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물일곱 번째 책 '팩트풀니스'를 읽었습니다.
처음에 제시된 인구, 소득, 건강과 관련된 사실들이 쇼킹하게 다가왔습니다. 이후 베트남에서의 작가의 일화와 인도 의사 학생들 일화는 너무나 기억에 남는 내용으로 남아 있습니다.
서양의 지식인(저자) 입장에서 베트남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마감한 전쟁에 대한 기념비가 작고 초라한 것이 이상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이 프랑스와의 전쟁을 통해 독립을 얻은 것과 중국과의 과거 오랜 기간의 전쟁을 통해 그들 스스로를 지킨 것을 베트남인의 상대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면 미국과 벌인 베트남 전쟁의 기념비를 납득 할 수 있습니다.
'로슬링박사가 베트남 전쟁기념비를 둘러보는데, 안내자는 맨 처음 ‘대미항전 비’를 보여준다. 높이 1m 정도 높이의 돌 더미에 황동 판이 붙어있는 자그마한 기념비를 보며 박사는 과거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가 한 세대를 통합하는 큰 역할을 했으며, 150만명이 넘는 베트남인과 58,000명이 넘는 미군이 전사한 거대한 전쟁이었는데, 고작 이렇게 초라한 전쟁기념비라는 생각에 크게 실망한다.'
그러자 안내자는 조금 더 큰 비를 보여주는데, 높이 3.5m 정도되는 프랑스 식민독립 기념비를 보여주었고, 역시 시큰둥한 박사에게 마지막으로 100m 크기의 거대한 돌탑을 보여주며 ‘여기가 전쟁영웅을 추모하는 곳’이라며 ‘베트남이 중국을 상대로 싸운 전쟁을 기리는 비’라고 설명한다. 베트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저자는 다시한번 스스로 각성하게 된다.
1972년 인도 학생들의 높은 의학수준을 일찍이 경험하고 깜짝 놀라는 장면이 있는데, 강의실에 전문의사가 들어와 있는 줄 착각하였으나, 동급 클라스의 인도 학생들을 경험하고 충격적인 순간을 경험합니다. 이 계기로 자신의 세계관을 바꾸는 첫 사건이 됩니다. 그가 결코 서양 출신의 우월한 인종이 아님을 스스로 겪게 됩니다.
책의 주요 내용들을 옮겨와 봅니다.
이 책은 세계에 관한 이야기고,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이야기라 말하며 한 설문지로 시작한다.
1.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A. 20% B. 40% C. 60%
2.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
A. 저소득 국가 B. 중간 소득 국가 C. 고소득 국가
3. 지난 20년 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의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4. 오늘날 세계 기대 수명은 몇 세일까?
A. 50세 B. 60세 C. 70세
5. 오늘날 세계 인구 중 0~15세 아동은 20억이다. 유엔이 예상하는 2100년의 이 수치는 몇일까?
A. 40억 B. 30억 C. 20억
6. 유엔은 2100년까지 세계 인구가 40억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주로 어떤 인구층이 늘어날까?
A. 아동 인구(15세 미만) B. 성인 인구(15-74세) C. 노인 인구(75세 이상)
7. 지난 100년 간 연간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어떻게 변했을까?
A. 2배 이상 늘었다 B. 거의 같다 C. 절반 이하로 줄었다
8. 오늘날 세계 인구는 약 70억이다. 다음 중 이 70억의 거주 분포를 가장 잘 나타낸 것은?
A. 유럽 10억, 아시아 40억, 아프리카 10억, 아메리카 10억
B. 유럽 10억, 아시아 30억, 아프리카 20억, 아메리카 10억
C. 유럽 10억, 아시아 30억, 아프리카 10억, 아메리카 20억
9. 오늘날 전 세계 1세 아동 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
A. 20% B. 50% C. 80%
10. 전 세계 30세 남성은 평균 10년간 학교를 다닌다. 같은 나이의 여성은 평균 몇 년 간 학교를 다닐까?
A. 9년 B. 6년 C. 3년
11. 1996년 호랑이, 대왕판다, 검은 코뿔소가 모두 멸종위기종에 등록되었다. 이 셋 중 몇 종이 오늘날 더 위급한 단계의 멸종 위기종이 되었을까?
A. 2종 B. 1종 C. 없다
12. 세계 인구 중 어떤 식으로든 전기를 공급받는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
A. 20% B. 50% C. 80%
13. 세계 기후 전문가들은 앞으로 100년 동안의 평균기온 변화를 어떻게 예상할까?
