 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을 스스로 제약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p. 378~ 379
미래를 지배할 주인공은 사이보그나 초지능 기계가 아니다. 이들 기계가 인류의 진화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결정할 만한 시각, 창의성, 비판적 지능을 갖춘 사람, 그리고 이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발할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까닭에 폴리매스가 우리의 희망이다.
p. 378
기계에 심을 핵심 가치를 누가 결정하는가? 무엇이 실재에 대한 가장 정확한 그림인지 누가 결정하는가? 누가 인류의 운명을 결정할 자격을 갖췄는가? 이런 까닭에 우리는 세상의 복잡성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다재다능함과 도덕성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다재다능한 도덕성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다재다능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명쾌한 사고를 하는 것은 틀림없다. 명쾌한 사고가 곧 절대적 객관성을 보증한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절대적 객관성을 획득하는 효과적 수단임은 분명하다.
p. 392
폴리매스처럼 사고하는 법을 익히려면 호기심, 개방적 태도, 비판적 사고가 필수라고 촘스키는 설명했다. 다재다능하고 박식한 사람이란 "열린 자세로 탐구할 줄 아는 사람과 다름없습니다. (......)정직,개방적 태도, 통합적 사고, 근면,(......) 자신의 관심사를 탐구하고, 열린 자세로 지배적인 교리에도 의문을 품고, 다양한 논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p. 406
그는 말한다. "내가 보기에는 모든 분야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인간 정신의 다양한 활동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폴리매스의 사고방식은 사실은 한결같이 한 곳을 향해 정진하는 마음입니다. 그곳에 도달하고자 다종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담대하게 넘나들며 경이로운 마음으로 탐구하고, 그 소산을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창의적 활동으로 표현합니다.
p. 439 : 노암 촘스키
(저의 아버지와 저의 시대에는) 다방면의 지식에 관심을 두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고 박식한 사람이라고 특별하게 보지도 않았습니다.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흔히 가질 수 있는 관심거리로 여겼습니다. 지금은 분야별로 쪼개져서 전문가끼리만 얘기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지요.
학문을 자유롭게 탐구하는 '본능'이 살아있던 전 전문화 시대에는 사람들이 이 접점들을 탐구했고 이를 정상적인 행위로 여겼습니다. 언어의 중심에는(외부 자극이나 내부 자극의 통제를 받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생산하고, 이를 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창의성이 존재합니다. 이는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와도 상통하지요. 창의적인 사회의 중심에 존재하는 것도 이와 같은 창의성입니다. 그 사회에 자유로운 정신이 존재하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기도 합니다.
p. 440
당신 안에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실현하려면 인지능력(지식, 예술적 능력, 수학적 기술, 리더십)을 배양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고, 지속적으로 또 다른 인지능력을 개발하고 습득해야 한다. 지식이나 기술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과 협업하며 배우도록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비전과 감정, 나아가 다양한 재능을 타고난 자아에 충실하게 사는 방법이다.
p. 440
때가 되었다. 당신에게는 비전이 있다.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있고 세상과 공유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 깨어날 순간을 기다리는 '나'를 찾아 내면을 탐험해야 한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당신의 비전과 감정과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영화의 주제로 삼아도 좋고 그림으로 표현해도 좋다. 소설이나 음악에 담아내도 좋다. 아니면 이것들을 바탕으로 제품이나 기기,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 기업이나 자선단체 혹은 사회운동을 통해 전파할 수도 있다. 아니 이 모든 것들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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