A. 더 더워질 거라고 예상한다 B. 그대로 일 거라고 예상한다 C. 더 추워질 거라고 예상한다
p. 46
세상은 더 이상 예전처럼 둘로 나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다수가 중간에 속한다. 서양과 그 외,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부자와 빈자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간극을 암시하는 이쪽 또는 저쪽이라는 단순한 분류는 쓰지 않는 게 옳다.
p. 94
고소득이라는 목표는 단지 돈을 더 많이 버는 데 있지 않다. 장수라는 목표는 단지 더 오래 사는 데 있는 게 아니다. 궁극적 목표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자유다. 나로 말하면 서커스를 좋아하고, 손주들과 같이 하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며,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기를 좋아한다. 발전의 궁극적 목표인 문화와 자유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1인당 기타 보유 수는 그러한 측정을 대신할 좋은 지표다. 그리고 반갑게도 그 수치는 높아졌다. 이렇게 희망적인 통계가 많은데, 어떻게 세계가 점점 나빠진다고 말할 수 있는가?
p. 95 기억은 대상을 미화한다.
예나 지금이나 나이 든 사람은 유년 시절을 미화하면서 세상이 예전 같지 않다고 우긴다. 어느 면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그들의 의도와는 다른 쪽에서 그렇다. 세상은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예전은 대부분 좋았던 게 아니라 더 나빴다. 그럼에도 인간은 옛날의 ‘진짜 모습’을 너무나 쉽게 잊는다.
p. 100
나는 아주 진지한 ‘가능성 옹호론자’다. 이는 내가 지어낸 말인데, 이유 없이 희망을 갖거나 이유 없이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사람을 뜻한다. 나는 가능성 옹호론자로서 이 모든 발전을 바라보고, 앞으로도 더 발전하리라는 확신과 바람을 갖고 있다. 낙천주의가 아니라 상황을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며, 세계를 건설적이고 유용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p. 100
나는 가능성 옹호론자로서 이 모든 발전을 바라보고, 앞으로도 더 발전하리라는 확신과 바람을 가지고 있다. 낙천주의가 아니라 상황을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며, 세계를 건설적이고 유용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지닌 사람은 인간의 노력이 이제까지 아무런 결실도 거두지 못했다고 판단한 채 그러한 결실을 증명하는 수치를 믿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을 자주 만나느데, 그들은 인류에 대한 희망을 모두 잃었다고 말한다. 아니면 우리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데도 역효과를 보여주는 극적 수치만 믿는 것 같다.
p. 107
사실충실성은 지금 저 뉴스는 부정적 면을 보도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p. 172
미국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술을 마신 사람 손에 사망할 위험은 테러리스트 손에 사망할 위험보다 거의 50배나 높다.
p. 173
‘공포’와 ‘위험’은 엄연히 다르다. 무서운 것은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정말로 위험한 것에 진자 위험 요소가 있다. 진짜 위험한 것보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에 지나치게 주목하면, 즉 공포에 지나치게 주목하면 우리 힘을 엉뚱한 곳에 써버릴 수 있다.
p. 182
수치 없이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수치만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다.
p. 189
언론 보도가 우리에게 어떤 생각을 하게 하든, 죽음은 다 똑같이 비극적이고 참혹하다. 언론이 우리에게 어떤 생각을 하게 하든, 사람 목숨을 구하는 데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곰보다 가정 폭력에 훨씬 더 신경을 써야 한다.
p. 231
우리는 비교 불가능한 여러 집단을 일반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우리 논리에 숨은 광범위한 일반화를 찾아내려고 또 노력해야 한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언제든지 예전의 단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재평가해 위가 틀렸다는 사실을 기꺼이 시인해야 한다.
p. 254
오늘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는 마초적 가치는 아시아의 가치도, 아프리카의 가치도 아니며 이슬람의 가치도 아니고, 동양의 가치도 아니다. 스웨덴에서 60년 전에나 볼 수 있었던 가부장적 가치이며, 스웨덴에서 그랬듯 사회와 경제가 발전하면서 사라질 가치다. 불변의 가치가 결코 아니다.
p. 267
내가 좋아하는 생각에 허점은 없는지 꾸준히 점검해보라. 내 전문성의 한계를 늘 의식하라.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새로운 정보, 다른 분야의 새로운 정보에 호기심을 가져라. 그리고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 하고만 이야기하거나, 내 생각과 일치하는 사례만 수집하기보다 내게 반박하는 사람이나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와 다른 그들의 생각을 오히려 세상을 이해하는 훌륭한 자원으로 생각하라. 나는 세상을 오해한 적이 많다. 현실에 맞서다 보면 내 실수를 깨닫기도 하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내 실수를 깨달을 때가 많다.-
p. 294~295
비난 본능은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이다. 뭔가 잘못되면 나쁜 사람이 나쁜 의도로 그랬으려니 생각하는 건 무척 자연스러워 보인다.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누군가가 그걸 원해서 그리되었다고 믿고 싶고, 개인에게 그런 힘과 행위능력이 있다고 믿고 싶어 진다. 그러지 않으면 세계는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럽고, 무서울 테니까. 비난 본능은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중요성을 과장한다.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지극히 단순한 해법에 갇히면 좀 더 복잡한 진실을 보려 하지 않고, 우리 힘을 적절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를 정말로 바꾸고 싶다면, 세계를 이해해야지 비난 본능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
p. 294
비난 본능은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이다.
비난 대상에 집착하느라 정말 주목해야 할 곳에 주목하지 못한다. (생략)
또 면상을 갈겨주겠다고 한번 마음먹으면 다른 해명을 찾으려 하지 않는 탓에 배울 것을 배우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재발을 방지하는 능력도 줄어든다.
p. 295
비난 본능은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중요성을 과장한다. 잘못한 한쪽을 찾아내려는 이 본능은 진실을 찾아내는 능력,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이해하려는 능력을 방해한다. 비난 대상에 집착하느라 정말 주목해야 할 곳에 주목하지 못한다. 또 면상을 갈겨주겠다고 한번 마음먹으면 다른 해명을 찾으려 하지 않는 탓에 배울 것을 배우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재발을 방지하는 능력도 줄어든다.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지극히 단순한 해법에 갇히면 좀 더 복잡한 진실을 보려 하지 않고, 우리 힘을 적절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난 본능은 일이 잘 풀릴 때도 발동되어 칭찬 역시 비난만큼이나 쉽게 나온다. 일이 잘 풀릴 때 우리는 아주 쉽게 그 공을 개인이나 단순한 원인으로 돌리는데, 이때도 대개는 문제가 훨씬 복잡하다. 세계를 정말로 바꾸고 싶다면, 세계를 이해해야지 비난 본능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p. 311
사회 발전과 경제 발전이 제자리걸음인 국가는 지도자가 대단히 파괴적이고 무력 충돌이 잦은 몇몇 나라뿐이다. 그 밖의 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아무리 무능해도 사회와 경제가 발전한다. 그렇다면 지도자가 정말 그렇게 중요한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아마도 ‘아니다’ 일 것이다. 사회를 꾸려나가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인 다수의 사람들이다.
p. 314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질병을 제대로 연구하지 않는 현실과 관련해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사장도, 이사도, 주주도 아니다. 그들을 손가락질해봐야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언론이 내게 거짓말을 한다거나, 삐딱한 세계관을 심어준다며 매체를 비난할 생각은 버려라. 전문가가 자기들만의 관심과 해당 분야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맞춘다거나 상황을 악화시킨다며 그들을 비난할 생각도 버려라. 한마디로, 개인이나 집단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해 비난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쁜 사람을 찾아내면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거의 항상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여러 원인이 얽힌 시스템이 문제일 때가 대부분이다. 세계를 정말로 바꾸고 싶다면 누군가의 면상을 갈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p. 344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걱정할 대상을 제대로 알자는 뜻이다. 뉴스를 외면하라거나 행동을 촉구하는 활동가의 말을 무시하라는 뜻도 아니다. 소음을 무시하고 중요한 세계적 위험에 주목하자는 뜻이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냉철함을 잃지 말고,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지지하자는 뜻이다. 다급함 본능과 모든 극적 본능을 억제하라. 세계를 과도하게 극적으로 바라보고 상상 속에서 문제를 만들어 스트레스받기보다 진짜 문제와 해결책에 좀 더 집중하자.
p. 364
내가 속한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무엇인지 묻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라.-
p. 365
누구나 하루아침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큰 변화는 언제나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가능하며, 나는 두 가지 단순한 이유에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정확한 gps가 길 찾기에 더욱 유용하듯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삶을 항해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둘째 이유는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때 마음이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p. 365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기타 자료 :
https://blog.naver.com/goshop/22149361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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